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health policy insight

[Health Policy Insight 421호]

2023년 8월 29일,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인플레이션감소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에 따라 메디케어(Medicare) 가격협상 대상으로 선정된 최초 10개 의약품을 발표했다. 메디케어가 일부 고가 처방약에 대해 지불하는 가격을 낮춤으로써, IRA는 많은 베스트셀러 제품에 대해 최대 달성가능한 수익을 줄임으로써 납세자와 환자에게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nbsp;이&nbsp;상&nbsp;수<br>메드트로닉 코리아 전무<br>
▲ 이 상 수
메드트로닉 코리아 전무

제약업계는 메디케어 수익 감소로 인해 혁신 속도가 느려지고 왜곡되어 환자와 이익 모두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가격협상 프로그램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비평가들은 IRA가 특히 종양학 분야에서 기업들이 새로운 의약품 출시를 지연시키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새로운 암 치료법은 유병률이 낮은 암이나 진행성 질환에 대한 후속 치료법(later lines of therapy) 등 소수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적응증에 대해 먼저 승인되는 경우가 많으며, 나중에 승인이 더 광범위한 추가 적응증으로 확대된다. 신약 출시를 지연시킴으로써 기업은 메디케어 협상까지 몇 년간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함으로써 이론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생물학제재(biologics)의 경우 13년이 걸리는 반면, 저분자 의약품(small-molecule drug) 혁신은 협상된 메디케어 가격이 FDA 승인 후 9년 만에 발효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고 있다. 

2023년 8월 Genentech(현재 로슈(Roche) 소유)의 CEO는 IRA가 폐지되거나 개정되지 않는 한 회사는 전립선암에 대한 동일한 의약품의 임상시험을 완료할 때까지 새로운 난소암 치료제에 대한 승인 신청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추가로 3년이 소요된다. 로슈(Roche)의 주장은 난소암 의약품 출시를 연기하면 협상된 가격이 발효되기 전까지 난소암과 전립선암 모두에 대한 메디케어 판매가 9년 동안 허용된다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전통적인 순차적 승인 전략(sequential approval strategy)을 추구하면 난소암의 경우 독점가격으로 메디케어 판매를 9년간 허용하지만, 유병률이 더 높은 전립선암의 경우 6년만 허용된다. 새로운 난소암 치료제는 고형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1~2상 임상시험에서 난소암 환자에게서 의약품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반응이 관찰되었다. AstraZeneca, Bayer, Merck 등은 경쟁적인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출시 지연에 대한 논의는 메디케어 협상이 제약 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장의 세부 사항에 악마가 있다(devil is in the details)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새로운 난소암 신약의 경우, 미국 출시를 지연시켜 메디케어 협상을 연기함으로써 재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upside)이 단점(downsides)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지연시키는데 따른 명백한 윤리적, 평판적 우려 외에도, 어떤 기업이 임상시험 비용을 부담하고 IRA에 대한 대응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FDA 승인을 의도적으로 지연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거의 합리적이지 않다. 첫째, 또 다른 임상시험이 다른 모집단에서 혜택을 입증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의약품 출시를 연기하는 것은 위험하다; 2상 임상연구의 모든 의약품 가운데 15%만이 최종적으로 FDA 승인을 받게 되며, 선두 적응증(lead indications)의 성공 확률이 가장 높다. 두 번째 적응증(second indication)에 대한 임상시험이 실패할 경우, 출시 지연과 관련된 모든 비용은 제약사가 부담하게 되고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다. 둘째, 메디케어에서 수익의 절반도 벌지 못하는 의약품은 거의 없다. 출시를 연기함으로써 기업은 오프라벨 사용(off-label uses)을 포함하여 미국의 모든 공공 및 사보험자로부터 얻은 수익을 100% 포기하게 된다. 출시가 지연되면 의약품의 매출 증가기간(revenue ramp-up)이 늦어지고, 특히 여러 기업들이 종종 동일한 계열(class)의 의약품을 개발하는 종양학과 같은 분야에서 귀중한 시장점유율을 경쟁업체에 양도함으로써 최고 판매(peak sales)가 낮아질 수 있다. 셋째, 신약의 주요 물질조성 특허(composition-of-matter patent)는 일반적으로 인간 대상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신청된다. FDA가 처음 승인할 때까지 저분자 의약품은 이 특허에 대한 독점권을 중위값 12~14년간 유지한다. 스스로 부과한 지연은 이러한 특허 보호를 허비할 수 있는데, 이는 제네릭(generic) 경쟁 및 그에 따른 가격인하 방지를 위해 제약회사가 갖는 가장 중요한 도구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모든 요소의 바탕에는 "화폐의 시간 가치(time value of money)"가 있는데, 오늘의 1달러가 내일 1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기업은 미래의 달러를 "현재 가치(present value)"라는 용어로 할인한다. 예를 들어, 의약품 개발에 대한 주요 연구에 사용되는 값인 10.5%의 연간 할인율(annual discount rate)을 적용하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예상되는 1달러는 현재 36센트의 가치가 있다. 

제약산업과 같이 제품 개발 기간이 긴 산업에서는 돈의 시간가치는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재무 예측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난소암에 대한 미국의 즉각적인 출시와 지연된 출시 간의 예상 수익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그래프에 양식화 된 수익곡선을 제시하였다. 적격한 전립선암 환자 인구가 난소암 환자 인구의 5배이고, 총 매출의 2/3가 미국에서 이루어지며, 미국 매출의 2/3가 메디케어에서 나올 것이라고 보수적으로 가정했다. 출시 결정 당시 남은 특허 수명은 14년, 전립선암 승인 가능성은 40%, 가격 협상으로 인해 메디케어 수익이 50% 감소할 것으로 가정했다. 미국 시장에서 난소암 출시 지연으로 인한 수익 손실이 지연으로 인해 얻은 메디케어 수익 증가를 초과하여 의약품의 평생 수익 가치가 11%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예는 민감도분석(sensitivity analysis)에 강력하다. 지연에 더욱 유리한 가정(전립선암 시장은 난소암 시장 규모의 15배, 가격협상 후 메디케어 매출 75% 감소)에서는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여전히 이익을 초과한다. 다양한 할인율, 보험자 구성(payer mixes), 수익 성장 궤적(revenue-growth trajectories)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기업이 국제적으로 의약품 출시를 연기한다면 수익 손실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는 더 절약하는 외국 정부와 협상하기 전에 미국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출시함으로써 글로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존 통념을 고려할 때 예상될 수 있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는 재정적 인센티브가 혁신을 환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독점시장에서는 기업이 기존 판매를 잠식하는 혁신을 보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성이 감소되거나 투여가 더 편리한 변형된 의약품 제제(drug formulation)는 기존 제제의 특허 수명이 거의 끝나기 전까지 출시되지 않을 수 있다. 추가적인 적응증에는 그런 우려가 없다. 추가 적응증이 의약품 수명주기의 후반부보다 조기에 확보될 때 수익이 극대화된다. 메디케어 협상은 이러한 역동성을 강화하여 기업이 유망한 적응증에 대한 임상개발을 가속화하도록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것이다. 상황은 의약품마다 다르지만, 지연으로 인한 재정적 비용이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지연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메디케어 가격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제약회사는 IRA를 취소하기 위해 로비와 소송을 계속하면서 수익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암 치료제의 효과가 입증된 후 출시를 연기하는 것은 윤리적, 평판 및 재정적 비용을 고려할 때 아마도 IRA의 효과를 관리하는 최선의 전략은 아니다.

시사점
· 2023년 8월 29일,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인플레이션감소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에 따라 메디케어(Medicare) 가격협상 대상으로 선정된 최초 10개 의약품을 발표함
·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지연시키는데 따른 명백한 윤리적, 평판적 우려 외에도, 어떤 기업이 임상시험 비용을 부담하고 IRA에 대한 대응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FDA 승인을 의도적으로 지연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거의 합리적이지 않음
· 메디케어 협상은 이러한 역동성을 강화하여 기업이 유망한 적응증에 대한 임상개발을 가속화하도록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것임. 상황은 의약품마다 다르지만, 지연으로 인한 재정적 비용이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지연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임

* 본 컬럼은 의료기기를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의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및 연구보고서 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의료기기 관련 보건의료정책 마련에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주 발표됨 

출처원: Will Medicare Price Negotiation Delay Cancer-Drug Launches? 

Vogel M, et al.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DOI: 10.1056/NEJMp2310269
https://www.nejm.org/doi/pdf/10.1056/NEJMp2310269?articleTools=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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