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의료기기개발 위해 탄력적 규제체계 확립과 산업 육성이 중요

● 제17회 의료기기의 날을 기념하며

▲&nbsp;이 광 욱<br>오송첨단의료제품진흥재단<br>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장
▲ 이 광 욱
오송첨단의료제품진흥재단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장

현대의 발전된 의학 수준은 의료기기의 발전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이 2005년 국내 처음으로 들여온 로봇수술, 도입 초만 해도 효용성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3만례의 수술 건수를 달성했고,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 SP 로봇수술 에피센터 등으로 지정돼 많은 해외 의사들이 술기를 배우려고 한국을 방문하는 등 이제는 그 효과와 수월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고령화 및 건강수명 연장의 추세로 의료기기산업이 세계 미래 유망산 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관리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 수요와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로 의료기기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정보통신기술 등이 융합된 의료기기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의료기기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혁신과 더불어 규모 및 범위가 동시에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기시장, 규모ㆍ범위 확대 전망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규모는 약 4,27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0년부터 기록된 의료기기 시장 규모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연평균 4.5%의 성장률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의료기기산업은 무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미래신성장동력 중의 하나이다. 더불어 임상의학과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지속적인 융합을 통해 국가적으로 발전해야 할 핵심 산업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의 의료기기산업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양상인데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의료기기 분야 최대 시장인 미국의 경우 헬스케어 관련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의료기기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국가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글로벌 시장에서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며 발맞춰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 역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의료기기산업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약 5조 8,000억원이던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2년 11조 8,782억원으로 성장하며 2021년 대비 30.0% 증가를 기록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지난 10년간 159%의 초고속 성장을 이룩해 낸 것이다. 이때 의료기기 수출과 수입의 증가량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입의 경우 2016년 연평균 성장률이 9.4%인 것과 비교해 수출이 연평균 26.7%씩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발전을 거듭하며 단순히 시장 규모의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면에서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 어느 때보다 의료기기산업 분야가 중요해지며 혁신의 모멘텀이 도래한 것이다.

정부의 의료기기산업 육성계획
혁신적인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탄력적 규제 체계 확립과 산업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도 지난 10여 년간 의료기기산업의 육성을 위해 다방면의 정책 지원을 추진 중이다. 2018년 의료기기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2019년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 2020년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및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시행 등을 통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환경이 점차 조성되고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은 의료기기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원동력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환자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의료기기들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추세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의료로봇, ICT 등이 연계된 발전은 의료 부문에 있어 AI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원격진료, 수술로봇, AI진료 등 새로운 미래 의료 문화를 창출하는 모습이다. 최근 의료기기산업은 전통적인 하드웨어 및 첨단기술 기반의 융복합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의료용 소프트웨어, 의료 빅데이터 공통 데이터 모델, 디지털 치료, 유전자 분석,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신개념 의료기기 및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환자 개개인의 유전체 분석, 임상데이터 활용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개인별 맞춤의료를 제공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특징적이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의료기기산업 분야도 그 영역을 확장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은 자명하다.

기존 의료서비스 제공 방향이 의사 등 사용자 중심에서 AI, 영상진단, 로봇수술, 재생의료, 세포 유전자 등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모든 지식과 디지털 자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차세대 정밀의료는 미래의료의 시작이라 말할 수 있다. 미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유전정보와 임상정보,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환자 개인에 맞는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는 현재의 정밀의학보다 한 차원 높은 디지털 혁신 플랫폼 구축을 필요로 한다. 현재 의료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정밀의료는 이미 암이나 유전성 희귀, 난치 질환 등의 진단과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있고 그 효과 또한 입증되고 있다. 이런 정밀의료는 미래에는 희귀 난치성 질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질환 진료에 있어서 핵심적인 개념이나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미래의학 선도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의학을 선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더 새로운 차세대 정밀의료의 구현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유전체 정보뿐 아니라 각종 생체정보, 임상정보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기술과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기술의 발전이 시급한데, 그 초석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연구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그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도 짧고, 형태도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의료와 관련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산업이 질병이 발생 한 후에 치료를 받는 치료·병원 중심에서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예방·소 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헬스케어 산업 내 빅데이터 분석 또한 중요해지는 추세다. 의료기기산업의 발전은 차세대 정밀의료 실현을 기반으로 한 미래 의학의 발전과도 맞닿아 있다.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의료 제공이 아닌 의료 소비자가 중심이 된 의료 전달이 가능하도록 의료기기산업 분야 역시 발전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제17회 의료기기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의료기기산업의 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계기의 시간이 되기 바란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앞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혁신적 발전을 이뤄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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