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스위스 취리히무역관

디지털 헬스 케어 정의 및 분류
스위스 디지털 헬스 기술 활용 최신 사례
스위스 디지털 헬스 기술 비용, 누가 지불하고 있나?

전 세계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의료 분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들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고 입법기관 및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디지털 헬스 솔루션 사용을 촉진하고 자금을 지원할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도록 함으로써 이러한 발전을 가속화시켰다. 스위스의 경우 의료 분야 디지털화가 인접 국가들에 비해 더디게 진행돼 왔으며 디지털 헬스 솔루션은 현재까지 제한적으로만 도입된 상황이다. 그러나 동시에 스위스는 높은 광대역 인터넷 보급률부터 국민의 높은 디지털 기술 수준까지, 의료시스템의 성공적 디지털화를 위한 여러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또한 스위스에서는 디지털 치료/진단 기술, 데이터 교환 솔루션, 프로세스 최적화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헬스 케어 관련 산업계, 투자업계, 의료기 및 규제와 정책에 이르기까지 생태계 전반에서 큰 발전이 있어왔다. 2022년 대비 2023년 관련 분야 스타트업 수가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대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에서도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확대하는 중이다. 2023년 2월 보건복지부가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발표하며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규제 개선에 나선데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디지털헬스케어 전담부서가 신설되는 등 산업계 지원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 KOTRA 취리히 무역관에서는 국내 유관 기업 및 기관에 스위스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3부에 걸쳐 스위스 디지털 헬스 케어 시장 최신 동향 및 관련 이슈를 소개한다.

- 목차 -

 ㅇ 1부: 최신 트렌드
 ㅇ 2부: 디지털 헬스 기술의 핵심: 의무의료보험 적용
 ㅇ 3부: 유럽 디지털 헬스 기술 관련 정책 및 시사점

1부: 최신 트렌드

스위스 연방 정부는 2023년 11월 의료 부문 디지털화 발전을 위한 방안을 승인했다. ‘디지산테(DigiSanté)라 불리는 이 의료 디지털화 프로그램에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약 4억 스위스프랑(약 6000억 원, 2023.12.19. 기준)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스위스에서 유독 의료 부문 디지털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루어진 조치다. 디지산테 프로그램은 의료 부문 디지털화를 위한 기본조건 개선(예: 데이터 수집 및 호환성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편, 산업 측면에서 의료진, 환자, 보호자가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헬스 기술 활용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맥킨지와 취리히연방공과대학에서 작성한 2021년 보고서 ‘의료 분야 디지털화(Digitization in healthcare)’에 따르면 스위스 의료 시스템에서 디지털화 기회 활용의 잠재력은 연간 최대 82억 스위스프랑(약 12조4000억 원)에 달한다. 즉, 스위스 의료 시스템에서 개별 디지털 기술의 이점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했을 때 약 12조5000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헬스 기술의 확산에는 다양한 어려움들이 산재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유관 협회에서 관련 규정 개선을 요구하고 있을 뿐더러, 취리히 무역관이 진행한 전문가 인터뷰에서도 기술 도입의 장애 요소들이 지적됐다. 

이번 기사에서는 스위스 내 디지털 헬스 기술의 정의 및 분류 방식을 알아본 뒤 각 분류별 상용화된 최신 기술 사례를 살펴본다. 

디지털 헬스 기술 – ① 정의

현재까지 스위스에서 ‘디지털 헬스 기술’이라는 용어에 대한 법률적 정의는 없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헬스’는 환자 대상 의료 행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솔루션들을, ‘e 헬스’는 의료전문가 및 의료서비스 제공자 지원용 솔루션들을 지칭하기는 하나 혼용되는 경향이 있다.

의료 행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술 분야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스위스 연방보건청(BAG)의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 및 기기(Digitale Gesundheitsanwendungen)’에 관한 다음과 같은 정의를 따른다.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 및 기기’는 디지털 기술의 주요 기능을 통해 의료 목적을 달성하는 제품으로, 원격 의료·원격 모니터링·앱 및 모바일 장치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된다. 하지만 단순히 의료진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만 하는 디지털 애플리케이션(예: 데이터 인식, 분석 또는 기기 제어)은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또한 ‘의료기기’로 분류됐으나 단순히 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주는 예방이 주목적인 애플리케이션(라이프스타일 애플리케이션) 역시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 및 기기는 환자 진단·치료에 사용돼야만 한다.

디지털 헬스 기술 – ② 분류방식

디지털 헬스 관련 기술은 사용 목적과 기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한 예로 스위스 내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관련 싱크탱크인 Health-Trends는 ‘기술 사용 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제공, △ 만성 질환 치료, △ 의료서비스 제공자 의사 결정 지원, △ 환자-의료 서비스 제공자 협업, △ 시장 정보 및 자문 포털 기능 제공, △ 자가측정 또는 퀀티파이드 셀프(Quantified Self) 기술 지원

<사용 목적에 따른 디지털 헬스(e헬스 포함) 기술 분류>

분류

설명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제공

- 데이터에서 의료행위/의료기관 관련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기술로, 인공지능,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포함

- 예: 병원용 실시간 사용 가능한 병상 정보 제공 기술 등

만성 질환 치료

- 만성질환자를 위한 신규 디지털 모니터링 및 치료법 등 포함

- 예: 신경근육병 환자들의 자가 재택 치료를 위한 로봇 외골격 등

의료서비스 제공자 의사결정 지원

- 의사, 병원, 약국 등의 의료서비스를 디지털로 지원하는 의사결정 보조 도구

- 예: AI 기반 진단보조기기 등

환자-의료서비스 제공자 협업

- 환자와 의료서비스 제공자 간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개선에 초점을 맞춘 기술 포함

- 예: 환자가 자신의 의료이미지를 제어,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등

시장 정보 및 자문 포털

- 의료서비스 관련 평가, 2차 의견, 정보 포털 등 헬스케어 분야 시장 정보를 취합하고 시장의 투명성 높이는 기술 포함

- 예: 의료전문가 정보 온라인 검색 및 진료예약 서비스 등

자가측정 또는 퀀티파이드 셀프(Quantified Self)

-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개인의 건강 상태를 장기 추적 및 모니터링하는 기술 포함

- 예: 웨어러블 센서 및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심박수, 호흡수 등 측정하고 바이오피드백을 제공하는 앱 등

[자료: health trends, 취리히 무역관 편집]

한편, 스위스 헬스케어 컨설팅 업체 executive insight는 디지털 헬스 관련 보고서에서 기술의 ‘적용 범위’(전체 의료진/환자용 인프라 또는 개별 환자용 진단/치료 기술)과 ‘사용 환경’(의료기관 내 사용 또는 외부 사용)에 따라 △ 병원 내 사용 인프라(예: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 병원 내 개별 환자용 진단/치료기술(예: 의료 전문가의 진단 보조), △ 병원 외 사용 인프라(예: 원격상담 앱 등), △ 병원 외 개별 환자용 진단/치료기술(예: 모바일 앱)으로 분류를 한 바 있다(아래 표 참조). 저자에 따르면 이 분류법은 특히 특정 디지털 헬스 기술을 위한 자금 조달이 각 영역마다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데에 유용하다.

<적용범위-사용환경에 따른 디지털 헬스 기술 분류>

[자료: executive insight, 취리히 무역관 편집]

스위스 디지털 헬스 기술 활용 최신 사례 및 자금 조달 방식

아래에서는 위 분류법에 따른 영역별 스위스 실사례와 자금 조달 방식을 알아본다.

① 병원 내 사용 인프라: 스위스 사례

병원 내 인프라로서 사용되는 플랫폼 또는 소프트웨어로는 전자환자기록 시스템이나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등이 있다. 스위스에서 상용화된 해당 분야 디지털 헬스 솔루션의 대표 주자는 병원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및 응급 서비스 기관들 간 정보 공유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docbox(www.docbox.swiss)가 있다. 업체에 따르면 현재 1만3000개 이상의 의사, 병원, 약국, 생명과학 기업 및 기타 서비스 제공 업체가 docbox를 활용해 환자 관련 문서 상호 교환, 이송 및 진료 의뢰를 디지털로 수행하고 있다. docbox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중 의료기관 간 진료의뢰를 디지털화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환자 회송을 가능케 하는 의료기관용 플랫폼인 ‘진료의뢰(Zuweiseranbindung Spital)’의 경우 기본 가격은 5000스위스프랑(약 730만 원)이며, 진료 과목 1개당 500스위스프랑(약 73만 원)이 추가 청구된다.

이외에도 Well Gesundheit, Compassana 등 다양한 업체들이 전자환자기록 시스템을 비롯한 의료기관용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스위스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전자환자기록(EPR, electronic patient record)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이 2008년 시작됐으나 주(칸톤) 정부별로 상이한 정책 및 파편화된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진척이 매우 더디다. 정부 차원의 솔루션 도입이 지연되면서 의료 업계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축한 결과가 위에 언급한 Well Gesundheit, Compassana와 같은 민간 기업들이다. Well Gesundheit는 스위스 보험사 CSS와 Visana의 조인트 벤처이며, Compasssana는 의료서비스 제공기업 Medbase, 민간 병원기업 Hirslanden 그룹 및 보험사 Groupe Mutuel, Helsana, SWICA가 공동 투자한 회사다. 문제는 이처럼 민간에서 제공 중인 독립형 솔루션들은 타사 플랫폼과 데이터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① 병원 내 사용 인프라: 자금 조달

이 영역에 해당하는 기술은 자금 조달 과정이 가장 간단하다. 의료기관 자체 예산으로 자금 조달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위스 의료 기관의 투자 인센티브다. 2021년 연방 보건청 디지털혁신부장은 언론사 Swissinfo와의 인터뷰에서 “스위스 병원과 의료센터는 인센티브 없이는 비용을 투자하지 않는 민간 기관”이며, 따라서 “디지털화가 투자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 기술 도입이 늦춰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학병원을 포함한 스위스 대부분의 병원은 주 정부(Kanton) 소유이지만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주식회사(Aktiengesellschaft, AG)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인프라와 같이 의료보험 급여 대상이 아닌* 분야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주*: 병원 인프라 분야 디지털 기술은 스위스 연방보건청이 정의한 ‘디지털 헬스 기술(치료 및 진단 관련 기술이 전제조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환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음.

② 병원 내 사용 진단 및 치료 기술: 스위스 사례

병원 내에서 개별 환자에게 사용되는 진단 및 치료 관련 디지털 기술에는 AI를 활용한 병리 진단 기술 등이 포함된다. 스위스 시장에 출시된 AI 기반 진단 보조 솔루션의 예로는 b-rayZ가 있다. 유방암 조기 진단을 위한 이 소프트웨어는 유방조영술을 통해 발견이 어려운 치밀유방·고밀도유방 환자의 암 위험을 AI 기술에 기반한 분류 체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해 전문의판독을 위한 2차 소견을 지원하는 도구다. b-rayZ는 취리히대학병원의 스핀오프인 동명의 업체가 개발한 솔루션으로, 바젤 대학 병원에도 도입돼 사용 중이다.

<Cardio Explorer 검사 방식>

[자료: 업체 홈페이지]

심장마비의 주요 원인인 관상동맥 심장 질환(CHD) 유무를 인공지능 기반으로 검사할 수 있는 Cardio Explorer도 병원 내 개별 환자 대상으로 사용되는 디지털 헬스 기술에 속한다. Cardio Explorer 검사를 통해 관상동맥 심장 질환이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 당뇨병 환자나 여성을 조기에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다. Exploris사가 개발한 이 솔루션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간단한 혈액 검사로, 신진대사와 염증 영역의 다양한 위험 요인들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필요로 하는 관상동맥 질환 진단을 인공지능의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통해 최적화된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품이다. 

② 병원 내 사용 진단 및 치료 기술: 자금 조달

이러한 디지털 헬스 기술의 경우 의무의료보험이 적용돼야 환자 본인부담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20년 인공지능 기업 Viz.ai의 뇌졸중 CT플랫폼에 대해 메디케어 ‘신기술 추가 지불보상(NTAP)’ 보험급여를 AI 탑재 의료기기에 최초로 적용한 바 있으며 일본, 독일 등에서도 직간적접으로 건강보험을 통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스위스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진단 보조 기술은 의무의료보험 내 적용 가능한 코드가 없기 때문에, 해당 기술 도입 여부가 전적으로 개별 의료시설 또는 의료진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Cardio Explorer 개발사인 Exploris의 사업개발 담당자 R씨는 취리히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기술의 의무의료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작업을 수년째 지속해 오고 있지만 스위스의 급여 대상 결정 프로세스가 느릴뿐 더러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제공하는 추가보험(Zusatzversicherung, 우리나라 사보험과 유사) 보장 항목에 해당 제품을 포함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ardio Explorer를 사용한 1회 검진 비용은 2023년 현재 350스위스프랑(약 53만 원)으로 책정돼 있으며, 보험사 Helsana의 추가보험 가입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R씨는 특정 디지털 기술이 추가보험 보장 항목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의료진이 일일이 개별환자의 추가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절차가 실질적으로 매우 번거롭기 때문에 의무의료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이상 기술 확산이 어려운 점을 강조했다. 또한 개별 보험회사들과 추가보험 보장항목 포함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대부분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들이 인력부족으로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③ 병원 외 사용 인프라: 스위스 사례

병원 외 사용 인라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원격의료용 앱이 있다. 스위스에서 상용화된 사례 중 하나가 디지털 피부 상담 앱 OnlineDoctor다. 앱을 다운로드받은 후 환자가 등록된 의사 중 하나를 선택해 환부 사진과 함께 간략한 증상 설명을 전송하면 최대 48시간 안에 전문의 소견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스위스 내 150명 이상의 피부과 전문의가 해당 앱에 등록돼 있다.

베른(Bern)에서 설립된 스타트업 Soignez-moi도 원격진료 플랫폼을 제공 중인 주요 업체 중 하나다. 환자가 온라인 설문지를 작성해 해당 플랫폼에 등록하면, 의료전문가가 유선상 또는 화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진단서까지 발급해 주는 시스템이다.

<(좌) 'OnlineDoctor' (우) 'Soignez-moi'>

[자료: 업체 홈페이지]

③ 병원 외 사용 인프라: 자금 조달

이 영역에 해당하는 기술의 환급 여부는 조금 더 복잡한데, 행위별 수가제를 활용하는 국가의 경우 해당 기술을 의료전문가가 환자 상담에 사용하는 절차적 수가(상담)로서 환급할 수 있다. 반면 일부 국가에서 원격의료 및 원격 치료에 대한 보험 적용 코드 자체가 도입되지 않은 경우, 의료 전문가가 원격 상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기술 활용에 장벽이 되기도 한다.

Soignez-moi 서비스료(상담비용, 의료소견서, 처방전 제공)는 1회 59스위스프랑(약 9만 원)으로, 현재 의무의료보험 급여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반면 OnlineDoctor의 경우 1회 요금이 55스위스프랑(약 8만3000원)인데 의무의료보험 비급여인 상황으로, CSS·SWICA 등 몇몇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추가보험을 통해 서비스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유사한 원격의료 플랫폼이지만 Soignez-moi는 의무의료보험 급여 대상인 반면 OnlineDoctor는 비대상인 이유는 현재 스위스 급여 청구 코드에 Soignez-moi가 제공 중인 ‘동기식 원격 진료’, 즉, 의사가 유선 또는 화상으로 환자와 동시에 연결된 상태에서 상담을 제공하는 경우만 포함돼 있으며 OnlineDoctor와 같이 의료 전문가가 환자 데이터를 후속 검토 후 상담 의견을 제공하는 ‘비동기식 원격 진료’는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OnlineDoctor CEO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환자가 원격상담으로 처방을 받게 되면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는 것에 비해 의료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의무의료보험 비대상인 이유로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④ 병원 외 사용 진단 및 치료 기술: 스위스 사례

병원 외부에서 환자 또는 간병인이 자가사용 하는 기술의 스위스 사례로는 알람 기능이 탑재된 연속 혈당 모니터링(CGM) 시스템인 EVERSENSE사의 E3가 있다. 의료진이 중증 저혈당증 환자나 당뇨환자에 해당 기기를 처방하면서 비용 승인을 신청, 최대 12개월까지 비용 환급이 가능하며, 12개월 이후 재신청을 통해 연장이 가능하다.

<EVERSENSE E3 시스템 구성>

[자료: 업체 홈페이지]

④ 병원 외 사용 진단/치료 기술: 자금 조달

이 분야 디지털 헬스 솔루션 역시 의무의료보험 급여 대상으로 지정돼야 사용이 확대될 수 있다. 스위스에서는 자가 사용 디지털 헬스 기기/앱 전용 보상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해당 품목이 ‘의무의료보험 적용 대상 물품 목록(MiGeL)’에 포함돼야 하는데, 이는 붕대, 주사기에서부터 디지털 헬스 솔루션까지 환자나 간병인이 직접 사용하는 모든 의료 관련 물품 중 급여 대상인 품목이 나열된 포지티브 리스트다. MiGeL 등재를 위해서는 신청서를 ‘연방 분석·매체·물품 위원회’(Eidgenössische Kommission für Analysen, Mittel und Gegenstände, EAMGK)에 제출, 검토 후 승인을 획득해야 한다. 현재로서 해당 리스트에 등재된 디지털 헬스 솔루션은 앞서 언급한 EVERSENSE의 혈당 모니터링 및 알람 시스템 E3외 호흡, 맥박, 심전도 모니터(알람 및 기록 기능) 등 2~3개 품목뿐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다양한 분야 디지털 헬스 솔루션의 스위스 내 자금 조달 방식은 아래의 표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스위스 디지털 헬스 자금 조달 방식>

[자료: 취리히 무역관 편집]

디지털 헬스 주요 기술 영역별 자금 조달 방식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해당 시장 확대에 있어서 의무의료보험 적용 여부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 이에, 이어지는 2부에서는 스위스 의료보험 제도의 특징을 소개하고 의무의료보험 내 디지털 헬스 기술 환급 방식을 알아봄과 동시에 기술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인들을 짚어본다. 

자료: 스위스 내부무, 연방보건청, 스위스 의료기기연합, 스위스 의사연합, Tarmed, WHO, Health-Trends, Health Tech Cluster Switzerland, Executive Insight, digitalswitzerland, medi-karriere, Swissinfo, WOZ, Lexology, Research2guidance, Statista, 한국보건산업진흥원, PubMed Central, 각종 스위스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업체 홈페이지, KOTRA 취리히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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