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1,960종 중 국내 미생산 37%
김민석 국회의원(영등포구을)은 국정감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에 대한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이제는 공급 안정성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불화수소, 트럭 운행에 필요한 요소수 품귀사고는 글로벌 공급사슬의 취약함을 보여주었다. 이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능력 보유 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다변화를 포함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졌다.
김 의원은 "2021년 의료기기의 수입 및 국내 생산현황을 분석했더니, 국내 생산이 전혀 없는 제품이 37.0%였다"며 의료기기에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기는 전체 규모로는 국내생산량이 적지 않지만 품목별 불균형이 존재하며 수입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67.06%에 이르고 있다. 의료기기의 국내 시장규모와 생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수입도 동시에 증가하는 셈이다.
김민석 의원은 식약처가 제공한 2021년 의료기기 품목별 생산 및 수입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에 대해, "1,958개 품목 중 국내생산이 전혀 없는 품목이 725개로 전체의 37.0%나 되므로 관심이 필요한 품목으로 판단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수입액 대비 80% 이상의 국내 생산이 있는 제품도 541개, 27.6%로 양극화된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
김민석 의원실이 국내생산이 전혀 없는 725개 제품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 높은 기술수준이 요구되는 첨단기기 및 재료와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의료기기가 혼재돼 있었다. 첨단기기로는 치료용하전입자가속장치(1억 3,389만 달러, 약 1,632억원), MRI(5,787만 달러, 약 6,623억원) 등의 첨단의료장비와 다초점 인공수정체 (2억 2,240만 달러, 약 2,563억원), 뇌혈관내색전촉진용보철재(4,692만 달러, 5,470억원) 등 정밀함을 요구하는 수술용 재료가 있었다. 반면, 위생상태가 중요하지만 제조의 기술수준이 높지 않은 수술용장갑, 유리주사기, 진료용 장갑은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수술용 장갑 및 의료용 장갑은 전량 수입하고 있다.
김의원은 "기술수준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제품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수준의 제품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며 "글로벌공급망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고 팬데믹, 독감 등 의료수요의 변동도 예측이 매우 어렵다"고 말해 코로나19 발병 초기 전세계적인 개인보호장구대란의 기억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