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의 역사: ⑯환경상품협정(EGA)

[산업통상자원부 함께하는 FTA_2015.5월 Vol.36]

2015년 5월부터 세계무역기구(WTO) 160개 회원국 가운데 17개국이 참여하는 환경상품협정(EGA)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EGA는 환경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거나 감축하기 위한 협상이다. 우리나라도 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으며, 협상 참여국들이 세계 환경상품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90%에 육박한다. 본격적인 협상이 개시된다고 하니, 국내 업계에서도 협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다자간 무역자유화 협상인 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2002년 개시된 이래 장기간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 분야에 관심을 가진 환경프렌즈그룹을 중심으로 환경상품 자유화를 위한 복수국간 협상을 출범하자는 논의가 있어 왔다. 마침내 2014년 1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다보스 포럼을 계기로, 일부 WTO 회원국이 중심이 돼 ‘복수국간 환경상품 자유화 협상’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참가국은 환경프렌즈그룹에 속한 9개국(한국·미국·EU·일본·호주·캐나다·뉴질랜드·노르웨이·스위스)과 중국·싱가포르·대만·홍콩·코스타리카 등 5개국을 포함해 총 14개국이었다.

2015년 5월 협상 개시…580여 개 품목 관세 인하 논의
공동성명의 주요 요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합의된 54개 환경상품에 대한 관세인하 약속(2015년까지 실행관세율을 5% 이하로 인하)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자유화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주요 교역국을 포함해 최혜국대우(MFN: Most Favored Nation treatment)를 인정하고, 교역액 기준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회원국이 참여할 때 발효하는 방식(critical mass)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환경 분야와 관련한 다른 이슈들도 같이 다루되, 향후 기술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협정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덧붙이고 있다.

2014년 7월 EGA 협상 참가국들은 협상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공동선언을 하고 사전협상(pre-negotiation) 개시에 들어갔다.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된 사전협상을 통해 관세감축 대상 품목이 검토됐는데, 이를 통해 10개 환경 카테고리의 580여 개 품목(HS 6단위)으로 집계된 통합리스트가 회람됐다. 10개 카테고리는 대기오염 관리, 고체·유해폐기물 관리, 폐수 관리·수처리, 환경 복원·정화, 소음·진동 제거, 청정·재생가능에너지, 자원효율성, 환경모니터링, 친환경제품 등이다(구체적인 품목 내용은 별도 표에 제시).

참가국들은 이번에 회람된 통합리스트를 기초로 2015년 5월부터 본격적인 품목별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본격 협상 단계에서는 환경적 신뢰성과 참여국 지지도를 검토해 무관세화 대상 품목을 선별하게 된다. 금년 5월부터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집중적인 논의를 하고, 금년 말 제10차 WTO 각료회의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변화 당사국회의 때 구체적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수출 중 환경상품 6.9% 차지…EGA 기대
우리나라는 2014년 12월 개최된 제 3차 사전협상부터 공식적으로 참여해 왔다. 우리나라가 국제 통상협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국내 통상절차법에 규정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2014년 11월에야 협상 전 절차를 모두 완료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관계부처 및 관련 업계의 의견수렴을 통해 환경 편익성이 인정되고 우리 산업 경쟁력과 기술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43개 품목이 선정돼 리스트가 제출됐다. 이에는 LED 조명, 탄소섬유, 가스보일러, 가스온수기, 손건조기, 리튬이온축전지, 메탈실리콘 등이 포함돼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세계 환경상품 교역액은 2002년 6,514억 달러에서 2012년 1조9,339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환경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2년 3.7%에서 2008년 4.9%, 2013년에는 6.9%로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EGA 협상에 참여할 경우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0.13%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약 6.9억 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WTO EGA 협상은 세계 환경상품 시장에서 새로운 교역질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우리나라의 관심 품목인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해외진출 확대 등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국내 환경산업의 전반적 발전과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경 산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우리의 실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협상 전략을 고안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저작권자 © 의료기기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