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의료기기의 날 기념 특집기고

&nbsp;▲ 유 철 욱&nbsp;<br>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 유 철 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이 시작되었다. 이번 정부에서는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경제·사회·환경 등 향후 5년간 국정 운영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중 25번째 과제인 '바이오헬스·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통해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처럼 해가 갈수록 위상이 높아지는 의료기기산업은 지난 2003년 5월 29일 '의료기기법'이 제정된 이후 국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커나갈 토대가 본격적으로 마련됐다. 의료기기산업계는 의료기기법 제정일을 '의료기기의 날'로 정해 이를 자축하는 동시에 의료기기산업의 성장과 의료생태계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어느덧 우리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공공재화이자 필수재화로 자리 잡았다. 콘택트렌즈, 압박용 밴드, 치과 임플란트와 같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부터 초음파 진단 장치, MRI 장치, CT 등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장비까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매년 새로운 치료・진단 기능을 가진 제품들이 개발, 국산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검사와 방역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코로나 진단키트가 높은 정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여러 해외 국가에 수출되며 국가 위상을 높였다. 이런 성과는 지속적인 R&D 투자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도전・혁신 정신을 가진 의료기기기업 종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의료기기산업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2021년 의료기기 생산·수출·수입 실적’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생산실적은 12조8,831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0.4%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실적의 경우 9조8,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연평균 26.8% 상승한 수치다. 무역수지 결과는 더욱 놀랍다. 2020년 2조6,050억원의 흑자 기록에 이어 작년에는 3조7,489억원을 달성하는 역사적인 쾌거를 이뤘다.

한편, 세계 10여 개 국가를 제외하고는 자국의 의료기기시장은 외산제품의 점유율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생산 규모와 역량이 대단히 부족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간 10여 년 동안 수출 규모를 키워올 때 글로벌 규제 수준에 맞추어 의료기기를 개발하였고 국내의 높은 의료기기 품질체계 하에서 인허가를 획득하는 경험을 하며 제품력에 대한 신뢰를 쌓아갔다.

실제로 체외진단의료기기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사스, 메르스 등 감염성 바이러스의 확산 선례를 삼아 체외진단기기업계의 지속적인 기술력 개발과 확보, 체외진단의료기기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허가, 안전관리 및 산업지원, 코로나19 사태 초기 긴급사용승인 제도 운용 등이 배경이 됐고 그 결과 전세계 코로나19 종식에 일조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기산업이 갈 길은 멀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의료기기의 점유율은 약 2% 남짓에 불과하며 우리나라 의료기기시장 규모는 아직 최선두국가인 미국, 일본, 독일, 중국에 비해 아주 작다. 그러므로 우리보다 바로 앞에 있는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호주 등부터 따라잡아 의료기기 강국으로 나갈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혁신의료기기 개발을 포함하여 수많은 품목의 국산화가 이뤄져야 하며 우수 품질을 가진 신개발 제품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을 선점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또한 저출산, 인구고령화 같은 사회적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존과 다른 차세대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제공할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에 인공지능, ICT, 바이오, 메타버스, 비대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이 융복합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의료기기 개발과 시장 선도가 요구된다.

더불어 안전하고 품질 높은 의료기기 공급을 위한 전주기 안전관리와 산업계를 전문지원하는 규제당국의 조직 확충을 시작으로, 의료기기 개발에 참여할 풍부한 임상의료진과 의사과학자 양성, 종합병원급 이상의 국산의료기기 사용률 제고, 디지털헬스케어를 실현하는 비대면의료 기반 조성 등 다양한 정책과 법적근거가 뒷받침돼야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의료기기의 날'을 즈음하여 의료기기산업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빠른 흐름으로 디지털화 하는 의료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세계 의료기기 5대 강국 진입', '전국민 디지털헬스케어 일상화', '감염병 팬데믹에서 안전한 나라'가 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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