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업계, 도미니카 공화국·유럽시장 진입 지원

의료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규모가 크고, 성장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제약산업의 경우 생명을 구하는데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입증되면 무한한 세계시장이 펼쳐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효과있는 제품을 개발할 확률이 1%밖에 안된다는 단점이 있다.

▲ 양 진 영<br>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nbsp;<br>이사장<br>
▲ 양 진 영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이런 1%의 낮은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곳이 케이메디허브이다. 의료산업의 경우, 이렇게 어렵게 좋은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시장 진입 단계에서 또다시 험난한 문을 넘어야 한다. 특히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내수시장만 들여다보기보다, 세계로 눈을 돌리는 편이 효과적이다. 세계시장을 왜 주목해야 할까. 대한민국 의료시장은 세계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나 작기 때문이다.

세계 제약시장 1%, 대한민국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1.3조 달러 규모(약 1,870조원)이다. 이 거대한 시장의 41%는 미국이 점유하고 있다.

세계 제약사 순위를 매기면 상위 50개 주요 제약사도 대부분 미국(15개사), 일본(10개사), 독일(4개사) 등 일부국가에 집중돼 있다. 매출 순위 탑과 2위를 달리는 '로슈'와 '노바티스'는 스위스 기업이다. 반면 대한민국의 제약시장 규모는 19년도 24조원 수준(160억 달러)이다. 계산해보면 국내 제약시장은 세계시장의 1.3% 정도밖에 안되는 셈이다.

의료기기 시장, 세계 1.5% 수준

의료기기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4,094억 달러 규모였다. 한국 단위로 바꾸면 약 585조원 정도가 된다. 이 시장도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순으로 차지하고 있다.역시 미국이 전체 시장의 43%를 장악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한민국 의료기기 시장이 10위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의료기기 산업에서 국가의 미래를 찾는 이유기도 하다. 19년 대한민국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65억 달러(약 9조원) 정도다. 이전 대비 많이 성장했지만 여전히 세계시장의 1.5% 남짓이다.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조사단체에 따라 금액 차이가 꽤 나지만, 어떤 조사를 활용하든 국내시장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 정도이다.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

여기에 해외로 눈을 떠야 하는 이유가 있다. 기업으로서는 1%짜리 시장에서 3등을 하는 것보다 5% 시장에서 10등을 차지하는 것이 남는 게 더 많기 때문이다. 제일 가고 싶은 꿈의 시장은 물론 미국이다. 독보적인 시장규모를 보유하고 있어 판매될 경우 금액 단위가 달라진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 이후 다른 나라의 수출 문턱을 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세계 최강의 까다로운 미국 인허가 장벽을 뚫은 제품 아닌가. 그 타이틀 하나로도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모든 시장이 의심을 눈초리를 거둬준다. 하지만 미국 시장으로 바로 진입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도미니카 공화국을 주목하는 이유

도미니카 공화국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카리브해 섬에 위치한 도미니카 공화국은 그만큼 우리에게 낯설다. 남미라고 해봤자 보통 멕시코나 콜롬비아, 쿠바 정도가 익숙할 것이다.

우리에겐 캐러비안 바다로 유명한 도미니카 공화국의 2018년 의료기기 수출금액은 15억 달러(약 1.6조원) 규모이다. 크기로 보면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기 시장의 1/4 정도이다. 하지만 도니미카 공화국은 미국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거리상으로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많은 미국 의료기업들이 인건비가 좋은 도미니카 공화국에 진출해있다는 점에서 케이메디허브는 주목하고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최대 수출국과 수입국은 미국이다. 메드트로닉, 존슨앤존슨, 프레제니우스 카비, 비브라운, 박스터 등 유명한 다국적 기업이 들어가 있다. 또한 총액으로 보면 의료기기 시장규모가 작지만 도미니카 공화국 산업 전체에서 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국가 차원에서 의료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보건부 차관 빌라누에바는 지난 6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케이메디허브를 방문하고 직접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저가 위주의 자국 의료기기 산업을 업그레이드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싶어하고, 관련해서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우리 기관에서는 입주기업 몇 곳을 소개해주었고, 보건부에서 특정 제품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세르비아, 바이오 집중육성 계획

케이메디허브가 새롭게 주목하는 국가는 세르비아이다. 세르비아는 남동유럽에 위치한 인구 8백만, GDP 69조원 규모 국가다. 이곳에서 '바이오포 캠퍼스'라는 대규모 의료 클러스터 조성을 준비 중이다. 세르비아는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과 계약을 맺고, 항체치료제에 대한 유통을 허가한 바 있어 이미 우리나라와 인연이 있다.

세르비아 총리는 디지털제품과 바이오산업을 주요 국가 의제로 정하고, 바이오포 캠퍼스를 유럽의 바이오경제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캠퍼스에는 대학, 제약기업 R&D센터, 정부기관을 유치해 한곳에 의료산업을 집적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정부가 조성한 의료클러스터에 관심이 있어 지난 9월 우리 기관은 세르비아 측 요청에 의해 의료클러스터 조성계획을 자문하기도 했다.

또한 세르비아에서는 총리실 산하 자문위원과 분자유전학연구소 소장 등 5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우리 기관 역시 세르비아 총리실에서 먼저 재단에 관심을 보인 사실에 기뻐하며 의료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외에도 영국 혁신 리서치 센터도 10월말 케이메디허브를 직접 방문해 영국기업과 연계할 만한 한국기업을 물색하기도 했다.

케이메디허브, 해외시장 진출 지원

케이메디허브는 이처럼 국내기업이 아메리카나 유럽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케이메디허브의 원래 목적은 국내 산학연의 연구개발을 지원해 의료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있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판매가 있어야 연구개발에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 분야까지 지원을 확대 중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이나 세르비아에 관심있는 기업이라면 케이메디허브의 문을 두드려보아도 좋다. 케이메디허브는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관련 기업에게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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