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결절 특이도 100% 확인… 폐암 선별검사용으로 사용 가능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대표 박희경)와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가 공동 개발 중인 '후성학적 바이오마커 이용 폐암 조기 진단 및 선별 검사(Epi-TOP LUNG assay)'의 1차 임상시험 분석 결과 높은 검사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를 공동 진행 중인 이계영 건국대학교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호흡기내과 교수)는지난 3월 17일에 열린 'KUMC Cancer Liquid biopsy Conference'에서 Epi-TOP LUNG assay의 임상적 민감도 및 특이도가 각각 82%, 9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폐암 조기진단 및 선별검사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Low-dose computed tomography, 저선량 CT)으로는 폐암과 구분이 어려운 폐결절(nodule) 환자에 대한 특이도가 100%로 확인됐다. 또 폐암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은 간유리음영폐결절 (Ground glass nodule) 환자에 대한 민감도도 100%로 확인됐다.

이는 폐암의 확진 수단인 폐조직 생검을 하지 않아도 약 87% 이상의 환자에서 폐암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폐조직 생검과 비교해 폐암이 아닌 폐결절을 가려내는 능력이 100%, 폐암이 될 확률이 높은 간유리음영폐결절을 짚어내는 능력이 100%에 달한다는 개념이다.

이계영 교수는 "1차 임상시험 결과만으로 볼 때 Epi-TOP LUNG assay가 폐암 조기진단 및 선별검사 용도로 매우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이 검사는 폐조직이 아닌 폐암 환자의 기관지폐포세척액(Bronchoalveolar lavage fluid, BALF)을 검체로 삼기 때문에 비침습적인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에서 수집한 700명 이상의 정상 및 폐암 환자의 기관지세척액(BALF)에서 추출한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흔히 엑소좀) 검체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17일 컨퍼런스에서는 진단 검사를 마친 144명에 대한 1차 분석 결과가 소개됐다.

Epi-TOP LUNG assay는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의 후성학적 검사 원천 기술인 Epi-TOP methylation detection method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 검사는 기존 후성학적 유전검사에 사용되는 바이설파이트(Bisulfite) 대신 시선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Epi-sPNA'를 활용해 판정의 재현성과 신속성을 향상시켰다. Epi-sPNA는 메틸화된 DNA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기능성 PNA(인조 합성한 DNA) 올리고머로 기존 방법에 비해 특이도 및 민감도를 월등하게 개선했다.

Epi-TOP LUNG assay는 종양 억제 등과 관련된 7가지 유전자(특허 사항)의 DNA 메틸화 여부를 판정한다. 후생학적 유전은 DNA의 염기서열은 변하지 않았지만 생활습관 변화나 환경오염 등에 의해 특정 DNA에 화학적 변화가 가해질 경우 고유의 유전자 기능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그중 특정 DNA의 메틸화가 암을 유발하는 현상이 후생학적 유전 연구의 중심이 되고 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폐암뿐만 아니라 췌장암 등 조기진단이 어렵고 사망률이 높은 암종을 액체생검(주로 혈액 검체 사용)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 중이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충북대병원에서 췌장암 조기진단용 후성유전 진단 제품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박희경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대표는 "2024년에 국내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출시 후 2년 내에 독보적인 폐암 조기 선별용 검사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의료기기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