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문학동네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서/문학동네

지구에 종말이 올 것이라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으로 떠들썩했던 1999년 여름, 동반자살을 결심한 스물한 살의 두 대학생은 뜻밖의 계기로 시간여행을 다룬 소설 『재와 먼지』를 접한 뒤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되고, 아이를 잃고 아득한 어둠 속에 갇혀 있던 한 인물은 자신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바다 앞에서 이백 년 전에 그 바다를 지난 역사 속 인물인 정난주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뿐 아니라 이번 소설집에 실린 여덟 편의 작품에서 인물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마치 이야기가 현재의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실험하는 신중한 관찰자처럼. 그렇게 이야기와 삶이 서로를 넘나들며 아름답게 스며드는 과정을 함께 경험함으로써 우리는 왜 어떤 삶은 이야기를 접한 뒤 새롭게 시작되는지, 그리고 이야기를 사랑하면 왜 삶에 충실해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야기가 지닌 힘을 끝까지 의심에 부친 끝에 도출해낸, 소설의 표현을 빌리자면, "언젠가 세상의 모든 것은 이야기로 바뀔 것이고, 그때가 되면 서로 이해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게 되리라고 믿는 이야기 중독자" 김연수의 각별한 결과물이다.

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
스티븐 허프/현암사

젠체하지 않으며 쉬운 말들로 쓰인 그의 글에는 음악관, 교육관, 종교관이 가감 없이 드러나 놀라움을 안긴다. 공연 중의 에피소드,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의 (화려하지 않은) 생활,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독특하고도 솔직한 소회, 학생들과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종교인으로서의 고민 등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망라한 이야기들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독특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다.

음악에 대한 솔직한 언어로 이루어진 『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는 연주와 협연, 투어를 꿈꾸며 음악가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악보와도 같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전문가가 들려주는 읽을거리 가득한 음악책으로 다가가고 새로운 에세이 독자들에게는 음악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필집으로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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