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의료기기 사용 환경 조성 통해 미래 가치 창출 목표

● 산업계 인터뷰 -   김태영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장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공공기관으로 출범한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NIDS). 의료기기업체 맞춤형 기술 지원부터 규제과학(RA) 전문가·품질책임자 교육은 물론 의료기기 부작용 모니터링과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까지 규제 지원과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기기산업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로 설립 후 의료기기법 개정에 따라 2018년 지금의 기관으로 승격된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지난 6월 출범 1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올해 225일 취임한 김태영 정보원장은 의료기기산업 육성과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서 환자와 국민들의 안전한 의료기기 사용을 담보하는 공적 컨트롤 타워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보원은 2013년 의료기기 부작용 수집 및 분석·평가업무를 시작으로 의료기기 부작용 모니터링을 통한 시판 후 안전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의료기기 부작용 보고는 제조·수입업자 등 자발적 보고에 의존하다보니 원인 분석 및 인과성 평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김태영 원장은 "정보원은 기존의 수동적인 의료기기 부작용 감시에서 선제적이고 예방적 차원의 감시체계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의료기기 부작용을 능동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해부터 인공유방·인공고관절 의료기기를 시술 받은 환자들을 추적·관찰하는 환자등록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또한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의료기기 정보들을 빅데이터로 활용해 의료기기 부작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많은 제약이 있지만 향후에는 의료기기 허가 시 알려지지 않은 안전성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규제 환경에 적용해 의료기기 안전관리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제도 시행이 이뤄진 의료기기 표준코드(UDI) 제도·공급내역보고 등 의료기기 통합정보시스템 운영 성과를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보원은 20194등급 의료기기 표준코드 등록에 이어 20204등급 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 제도 시행과 함께 의료기기 허가부터 제조(수입유통·사용에 이르는 정보를 관리하는 의료기기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특히 올해 71등급 의료기기까지 모든 의료기기의 표준코드 부착 및 통합정보 등록이 시행되고, 20237월부터는 모든 의료기기에 대한 공급내역보고 또한 의무화된다.

김 정보원장은 "의료기기 표준코드는 제품정보·허가사항 등 의료기기 정보를 활용해 유통되는 제품을 모니터링 함으로써 위해요인 발생 시 회수 등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올해 7월에는 1등급 의료기기 표준코드 등록 및 2등급 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가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산업 특성상 영세한 업체들이 많아 1등급 의료기기 표준코드 제도 안착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식약처와 정보원은 현재 구축 중인 차세대 의료기기 전주기 통합서비스 시스템의 경우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해당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의료기기업체들의 표준코드 등록 및 공급내역보고가 보다 원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원은 국내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과 안전관리까지 식약처 위임업무를 비롯해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한다실제로 1등급 의료기기 신고·2등급 의료기기 인증 의료기기 통합정보시스템(UDI) 운영 의료기기 안전성 정보 모니터링 및 수집·분석·평가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 국제규격 연구·가이드라인 개발 국가표준 제·개정 맞춤형 기술 및 임상지원 품질책임자 교육 규제과학(RA) 전문가 교육 및 자격시험 등 인증심사부터 안전·지원·교육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부족한 예산과 제한된 인력 범위 내에서 해당 업무를 온전히 수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를 꼽을 수 있다. 정보원은 2019년부터 희귀·난치질환자에게 필수적이나 국내에 없는 의료기기를 해외에서 신속하게 수입·공급하는 '희귀·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 사업'을 식약처로부터 위임받아 수행하고 있다.

이후 정보원은 혈관용스텐트를 공급해 대동맥궁 환자 44명이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현재까지 25개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를 공급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19(76%) 제품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김태영 정보원장은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을 통해 환자 생명을 구하고 국민들의 치료기회를 확대하는데 일조하고 있다""하지만 현 정보원 인력으로는 불시에 발생하는 공급 중단 및 비상상황 시 선제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따라서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전국 권역별 자체 보관창고를 구축하고 신속한 공급 지원이 가능한 예산과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앞으로 식약처·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통해 인력 및 인프라 구축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지원 역시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 수행이 녹록치 않기는 마찬가지. 식약처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26조 제2항과 동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지난해 2월 정보원을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정보관리 기관'으로 지정했다.

그는 "인공지능(AI)·가상현실(VR)·빅데이터 등 ICT(정보통신기술)와 혁신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기가 속속 개발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정보원은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정보관리 기관으로서 소프트웨어, 의료용 로봇기술, 차세대 체외진단기술, 바이오 융·복합 소재·소자기술 전문가로 꾸려진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전문위원회'를 발족한데 이어 혁신의료기기 품목 지정 확대를 위해 분야별 산학연 전문가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정보관리 기관인 정보원의 또 다른 핵심 업무는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정보지발간이다.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은 영세성과 인력 부족으로 혁신의료기기 제품화를 위한 국내외 연구개발 및 주요국 규제 동향 등 다양한 정보 획득에 어려움이 있다.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정보지는 국내외 기술 동향 연구개발 정보 임상시험 동향 해외 지정 사례 최신 규격 등 혁신의료기기 관련 정보를 제공해 의료기기업체들의 제품화와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데 목적이 있다.

김태영 정보원장은 "정보지 발간을 위해서는 최신 혁신의료기기 허가정보·임상시험·국제표준화 동향 정보 등을 각종 해외 문헌과 외국기관 자료를 일일이 찾아서 조사해야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정보관리 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기간제 직원을 채용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품목의 정보지 발간을 위해 인력 충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출범 10주년을 맞은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미래 비전과 핵심 가치를 재정립하고 고유 목적사업 고도화를 위한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에 나섰다. 의료기기기업체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의료기기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의료기기산업 지원과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친숙한 기관으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김태영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장은 "정보원이 지난 10년 간 조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전문성을 갖춘 공공기관으로서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핵심 역할을 수행해 나갈지 중장기 발전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외부 용역사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미래 발전 전략을 담은 경영 선포식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선언하는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견인해 미래 가치를 창출하고 더욱 안전한 의료기기 사용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석 라포르시안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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