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tech를 보는 율촌의 눈 ③

ESG Compliance 도입, '기업가치 증대'·'Compliance 강화' 일석이조 효과

ESG에 대해서 들어보지 않은 Medtech 기업 임직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들 ESG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투어 ESG를 경영에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유명한 MSCI가 무엇인지, ESG 평가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ESG 평가 등급이 높으면 회사에 무슨 득이 있는지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nbsp;채 주 엽<br>법무법인 율촌 Medtech &amp; Bio팀 팀장<br>변호사 KMDIA 윤리위원회 부위원장
▲ 채 주 엽
법무법인 율촌 Medtech & Bio팀 팀장
변호사 KMDIA 윤리위원회 부위원장

필자는 최근 KRPIA(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서 주최한 2023 KRPIA EBP(Ethical Business Practice) Workshop에서 ESG Compliance in Pharmaceutical Industry 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바 있다. 강연 후 소감 중에서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법무나 컴플라이언스 임원 중에서도 해외 본사와 회의를 할 때 ESG에 대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설명을 들으면서도 정작 본사가 왜 그렇게 ESG에 목을 메는지는 몰랐는데 강연 후 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들이 있었다.

이에 필자는 이번 지면을 통해서 Medtech 회사를 운영하시는 CEO들이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 애쓰시는 관리자들께 왜 ESG 도입이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투자 유치 및 해외 유수 업체들과의 협력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Compliance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지 말씀드리고자 한다. 

ESG 개념의 태동 및 변천 

ESG라는 용어가 처음 쓰인 것은 2004년 UN Global Compact가 20여개의 투자회사 및 금융기관들과 함께 작성한 「Who Cares Wins?」 라는 보고서에서였다. 환경과 사회와 건전한 지배구조에 대해서 투자하는 기업이 지속가능하고 그러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할 것이라는 취지의 보고서이다.

ESG는 투자원칙에서 출발한 것이다. 비록 ESG라는 용어는 2004년 등장했지만 지속가능한 기업에 대한 투자 원칙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금융기관과 투자회사들이 지켜왔던 것이다. 이후 UN에서 “Principles of Responsible Investment”를 발표하고 2015년 그 유명한 “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가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도 그 중심에는 ESG가 있었다.

10조 달러 이상의 투자 자산을 운용하는 Blackrock이나 그 뒤를 이은 Blackstone, Vanguard 같은 세계 최고의 투자 회사들이 일제히 ESG fund 출시에 뛰어 들고, 2018년 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회장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ESG를 언급하면서 전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일제히 ESG 경영 도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ESG는 이와 같이 투자 원칙으로 출발한 개념인데, 2020년대 이후 EU Taxonomy(지속가능 경제활동 분류 체계), IFRS(국제회계기준)에서의 공시 기준 마련 등으로 점점 Compliance 영역과 근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ESG와 Compliance의 접근

Compliance는 각종 법령이나 규제, 회사 내부 정책 등 준수를 그 근간으로 한다. 투자 원칙으로 출발한 ESG가 각종 법령이나 규제에 도입되면 ESG는 필연적으로 Compliance 영역에 근접하게 된다. 앞서 말한 해외에서의 동향 외에도 국내에서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서 환경정보 공개제도가 일정 규모 이상의 주권 상장법인에 대하여 도입되고, 유가증권 시장 공시 규정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법인에 대하여 지배구조보고서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 의무가 단계적으로 도입되면서 국내에서도 ESG는 점차 Compliance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물론, 위와 같은 공시 규정의 적용 대상은 대규모 회사라 국내 대부분의 Medtech 기업들은 아직 이러한 규정의 적용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공시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더라도 ESG 도입으로 인한 이득이 있고, 그 이득이 도입으로 인한 비용이나 부담을 능가한다면 Medtech 회사들 입장에서는 이를 도입할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ESG는 MSCI, 한국ESG기준원 등에서 평가를 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평가하는지부터 살펴 보고, Medtech 회사들이 이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지, 그로 인한 이득 은 무엇인지 살펴 보기로 하겠다.

Medtech 분야에서의 ESG 평가

ESG를 평가하는 기관은 여럿이 있지만 여기서는 가장 저명하고 권위를 인정받는 MSCI의 ESG 평가, 그 중에서도 Medtech 내지 Healthcare 분야에 대한 평가는 무엇을 대상으로 하는지 살펴보겠다.

우선 MSCI가 무엇인지부터 보자. MSCI는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의 약자로 투자에 관한 리서치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 명칭이다. Morgan Stanley라는 금융 회사는 모두가 아는 회사인데, 이 회사가 소유한 리서치 회사이고, 그 유명한 MSCI 지수를 관리하는 회사가 MSCI이다.

MSCI에서는 주요 회사들의 ESG 등급을 평가하는데, ESG에 관련된 37개의 핵심지표를 평가하여 회사별 등급을 산정한다. AAA, AA는 Leader 등급, A, BBB, BB는 Laggard 등급, B, CCC는 Laggard(느림보) 등급으로 분류한다. 37개의 핵심지표는 전 산업에 공통된 것이나 각 산업별로 E, S, G에 대한 가중치를 달리 한다. Medtech가 포함된 Healthcare Industry에 대한 가중치와 37개 핵심지표 중 중요 평가 요소는 아래 표와 같다.

Healthcare Industry의 경우 타 산업과 달리 E(환경)에 대한 가중치가 한자릿수에 불과하다. 에너지 산업의 43%나, 소재산업의 40%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것은 물론 금융산업의 10.5%보다도 더 낮은 수치이다. 이는 Medtech 산업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미하므로 ESG에 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 준다.

ESG 등급이 좋을 경우 Medtech 회사들이 얻을 수 있는 것

ESG는 기본적으로 투자 원칙이다. 따라서, ESG 등급이 높을 경우 가장 직접적인 이득은 각종 사모펀드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유치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Passive 펀드나 ESG 관련 펀드들의 경우 ESG 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에 달하는 회사들만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킨다. 결국 ESG 등급을 잘 받을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좋은 평가를 받아 주가 상승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득은 해외 회사나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합작 계약, 라이선스 계약 등을 체결할 때 ESG 등급은 해당 회사의 신인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외국계 회사들의 경우 국내 Medtech 회사들의 제품 안전이나 품질 관리, 인적 지속 가능성, Compliance 등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Healthcare 분야의 ESG 평가 주요 항목에는 제품 안전 및 품질, 인적자원개발, 기업문화가 포함되어 있어서 협상 과정에서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ESG는 점점 Compliance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는데, Medtech 분야의 경우 ESG 평가 주요 요소가 S와 G에 집중되고 있어서 ESG 등급을 좋게 받는 것은 제품 안전과 품질 관리,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건전한 조직문화 형성, Compliance 준수를 통한 윤리적 기업문화 형성과 직결되므로, Medtech 회사 입장에서는 ESG 도입으로 Compliance 향상이라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특히, 환경에 관련된 막대한 투자 없이도 ESG 등급을 좋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은 Medtech 기업들이 다른 산업에 비하여 ESG 경영 도입으로 인한 투자 대비 효용성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가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 아무쪼록 많은 국내 Medtech 기업들이 ESG 경영을 도입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와 Compliance 강화를 통한 건전한 기업문화 창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기회를 가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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