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Health Policy Insight
[Health Policy Insight 509호]
메드트로닉코리아 부사장
미국 보건성(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HHS)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향후 4년간 모든 미국인에게 웨어러블 기기(wearables)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환자가 생성한 데이터(patient-generated data)와 모니터링은 개인이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고, 질병을 조기에 예방 또는 치료하며, 값비싼 의료 중재(intervention)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인 1/3명은 이미 건강과 웰빙을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이런 비전을 완전히 실현할 수는 없다. 헬스케어 분야 안팎의 과거 경험을 통해 잠재적 이점을 극대화하려면 기술 발전이 단편적인 솔루션(즉, 구체적이고 좁은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을 넘어 시스템 차원의 변화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00여년 전 전기가 동력원으로 등장했다고 해서 산업 제조에 즉각적인 혁명을 가져오지는 않았다. 초기 기업들은 증기기관을 전기 모터로 대체했지만, 전기가 시스템 차원의 업무흐름 재구성(workflow reconfiguration)과 결합될 때까지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이런 재구성에는 공장 레이아웃(layout) 변경부터 대규모 인프라 투자까지 모든 것이 포함됐다.
마찬가지로, 헬스케어에서도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에 대한 초기 열정은 수십년간 진료에서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부분적으로 기존 업무흐름 및 프로세스에 디지털화를 적용하는 데 따른 어려움과 지연 때문이었다. 디지털 플랫폼이 근본적인 케어 제공방식을 변화시키면서 기대했던 이점은 이제야 비로소 실현되기 시작했다. 보완적인 시스템 재설계 없이는 단편적 솔루션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통찰은 웨어러블 기기 도입을 장려할 뿐만 아니라 기기 사용 관련 시스템을 개혁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시스템 개혁
어떤 시스템이 개혁의 대상이 되는가? 하나는 현재 지불보상 시스템(payment system)이다. 다른 헬스케어 서비스와 달리 웨어러블 기기는 공식적인 급여 범주(benefit category)와 체계적인 접근성을 보장하는 규칙이 부족하다. 부분적으로는 그 영향에 대한 근거가 아직 다양하고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기기 관련 보험급여 정책은 기기가 주로 의료용인지, 내구성 의료장비(durable medical equipment, DME)로 분류되는지, 또는 원격 모니터링과 같은 청구 가능한 서비스를 지원하는지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다. 케어 제공시스템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력 또한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의사와 진료소는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훈련된 직원과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 부족하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생성된 데이터, 특히 걸음 수나 수면과 같은 웰니스 지표(wellness metrics)의 임상적 유용성은 불분명하고 근거 기반 케어 또는 지침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이유와 관계없이,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의사들의 환자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사용 및 사용 의향은 낮았으며, 특히 전자 진료(e-consults), 원격의료(telemedicine)와 같은 다른 디지털 플랫폼 및 방식 사용보다 현저히 낮았다.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모든 캠페인에는 지불보상 시스템(payment systems)과 임상 케어 제공(clinical care delivery)을 모두 다루는 계획이 포함돼야 한다.
한 가지 해결책은 미국 보험청 혁신센터(Center for Medicare and Medicaid Innovation, CMMI)에서 구현된 것과 같은 새로운 지불보상 모델에서 의료기기 도입 및 원격 모니터링을 우선시하고, 모델 참여자가 이런 기술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불보상을 따로 정하거나(earmarking payments) 자금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접근방식은 몇 가지 이유로 매력적이다. 첫째,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는 목적이 더 나은 결과를 촉진하는 것이다. 모델 시험(model tests)은 보험급여를 의미 있는 프로세스 및 결과 측정과 연계하는 방법을 제공하므로 환자 건강데이터를 생성하는 기기에 매우 적합하다. 둘째, 가치기반 모델(value-based models)은 참여하는 의사와 진료소가 관련 케어 관리 및 조정 인프라에 투자하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이를 위한 재정적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책임 케어 조직(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은 특정 웨어러블 기기 및 원격 모니터링을 포함하는 기술투자를 장려하는 선투자(advanced investment) 또는 기타 지불보상 방식을 포함할 수 있다.
새로운 지불보상 모델에 웨어러블 기기를 통합하는 방법
이런 맥락에서, 웨어러블 기기와 환자 생성 건강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면제 권한(waiver authority)을 활용하는 새로운 모델이 있다. 접근방식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 현재 대부분의 웨어러블 기기는 기존 메디케어 범주에 따라 보험급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향후 모델은 기존 시판승인 및 임상 검증을 받았거나 향후 보험급여로의 잠재적 경로가 있는 기기(예를 들어, 내구성 의료장비 또는 근거창출을 통한 보험급여(coverage with evidence development, CED)를 통한 보험급여)에 초점을 맞춘 잠정적인 ‘웨어러블 급여(wearable benefit)“를 시험할 수 있다. 또 다른 대안은 시범사업 기기 목록(pilot device list)을 작성하고 의약품 처방집(drug formulary)과 유사한 단계별 보험급여 메커니즘(tiered coverage mechanism)을 디지털 또는 의료기기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둘째, 새로운 지불보상 모델은 웨어러블 기기 사용을 더 광범위한 인센티브 및 중재에 통합할 수 있다. 예방 및 만성질환 관리의 상당 부분이 행동과 관련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웨어러블 기기 사용과 후속 행동변화를 보상하는 환자 참여 인센티브를 시험할 수 있다. 이 인센티브는 반드시 금전적인 것일 필요는 없다. 넛지(nudge)와 같은 전략은 개인의 행동 변화에 대한 비금전적 동기부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적 접근방식을 확장해 메디케어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Medicare Diabetes Prevention Program)과 같은 노력의 경험을 활용하고 생활습관 중재(lifestyle intervention)를 보험급여 혜택으로 우선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중재에는 구체적으로 구조화된 데이터 수집 및 기술 활용이 포함될 수 있다.
물론 이런 해결책 중 어떤 것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원격 모니터링 사용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도입장벽을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급여범주나 처방집 기반 구조를 구축하려면 상당하고 잠재적으로 까다로운 법 개정이 필요하다. 환자가 생성한 건강 데이터는 일부 집단(예를 들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환자)이 다른 집단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유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은 제한적인 웨어러블 기기 도입을 어떻게 목표로 삼을지 평가해야 한다. 더 나아가, 대규모 근거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데이터 및 평가 인프라가 필요하다. 정책 입안자들은 또한 중요한 법적 이슈(예를 들어, 의사가 요구하는 데이터 검토의 시기 및 범위에 대한 기대치)와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이슈(예를 들어, 누가 이러한 데이터를 소유하는지에 대한 질문)를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어러블 기기는 미래에 대한 강력한 비전의 한 측면을 반영한다: 환자와 의사가 건강데이터를 활용하여 질병에 단순히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완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정책 입안자들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더 광범위한 이슈, 즉 새로운 디지털기술의 보장성 및 보험급여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를 시사한다. 이런 분야에서의 조치는 웨어러블과 원격 모니터링의 성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처방 디지털 치료기기(prescription digital therapeutics, DTx)와 의료기기로서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시스템 재설계를 통해 기술은 목적을 추구하는 기기가 아닌, 환자 니즈를 충족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새로운 지불보상 모델에 웨어러블을 통합하는 것은 유망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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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 미국 보건성은 향후 4년간 모든 미국인에게 웨어러블 기기(wearables)를 보급하고자 하는데, 환자가 생성한 데이터와 모니터링을 통해 개인이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고, 질병을 조기에 예방 또는 치료하며, 값비싼 의료 중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함 ·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서 지불보상 시스템과 임상 케어 제공 모두 다뤄야 함 |
* 본 컬럼은 의료기기를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의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및 연구보고서 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의료기기 관련 보건의료정책 마련에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주 발표됨
출처 : To Promote Health Through Wearables, Embed Them In New Payment Models
Liao JM. Health Affairs Forefront. August 28, 2025. 10.1377/forefront.20250822.998001
https://www.healthaffairs.org/content/forefront/promote-health-through-wearables-embed-them-new-payment-mod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