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운 진출을 위해 최신 동향 파악, NHS 관계자 네트워킹이 필요

시장동향

2020년 기준 영국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690억 파운드로, 전 세계 헬스케어 시장의 약 5%를 차지한다. 고령화, 만성 질환 증가 등의 요인으로 헬스케어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영국 인구 중 65세 이상은 18%이며, 당뇨병 환자는 400만 명, 신장병 환자는 200만 명, 암 환자는 300만 명에 이른다.

다른 국과들과 달리 영국은 1948년부터 국내 거주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헬스케어는 국가 기관인 국가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가 담당하는데, 영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1차 진료기관(GP, General Practicioner) 및 2차 의료기관의 서비스를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 때문에 NHS는 세계에서 5번째로 규모가 큰 기관이며, 영국 전체 헬스케어 지출의 80%를 차지한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의료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NHS 재정이 크게 약화됐고, 이 때문에 전반적인 서비스의 질이 낮아졌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최근 영국 정보는 혁신을 통한 의료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98~2020년 영국 헬스케어 지출 증가율>
(단위: %)

[자료: ONS]<br>
[자료: ONS]

재정악화 이슈가 있기는 하나, 여전히 영국 헬스케어 공공조달 분야는 영국 전체 공공조달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다. 게다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공 헬스케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져 공공조달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음에도 많은 기업들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영국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시장 이해도와 더불어 제품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국 헬스케어 조달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영국 헬스케어 시장 진출방안

다음은 영국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는 다섯 가지 방법이다. 진출 방법과 더불어 헬스케어 시장 조달 방법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1) NHS 입찰

영국에 있는 크고 작은 수요는 NHS supply Chain(NHSSC)로 모이는데, 이 중 일정 기준 미만의 수요는 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NHS의 공급망 내에서 공급자가 결정될 수 있다. 반면, 1만 파운드 이상의 중앙정부 계약 또는 2만5000파운드 이상의 공공계약에 대한 건은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입찰 공고가 올라가면 관련 기업들은 입찰 내용을 확인한 후 참가 여부를 결정한다.

영국 입찰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크게 일반경쟁과 제한경쟁 입찰이 있다. 일반경쟁은 사전자격 심사아 같은 절차 없이 모든 기업에 열려있는 입찰이다. 반면 영국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제한경쟁은 사전자격 심사(Pre-Qualification Questionaire, PQQ)를 거쳐 통과한 기업만 후보자로 선정하는 입찰이다. 사전자격 심사를 통과한 후에도 선정되기까지 Invitation to Tender(ITT), 인터뷰 등 여러 단게가 남아있지만, 사전자격 심사가 입찰을 시작하는 가장 주요한 관문이다. 1만 파운드 이상인 영국 내 모든 공공조달 입찰정보는 Contract Finder(www.contractsfinder.service.gov.uk)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NHS 조달 공공의 경우, 게시 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공고 확인 후 입찰을 준비하면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현지 전시회, 세미나 등을 통해 최신 정보를 상시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과거 올라왔던 공고이나 계약 기간이 만료돼 가는 경우 새로운 공급자 선정 공고가 올라올 확률이 높으므로, 가능성 있는 계약을 추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입찰의 경우 NHS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사업 경험 및 래퍼런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영국 내 사업경험이 없는 우리기업이 선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

2) 프레임워크 협정을 통한 진출

이 외 영국 NHS는 입찰에 프레임워크 협정(Framework Agreement) 방식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레임워크 협약은 하나 이상의 공급자가 일정 기간 낙찰된 계약을 규율하기 위한 가격 및 예상수량과 같은 조건을 설정하는 협약으로, 일반적인 입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러 수요기관들을 대표로 NHS가 입찰 공고를 내면 해당 수요에 맞는 기업들이 입찰에 참가한다. 충분한 수의 공급기업들이 참가하면 수요자는 각 공급자들의 입찰서류를 심사한 뒤, 통과된 기업들에 한해 '승인된 공급망 리스트(list of approved suppliers)'를 생성한다. 그 후 수요기관은 제품 및 서비스 수요가 있을 때마다 이 리스트를 활용해 공급자를 지정할 수 있고, 승인된 공급망 리스트 내에서 소규모 경쟁입찰을 진행할 수도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수요가 있을 때마다 공급자를 찾아보지 않아도 돼 효율적이고, 공급자는 승인된 공급망 리스트에 편입되고 나면 안정적으로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온다는 장점이 있다.

프레임워크 협정은 일반적으로 4년간 지속되며, NHS는 홈페이지에 공공조달 및 프레임워크 협정 리뉴얼 시기 등을 매달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또는 프레임워크에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NHS Supply Chain에서 각 카테고리별 프레임워크에 등록된 기업 명단을 공개하기 때문에 프레임워크 내에 있는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조달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
* 관련 링크: Procurement and Savings Calendar » NHS Supply Chain

문제는 입찰에 참가하거나 프레임워크 협약을 따내 승인된 공급망 리스트에 포함되더라도 100퍼센트 납품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찰은 참가한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선정돼야 하고, 승인된 공급망 리스트에 포함된 것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할 뿐이다. 따라서 NHS 공급망에 편입되고자 하는 기업들은 여러 방법을 활용해 진출기회를 엿볼 필요가 있다.

3) 지원 기관을 통한 진출

영국 정부는 의료 시스템 혁신을 위해 혁신 제품과 서비스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따라서 혁신 제품 및 서비스를 취급하는 우리기업은 아래 지원기관을 활용할 수 있다. 

NHS 산하기관 중 하나인 AHSN은 혁신 기업들이 NHS 공급망에 편입되는 것을 지원한다. NHS는 기존의 수요를 파악해 공급자를 매칭시키기 때문에 신기술이나 이를 접목한 제품은 NHS 공급망에 진입하기 까다로운데, AHSN은 이런 혁신기업들의 공급망 편입을 지원한다. 혁신기술 도입과 함께 NHS의 서비스를 한층 더 성장시키기 위해 AHSN은 혁신기업이 NHS의 체계를 이해하고 수요에 맞는 제안을 하게 지원하고, NHS 관계자와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지닌 기업은 AHSN 웹사이트에 자사를 등록한 후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받아보고 지원받을 수 있다.
* 링크: Home - The AHSN Network

또 다른 정부출연 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Research, NIHR)은 임상실험 네트워크(Clinical Research Network, CRN) 프로그램을 통해 후기 단계에 놓인 제약회사, 매드테크 기업들의 임상실험을 지원한다. 일례로 한 기업이 A 질병에 대해 연구를 진행코자 하는 경우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유병률이 높은 곳, 연구 활동이 활발한 곳을 추출하고, 협력할 NHS 기관이 어떤 곳인지 확인할 수 있다. 임상실험을 통해 적합한 제품이 개발되면 CRN은 해당 제품이 사용될 만한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등 사후 지원까지 함께하고 있다.
* 링크: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Research | NIHR

위 두 기관은 2021년 KOTRA 런던 무역관에서 진행한 헬스케어 진출 웨비나에 참석해 기관 소개 및 지원사항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두 기관 지원사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웨비나 영상 및 해외시장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웨비나 링크 : KOTRA 스마트 헬스케어 영국진출 웨비나 - YouTube
* 해외시장뉴스 링크 : 현장·인터뷰 - KOTRA 해외시장뉴스 뉴스 | 현장∙인터뷰

4) NHS 공급망 기업 인수를 통한 진출

자금력이 확보된 기업이라면 이미 공급망에 편입돼 있는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보다 수월하게 영국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KOTRA 런던무역관은 국내기업의 인수합병 매물발굴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 NHS 공급망 기업 인수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은 KOTRA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가 등록을 하고 지원받을 수 있다.

5) 개별 의료시설 판매

영국 의료 관련 지출의 80%가 NHS를 통해 이뤄지지만, 개별 GP, 치과, 약국 등에서 소규모로 필요한 물건은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따라서 개별 의료기관의 수요를 파악해 판매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출이 가능하다. 다만 이런 방식의 진출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국내에 있는 업체가 개별 기관의 수요를 파악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개별 수요를 통한 진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게다가 소규모 의료시설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대부분 영국 현지기업 제품 조달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요가 있더라도 선택받기 쉽지 않다.

그러나 미용성형 시장의 경우 개별 수요가 비교적 더 많고, 영국 내 한국 제품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진출할 수 있다. CCR, FACE 등 미용 시술 관련 학회에 참석해 의료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쌓고, 핸즈온 트레이닝을 통한 제품력을 잘 홍보한다면 진출길이 열릴 수 있다.

관련 행사

영국 헬스케어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계자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헬스케어 관련 여러 세미나, 전시회, 행사 등에 참석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래 두 행사는 NHS의 지원으로 개최된다.

1) Healthcare Excellence Through Technology(HETT)

HETT는 헬스케어 산업 전문가들이 헬스케어 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의료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행사다. 본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의료 서비스 분야 기술 혁신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최신 기술들을 다수 소개한다.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 및 NHS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기 때문에 HETT 와 같은 행사 참석을 통한 네트워크를 늘릴 수 있다.

2023년 HETT는 9월 26일, 27일 이틀간 런던 ExCel 전시장에서 열린다.
* 링크: Digital Health Conference Brought To You By HETT Show

2) Leading Healthcare Through Innovation(LHIS)

LHIS는 혁신을 통한 선도적 의료 서비스를 주제로 개최돼 다양한 기술과 솔류션이 어떻게 헬스케어 산업을 발전시키는지 보여준다. HETT와 비슷하게 헬스케어 산업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해 혁신적인 기술 및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헬스케어 서비스의 질과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한다.

2023년 LHIS는 5월 23일 런던 QEII 센터에서 개최됐으며, 많은 NHS 관계자 및 공급망 기업들이 연사로 참석했다.
* 링크 : Leading Healthcare Innovation Summit | CPD certified | HETT Show (lhisummit.co.uk)

유의 사항

영국 내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아래는 런던무역관에서 진행한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조달관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질문)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별도의 자격요건이 있을까요?

(답변)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요건 관련해서는 우선 던스(DUNS) 번호를 받아야 합니다. 던스 번호는 영국만의 것은 아니고 다국적 기업 신용정보회사인 Duns&Bradstreet에서 발급해 주는 번호입니다. 국제 거래에서 신뢰성을 인정받기 위한 번호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됩니다. 보통의 경우 영국에 사업자 등록을 하면 던스 번호는 자동적으로 발급이 되게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벤더 등록입니다. 벤더 등록은 CCS eSourcing tool에 들어가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입찰에 벤더 등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영국 조달청(Crown Commercial Service)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등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필요합니다. 벤더 등록 절차는 복잡하지는 않아서 회사명, 던스번호, 프로필 정도 등을 입력하면 가입이 가능합니다.

세 번째는 기본적인 마킹 및 인증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이 EU에 속해있었을 때의 CE 마킹, 브렉시트로 영국이 EU를 탈퇴한 이후의 UKCA 마킹이 되겠습니다. 

이외에도 영국 법령상 인증이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에 정한 바에 맞추어 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 인터뷰 링크: 현장·인터뷰 - KOTRA 해외시장뉴스 뉴스 | 현장∙인터뷰

시사점

정부에서 지출을 담당하는 만큼, 영국 헬스케어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많다. 또한 영국의 공공조달은 금전적 가치를 넘어 사회적, 환경적 가치도 고려하기 때문에 공공조달을 통해 진출을 꿈꾸는 기업은 제품력뿐만 아니라 ESG 경영도 실천한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Healthbid Tender Specialist Tom Sheppard는 ‘많은 기업이 NHS 공급망에 진출하기까지 여러 도전을 거친다’며 ‘NHS 공급망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입찰 공고가 자신의 제품 및 서비스에 적합한지 철저히 검토한 후 참여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착각하는 점이 NHS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영국 전역에 납품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라 지적하며, ‘납품하는 기관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어떻게 접근할지를 구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 NHS, healthcare tenders, Tussell, KOTRA 런던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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