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health policy insight

[Health Policy Insight 407호]

"위기", "붕괴", "재앙" —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에 대한 최근 헤드라인의 일반적인 언급이다. 2022년에 NHS는 2020년과 2020~2021년 동안 코로나 및 응급에 한정적인(Covid-and-emergency-only) 서비스로 인식되는 것으로부터 회복을 시작해야 했다. 

▲ 이 상 수
메드트로닉 코리아 전무

그러나 연중 내내 의사들은 2022년 겨울부터 2023년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 경고했다. 위기는 예상대로 도래했다. 2022년 12월과 2023년 1월의 대부분 동안 언론보도에 따르면, 구급차가 병원 밖에 줄을 서 있었고, 환자를 인계할 수 없었고, 환자는 고관절 골절에도 불구하고 구급차에 이송없이 집에 누워 있었고, 12시간을 초과하는 응급실 대기시간이 발생하였고, 입원할 수 없는 환자들로 병원 복도는 붐볐다. 왕립응급의학회(Royal College of Emergency Medicine)는 12월에 이러한 지연으로 인해 매주 300~500명이 사망한다고 추정했다. 구급차 인력과 간호사들이 임금과 조건을 놓고 3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벌였다. 3월 중순, 4월 중순, 6월 중순에는 젊은 의사들이 3, 4일간 파업을 벌였고, 시니어 의사들(senior doctors)도 비슷한 행동을 계획하였다. 수십만 건의 수술과 진료 약속이 취소되었다. 이 극심한 위기의 배경으로 전문의 상담을 위한 대기자 명단(waiting lists)이 증가하였고, 현재 700만 명(인구 6,600만 명)을 넘어섰고, 팬데믹 이전 440만 명에서 증가한 것이다(그래프 참조).

이러한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상당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마다 기여요인에 가중치를 다르게 부여한다. 주요 기여요인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장기적인 과소투자이다. 영국은 높은 병상 점유율의 "적시(just-in-time)" 시스템을 운영하여 지출을 줄이는 정통적 의료시스템을 고수했다. 2010-2011년과 2019-2020년 간 인구 1,000명당 병원의 야간 병상수(overnight beds)는 약 10% 감소한 반면, 주간 전용 병상수(day-on beds)는 약 13%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병상수는 유럽 24개국 가운데 두번째로 낮은 2.4개로 평균 5.0개(독일 7.8개)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스템에 구축된 최소한의 회복력으로 인해 팬데믹 관련 입원 급증의 큰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영국 의료시스템 지출은 2000~2009년에 국내총생산의 7.0%에서 9.8%로 증가한 후 현 정부의 "긴축 정책" 기간인 2019년에는 10.2%로 정체되었다. 1인당 의료비 지출은 유럽 14개국 중 중앙값보다 약 18% 낮다. 정부가 팬더믹 기간 동안 그리고 최근 몇 달간 대기자 명단을 줄이기 위해 의료비 지출을 늘렸지만, 10년간 투자부족의 영향을 빠르게 되돌릴 수 없다는 교훈을 다시 배우고 있다. 추가 단기 자금 중 일부는 더 비싼 대리의사(locum) 인력 및 기타 임시방편 해결책에 지불하기 위해 빠져나간다. 요양원과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NHS의 의존도는 위기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이다. 병상 부족은 부분적으로 노인요양시설에서 퇴원에 적합한 환자를 위한 병상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상 차단(bed blocking)"에서 비롯된다. 1월에는 이러한 환자들이 급성기 케어 병상 7개 중 약 1개를 점유하여 장기간 입원지연을 초래하였다. 노인케어제도가 정부가 지원하는 주민에게 낮은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부적절하고, 인력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가 여러 차례 보고되었다. 관리자들은 시간당 임금이 직원들에게 지불할 수 있는 것보다 높기 때문에 새로운 지역 슈퍼마켓을 여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보고한다. 그리고 고령 인구는 더 많은 NHS 치료와 노인케어시스템의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 위기는 또한 더 아픈 인구, 계절성 인플루엔자 및 Covid-19 팬더믹으로 인해 생성된 수요를 반영한다. 진단되지 않고 제대로 치료되지 않는 고혈압 및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영국에서 높으며, 영국은 또한 유럽 대국 중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으며 이는 NHS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는 부담이다. 초기의 심각한 인플루엔자 시즌은 올 겨울이 전환점이었다. Covid-19는 지속되고 있으며 1월 초 며칠 동안 12,000명 이상의 입원환자가 Covid-19 감염에 확증되었다 - 일일 Covid-19 사망률은 90% 더 낮았지만 2020년 4월 중순 첫 번째 물결이 절정에 달했을 때 입원한 20,000명의 환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한편 노동력은 부족하고 지쳐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영국은 나머지는 수입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필요한 의료인의 일부만 교육한다. 놀랍게도 2014년 이후 처음에 유럽의 다른 곳에서 교육을 받은 영국의 흉부외과 의사수가 국내에서 교육을 받은 의사수를 초과했다. 팬더믹이 발생하기 전에 브렉시트(Brexit)는 이러한 추세를 부분적으로 역전시켜 유럽의 의료인, 특히 간호사 유입을 감소시켰다. 지난 10년간 영국 간호사 급여는 실질적으로 약 10% 감소하여 조기 은퇴와 퇴직에 기여했다. 젊은 의사들의 실질 급여는 25% 이상 줄었다. 영국의 1차 케어에서 인구 1,000명당 자격을 갖춘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s, GPs) 수는 2015년 0.52명에서 2023년 0.44명으로 감소한 반면, GP당 평균 환자수는 17% 증가했다. 또한, GP 연수생의 2/3 이상이 관리할 수 없는 업무부하를 이유로 훈련을 마친 후 1년 동안 정규직으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영국 정부의 단기적 대응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 훈련시킨 직원을 잃을 수 있는 저소득 국가의 의료 종사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7월 초에 발표된 인력계획은 새로운 인력을 구체화하는데 몇 년이 걸릴 것이며 파업의 즉각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 고용 특이성은 이러한 추세를 악화시켰다. 영국 세금시스템은 근로자가 "연금 냄비(pension pot)"에 100만 파운드를 적립하면 벌금을 부과한다. 많은 의사들이 50대에 이 액수에 도달했고 NHS 직원들은 소득의 고정비율을 연금저축에 기여해야 하므로, 징벌적 세금 벌금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덜 버는 것이다 - 표준 퇴직연령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노동을 멈추는 것이다. 2023년 3월에 발표된 연금규정 변경으로 인해 이러한 이탈이 느려질 수 있지만, 실제로 적용되는데 몇 년이 걸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데믹 관련 탈진과 실질임금 하락으로 인한 소진(burnout)과 사기저하로 인해 적절한 인정과 보상을 받고 NHS를 일할 곳으로 추천하는 직원의 비율이 감소했다. 파업 행동이 대부분의 의료인에게 최후의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NHS 노동자들의 임금요구를 실질임금 하락의 합법적인 문제를 인정하기보다 인플레이션의 문제로 규정하여 사기를 더욱 떨어뜨렸다. NHS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NHS와 영국 시민 간의 암묵적 동의는 케어의 일부 배급제도(rationing), 서비스 가용성의 지역적 차이, 종종 노후되고 낡은 시설에도 불구하고 의료 응급상황의 경우 구급차가 신속하고 도착하고, 보험카드 없이도 병원에서 양질의 케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합의는 깨졌고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 조사에 참여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급여가 생활비에 부합하지 않으며 근무조건이 종종 견딜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파업 의료노동자를 지지한다. 많은 영국인들에게 전체 시스템이 고장난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를 수리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는 거의 없다. 두 주요 정당 모두 정부 자금지원 증가가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며 NHS "개혁"을 요구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이러한 개혁의 형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NHS는 지속가능한 균형에 도달하지 못한 채 여러 차례의 구조개혁을 거쳤다. 보수당 정부는 환자들을 민간 헬스케어로 몰아넣고 2계층 시스템(two-tier system)을 도입하기 위해 NHS에 고의로 자금을 적게 지원한 의심을 받고 있다. 그것이 의도라면 민간 자본이 더 많은 시설건설을 지원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임상직원은 NHS에서 수년간 교육을 받을 것이며 직원 배치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무시한다. 더 나은 통합 의무기록시스템 및 질병 예방에 대한 초점과 함께 1차 케어와 병원 기반 및 사회적 케어(social care)의 더 나은 통합이 시급하다는데 광범위한 동의가 있다.

그러나 전체 의료시스템은 새로운 정부가 통합, 병원 개조 및 인력 확장에 필요한 추가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는 확신 없이 정부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 NHS 상태는 환자들에게는 많은 고통을, 이미 지친 의료인에게는 좌절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다른 국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75년 전 영국은 의료서비스를 "케어 시점에서 무료"로 만들고 집단 과세로 비용을 지불하는 최초의 대국이 되었으며, NHS는 형평성 및 비용 통제라는 이름으로 헬스케어 제공에서 이익 동기(profit motive)를 제거하려는 다른 많은 시스템에 모델이 되었다. NHS와 마찬가지로 이 패러다임도 마찬가지다.

시사점

ㆍ영국 NHS의 낮은 투자로 위기가 지속되고 있음

ㆍ더 나은 통합 의무기록시스템 및 질병 예방에 대한 초점과 함께 1차 케어와 병원 기반 및 사회적 케어의 더 나은 통합이 시급함

출처원 : At Breaking Point or Already Broken? The National Health Service in the United Kingdom 

David J. Hunter. n engl j med 389;2 nejm.org. July 13, 2023. DOI: 10.1056/NEJMp2301257
https://www.nejm.org/doi/pdf/10.1056/NEJMp2301257?articleTools=true

* 본 컬럼은 의료기기를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의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및 연구보고서 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의료기기 관련 보건의료정책 마련에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주 발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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