개방형 콘솔·모듈식 암 카트 적용해 접근성 강화, 의료진 교육·훈련 시스템 구축

● The InnerView_ 메드트로닉코리아 이승환·김준호 로봇사업부 부장

▲메드트로닉코리아 이승환·김준호 로봇사업부 부장

외과 수술은 개복에서 복강경으로의 큰 진전을 거쳐 로봇으로 진화하고 있다. 로봇 수술은 비뇨기과·산부인과·일반 외과 등에서 정밀한 최소 침습수술로 환자의 수술 전·후 치료 결과 개선과 함께 합병증을 줄이고 입원 기간을 단축하는 등 의료 시스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수술은 여전히 개복(60%)·복강경(35%)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로봇 수술의 경우 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로봇 수술 비중이 낮은 데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우선 개복이나 복강경으로도 가능한 수술이 많아 아직은 로봇 수술의 시행 건수가 적고 보험 적용도 제한적이어서 환자 접근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수술 로봇의 고비용과 전문 의료진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수술 로봇 시스템은 장비 가격은 물론 운영 및 유지보수와 교육·훈련 등에도 고비용이 들기 때문에 병원이 쉽게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로봇 수술을 하려면 특별한 훈련을 받은 의료진이 필수적이지만 이들 대부분이 상급종합병원에 편중돼 있어 지방이나 작은 병원에서의 로봇 수술은 요원한 일이다. 

개복·복강경 등 외과 수술에 쓰이는 각종 수술 기구·치료재료 등 기술 혁신을 이끌며 최소 침습수술 시대를 연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병원의 공간과 예산에 맞춰 최적화된 수술 로봇 시스템을 구축해 가용성을 극대화하고, 체계적인 의료진 대상의 교육·훈련이 이뤄진다면 로봇 수술의 저변 확대와 이를 통한 환자 접근성 제고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메드트로닉 ‘휴고 로봇 보조 수술 시스템’은 초기 도입 비용을 줄이고 수술 로봇의 가용성 및 인력·공간 등 자원 활용도를 향상해 병원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이는 수술 로봇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인튜이티브서지컬 ‘다빈치’ 외에 새로운 로봇 수술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메드트로닉코리아 로봇사업부를 이끄는 이승환·김준호 부장은 휴고의 개발 및 국내 인허가 과정과 기존 수술 로봇과의 기술적 차이점을 소개하고, 나아가 로봇 수술 저변 확대와 환자 접근성 제고 방안을 설명했다.

메드트로닉코리아 이승환 로봇사업부 마케팅 담당 부장은 “휴고는 2021년 칠레를 시작으로 인도, 일본, 대만, 마카오, 홍콩 등 27개국에 진출해 있다. 2021년 유럽 CE 인증에 이어 한국에서는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입품목 허가를 받았다. 현재 미국 FDA 인증도 진행 중”이라며 “국가별 허가 규정이 달라 진입 허들이 낮은 곳부터 출시가 이뤄졌다. 특히 한국에서의 인허가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허가 임상’ 때문이었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국내에서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약 5개월에 걸쳐 휴고에 대한 허가 임상을 실시했다.

이 부장은 “허가 임상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큰 부담일 수 있지만 본사를 설득해 진행했다”며 “40명 가운데 약 95%의 성공률을 입증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했다”고 부연했다.

휴고는 외과의가 3D 영상 시스템을 보고 원격으로 수술 로봇을 조정해 복강경 내시경 수술을 정교하게 시행하는 기존 로봇 수술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 하지만 설계 및 구조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개방형 수술 콘솔’과 함께 1~4개의 독립적이고 확장 가능한 ‘로봇 팔’(암 카트)이 필요에 따라 여러 사분면에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듈형·휴대용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는 외과 수술팀이 환자의 특성과 수술 유형에 따라 최적화된 로봇 수술을 선택할 수 있는 이동성과 공간성을 제공하고, 병원 입장에서도 수술실 공간과 예산에 맞춰 시스템을 최적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승환 부장은 “휴고는 기존 수술 로봇의 이머시브(immersive) 형태와 달리 개방형 수술 콘솔을 적용해 집도의의 수술 중 상황 인식이 더 용이하고, 수술실 내 외과의와 팀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개방형 수술 콘솔과 연결된 3D HD 패시브 디스플레이를 통해 수술 과정을 실시간 동시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련의들이 수술 기법을 배우는 교육·훈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권총형 컨트롤러로 인체공학적 그립감을 제공하며 6개 관절로 구성된 개별 암 카트는 복강경 수술용 투관침의 유연한 미세 수정·조정과 함께 3D HD 내시경 배치 및 
메드트로닉의 자동 봉합기·전파 절삭기 등 각종 수술 기구를 장착해 정밀하고 다양한 로봇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특히 1~4개까지 모듈식 구성으로 분리 사용함으로써 수술실 간 이동성을 극대화해 병원 수술실의 효율적인 인력·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술실 환경과 예산에 맞춰 개별 구매·업그레이드가 가능해 병원의 수술 로봇 도입·운영 과정에서의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이 부장은 “휴고의 개방형 수술 콘솔과 모듈식 휴대용 암 카트는 병원의 필요와 공간 및 예산에 맞춰 로봇 수술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초기 도입 및 유지보수 비용의 재정적 부담을 낮춰 궁극적으로 국내 로봇 수술의 저변을 넓히고 환자의 선택권 및 접근성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드트로닉은 휴고를 통해 ‘외과 수술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임상 현장에서 로봇 수술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메드트로닉 이노베이션 센터(MIC) 오송 캠퍼스를 통해 실현해 나가고 있다. MIC 오송 캠퍼스는 2013년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최초의 외국인 직접투자로 설립된 국내 첫 의료기기 연구개발 및 의료 술기 교육·훈련 센터로 연평균 약 250건의 교육이 진행되고 연간 3,400명의 보건의료인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휴고와 4개의 수술실을 갖춘 ‘로봇 수술 연구·교육 센터’가 새롭게 들어서며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로봇 수술 교육·훈련 시설을 구축했다.
메드트로닉코리아 김준호 로봇사업부 테크니컬서비스 담당 부장은 “수술 로봇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로서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은 휴고의 ‘개방형 수술 콘솔·모듈식 암 카트’ 등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함께 개복·복강경·로봇 등 외과 수술 전반에 걸쳐 의료진이 필요로 하는 체계적인 교육·훈련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로봇 수술은 환자의 더 나은 치료 결과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오류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집도의를 포함한 수술팀 전체에 대한 교육·훈련이 중요하다”며 “MIC 로봇 수술 연구·교육 센터에서는 집도의·보조의·소독 및 비소독 간호사 등 4명으로 구성된 수술팀에 양일간 휴고를 통한 실습 교육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현재 로봇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 외에도 전임의·전공의·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또한 휴고에 대한 교육·훈련은 물론 병원 및 외과의와의 학술 교류와 임상 연구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승환 부장은 “이미 230명이 넘는 의료진이 MIC에서 휴고를 경험했고 외과의로부터 다양한 임상 연구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며 “MIC를 방문한 많은 외과의가 휴고를 활용한 임상 연구에 기대감이 큰 만큼 파트너십을 강화해 새로운 로봇 술기를 연구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등 활발한 학술 활동을 펼치는 것도 로봇사업부의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준호 부장은 “개복에서 복강경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진 것처럼 향후 로봇 수술이 스탠더드 케어로 자리 잡지 않을까 예상된다. 다만 이런 변화는 더 많은 혁신적인 수술 로봇이 등장해 로봇 수술의 저변이 넓어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드트로닉코리아는 휴고를 통해 국내 병원의 비용 경제적인 수술 로봇 도입·운영 플랫폼을 제공하고 집도의를 비롯한 수술팀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훈련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로봇 수술로 환자 접근성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석 라포르시안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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