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제품 지정제도·ODA 사업 연계한 글로벌 진출 전략 모색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혁신산업위원회(위원장 류정원)는 지난 29일 협회 대교육장에서 ‘혁신산업 최신 공공조달 트렌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의료기기 기업들의 공공조달제도 이해를 높이고, 혁신제품 지정제도를 활용한 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회원사 관계자 및 전문가 약 30여 명이 참석했다.
류정원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공공조달과 ODA 분야의 시장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의료기기 분야는 기술 경쟁력과 비용 효율성을 강점으로, 이제는 내수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조달 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세미나가 산업계가 공공조달을 통해 혁신의 기회를 찾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한국조달연구원 혁신제품지원센터 강현식 부장은 ‘혁신조달제도의 이해와 활용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 부장은 “공공조달시장은 연간 약 200조원 규모로, 국가 예산의 약 30%가 조달을 통해 집행된다”며 “특히 혁신제품 지정제도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공공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제품의 유형과 지정 절차, 시범구매사업 및 단가계약 추진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혁신제품을 구매한 기관은 구매로 인한 손실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책임을 면제받는 ‘구매 면책 제도’가 함께 운영된다”며 “이는 공공기관이 새로운 기술 제품을 안심하고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조달 리스크가 낮아져 영업활동에도 실질적 혜택이 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강연에서는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RIGHT Foundation) 이훈상 전략기획이사가 ‘국제보건분야 공공조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는 “라이트재단은 감염병을 중심으로 백신·치료제·진단기술·디지털 헬스 분야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며, 국제기구 및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R&D 성과가 실제 현장에 적용되고 글로벌 공공조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국제조달시장 진입의 출발점은 WHO PQ(사전적격성평가) 등 국제 인증 확보”라며 “현지 보건환경에 맞춘 기술 단순화와 가격 경쟁력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이 단독으로는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PATH, DNDi 등 국제 제품개발 파트너십(PDP)이나 Global Fund, UNITAID 등 국제 공공조달 기구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션에서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최재욱 교수는 ‘혁신의료기기의 해외 공공조달 사업 참여 전략’을 발표했다. 최 교수는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은 국제 공공조달시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이자 국제 및 특정 국가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상 ODA는 종합병원 건립과 보건 인프라 구축 중심으로 대형 장비나 기술이전 수요가 많고, 무상 ODA는 KOICA 등 프로젝트형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에도 진입 기회가 열려 있다”며, “한국 정부의 WHO·Gavi·Global Fund 등 다자기여 확대에 따라 국제조달시장과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기회도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혁신제품 지정제도와 글로벌 조달시장의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협회는 “혁신산업위원회가 앞으로도 산업계의 공공조달 진입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실질적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