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공통의 이머징 이슈 발굴 및 합의 위한 맞춤형 소통 추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정형재활기기과장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최근 대단한 응답으로 관심을 모은 1994와 1997년의 복고바람 못지않게 90년대 초를 풍미하던 '타타타'란 노래의 한 부분이다. 당시 TV드라마에 삽입곡으로 나오면서 선풍적인 세간의 화제를 일으켰던 곡인데, 가사가 철학적이고 의미가 좋아서 기억에 남았던 노래이다. 그 당시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댓귀(對句)를 생각하며 고민했던 기억이 아련하다.

'…‥네가 나를 알았다면 나도 너를 알았을까…‥'

네가 나를 알았다면, 알려고 노력했다면 나도 너를 알고 이해했었을 걸 하는 생각을 가지고서. ' 있는 그대로의 본래 모습'을 의미한다는 타타타(tathata)에 대한 조그만 단상에서 최근 사회적인 현상이 되고 있는 소통을 떠올리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만들어지지 않은 노래의 댓귀처럼 역지사지를 통한 이전전심의 마음에 소통의 본질을 대입할 수 있는 건 서로 通(통)하지 못하면 너무도 痛(통)한다는 것을 모두가 실감하고 있기 때문일 게다. 그러한 실감을 반영이라도 하듯 요즈음 우리 사회의 키워드가 온통 '소통'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다양한 소통방법을 비롯해 소통원칙과 소통강박 등 소통과 연결된 다양한 컨텐츠들이 모든 분야 여기저기에서 다가오고 있어 사회전반에서 요구되는 큰 변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소통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런 변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3.0'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소통의 문제를 정책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정부3.0은 개방·공유·소통·협력의 가치를 국정운영 전반에 확산하고자 하는 정부혁신 추진체계를 말하는데,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공유하고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협력함으로써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새로운 정부운영의 패러다임이 바로 정부3.0에 해당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6월19일 '정부3.0 비전선포식'을 발표하고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제공과 일자리 신성장동력 창출을 주요 목표로 다양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정책 전 과정에 국민참여 확대와 참여소통 채널다양화 및 온라인 민-관 협업공간 구축 등을 통한 민·관 협치 강화를 주요 추진과제로 시행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주요시책에 발맞추어 그동안 우리 식약처에서도 소통활성화를 통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특히 민·관 협치 강화를 통한 소통 활성화를 위해 '국민소통 활성화로 식의약 정책 신뢰성 확보' 및 '의료기기 안전기준 설정에 민간참여 확대' 등의 과제를 추진하여 소기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

협회 법규위원회와 심사부의 공동 노력
이런 맥락에서 의료기기심사부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를 통한 산업계와의 공동 노력을 통해 심사과정과 관련한 전 과정에 대해 소통 및 참여의 확대를 위해 지난 해에도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즉, 협회의 법규위원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첨단분과, 심혈관분과, 정활재활분과, 구강분과 등 분과별 위원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했으며, 또한 국제표준화기술문서 제도시행에 대비해 작년 7월부터 연구모임을 통한 작성해설서를 공동으로 마련해 제도의 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했다.

그와 같은 작년의 활동결과를 아래의 표와 같이 요약할 수 있는데, 개최횟수 만을 살펴보더라도 총21회에 걸쳐 누적 참여인원이 350여명에 이르러 월평균 2회 개최 30여명 참여라는 매우 활발한 활동을 기록했다. 아울러 분과회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협회 관계자분들께 이 지면을 통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와 같은 외형적인 결과 뿐 만아니라 기술문서의 보완율 감소를 위한 현장의 목소리 반영과 티타늄 아노다이징의 제출자료 간소화방안 시행, 그리고 치과용임플란트에 대한 생물학적 안전성 자료제출 개선방안 논의 등 과학적인 평가방법과 절차 등에 관한 심도있는 논의와 공유를 통해 심사제도 전반에 관한 효율성을 증진하고 상호 신뢰기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집단지성의 구현 공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통합된 민·관 협치 공간으로서의 의료기기소통포럼
이와 같이 지난 해 분과위원회의 활동을 통한 협회와의 공동의 노력을 바탕으로 올해에도 의료기기심사부에서는 '의료기기 소통포럼(MDCF, Medical Device Communication Forum)'을 운영하고자 한다. 이는 개별 단위체인 각 분과위원회를 포럼형태로 통합·확대해 산업계와의 소통창구를 체계적으로 지속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이런 소통포럼을 통해 각 분과위원회의 독립적인 개별 운영에 따른 한계점을 개선하고 소통 채널의 다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포럼형태의 시스템 운영을 통해 분과별 위원회의 개별과제를 뛰어넘어 의료기기 공통 분야에 대한 이머징 이슈(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현재' 이슈 및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미래에 예측되는' 이슈)를 발굴하고, 또한 기존의 양방향 소통 창구의 통합 운영을 통하여 새로운 합의도출을 위한 집단지성의 실현도 가능할 것이다.

더욱이 산업계 전문가 중심의 운영에서 수요자 위주의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소통 채널 다각화 차원에서도 의료기기 소통 포럼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의료기기 소통포럼'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합된 민·관 협치 플랫폼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소통포럼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각 전문 분과위원회 대표위원 및 협의체, 연구모임 등의 대표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실제적인 협치 플랫폼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협회의 의료기기협회보 등을 활용한 성과물 제공을 위해 'ISSUE LETTER'의 발간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전후반기에 각각 소통포럼를 개최해 산업체를 중심으로 한 이해관계자들의 정보공유 및 토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아무쪼록 소통과 협력을 위한 이 포럼이 협회를 중심으로 한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심사부의 공동노력으로 민관의 집단지성을 구현할 수 있는 협치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소통이란 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상호작용
이 글의 서두에서 언급한 90년대에는 '날아라 슈퍼보드'와 함께 귀가 덮여 있는 모습의 사오정에 관한 개그도 크게 유행했다. 귀가 덮여있어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오정을 통해 소통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던 우화들이다.

그런 개그가 말하듯 소통이란 단순한 의사전달(dommunication skill)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오히려 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상호작용(mutual understanding)의 관점에서 바라보아 서로 뜻이 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심전심 以心傳心)이 소통의 본질임을 사오정의 모습 속에서 반추할 수 있다.

소통이 회자되는 이 시대에 우리 모두는 다시금 그 사오정처럼 귀가 덮여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얘기가 듣기 싫어 아예 귀를 막아버리는 못된 사오정은 절대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귀를 막아버리는 못된 사오정은 마실 수 없는 와인의 향내를 떠올리며 매조지를 하고자 한다. 지금 우리 모두가 들고 있는 레드와인이 가득 든 잔을 떠올려보자. 이 잔에 화이트와인을 채우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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