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health policy insight

● [Health Policy Insight 376회]

유럽의 의료기술 조달 프로세스

의료기기는 임상 진료 및 홈 케어에서 점점 더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환자와 간병인에게 건강과 삶의 질 혜택을 제공한다. 진단기술과 같은 의료기기는 의료공급자가 보다 정확하고 시기적절한 진단을 수행하여 의료 결과뿐만 아니라 진료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strong>▲ 이 상 수<br>Medtronic North Asia<br>(Korea and Japan)<br>대외협력부 전무</strong><br>
▲ 이 상 수
Medtronic North Asia
(Korea and Japan)
대외협력부 전무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혜택이 유럽의 헬스케어 시스템 내에서 실현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예를 들어, 영국의 헬스케어 시스템을 검토한 결과, 영국 국립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는 새로운 의료기술을 늦게 서서히 채택하고 NHS 전체에 걸쳐 보다 빠르고 일관된 기술 확산을 요구했다.

이러한 발견의 측면은 기술 채택이 가변적이고 예측할 수 없으며 분리된 정책 추진계획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다른 유럽 헬스케어 시스템의 특징이다.

기술 확산 및 채택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조달(procurement, 환자 케어에 사용하기 위한 기술 및 서비스의 구매)은 프로세스에서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의료기기 조달은 공공 및 민간 부문과 입원환자 및 외래환자 환경에서 사용되는 제품 전반에 적용된다.

그것은 헬스케어 시스템의 다양한 수준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기술의 사용자와 생산자 간의 역동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포함하는 복잡한 프로세스이다. 구매자(예를 들어, 정부 및 병원)는 공급자 간의 혁신 프로세스를 자극하기 위해 요건을 제시하고 수요의 힘(demand power)을 행사한다.

구매자는 또한 최종사용자(예를 들어, 의사 및 환자)의 중개자 역할을 하여 건강의 니즈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기술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조달은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의 효율적이고 투명한 구매를 통해 혁신을 지원하고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조달 환경의 공급 및 수요 측면 모두에 적절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재정 활동, 즉 의료보장 및 험급여와 적절하게 일치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다.

일부 연구자는 의료기기 부문의 공급 측면의 혁신적 역량과 '기업가 정신'이 강력하고 활기차지만, 수요 측면에는 잘못 정렬된 지불보상 시스템, 이해충돌 및 데이터 격차와 같은 약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근본적으로 앞서 언급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조달이 수행되는 방식과 앞서 언급한 목표를 지원하는 실행에 대한 이해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특히 비교 관점에서 유럽의 의료기기 조달 정책 및 실행에 대한 최소한의 실증적 연구가 있었다. 본 논문은 유럽 5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및 스페인)의 공공 의료기기 조달을 살펴보고 시스템 간의 주요 유사점과 차이점을 식별하여 이러한 격차를 다루었다. 

유럽의 국가 조달 정책은 새로운 의료기기의 효율적이고 시기적절한 채택과 접근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지금까지 다른 국가에서 채택한 조달 실행(procurement practice)에 대한 논의는 거의 또는 전혀 없었다. 본 논문은 유럽 주요 5개국의 의료기기 조달에 대한 최초의 비교 연구이다.

어떤 구매 메커니즘이 마련되어 있는지, 어떤 행위자(actors)가 관련되어 있는지, 조달 실행이 의료보장 및 보험급여 정책과 잠재적으로 어떻게 교차하는지 연구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가별 접근 방식 간의 중요한 유사점과 차이점을 강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모든 국가는 구매 및 사용을 위한 의료기기 목록에서 재무 시스템(financing systems)의 변경에 이르기까지 조달 실행에 영향을 미치거나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직간접 규제 및 정책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이러한 조치가 비용 억제 및 구매의 투명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의료기기 조달의 실질적인 개선을 촉진하는 효과성은 불확실하다.

예를 들어, 의료 원조(medical aids) 조달에 적용되는 독일의 참조가격제(reference pricing)는 의약품의 맥락에서 관찰된 것과 비교하여 비용 억제에 중간 정도의 영향을 미쳤다. 채택을 촉진하기 위해 고가의 기술에 지불하는 추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 추가적 지불보상(additional payments)이 도입되었지만, 확산 및 접근성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한 지불보상은 가능한 비용 영향에도 불구하고 적격 기술의 구매를 장려할 수 있다. 또는 그러한 지불보상이 지역적으로 결정되는 경우(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슬관절 치환술), 자금조달 방식 및 접근성에 지리적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조달 목록이나 데이터베이스 사용이 실제로 어떤 기술을 구매하는지에 대한 영향을 명시적으로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지역 당국이 자원 할당 의사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는 보다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여러 국가에서 목격되는 추세는 구매 메커니즘 및 활동의 중앙 집중화를 향한 움직임으로, 구매자에게 협상력을 높이고 더 큰 규모 경제를 달성하려는 욕구를 반영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이러한 추진계획이 서비스 공급자 간의 컨소시엄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구매를 중앙 집중화하기 위해 국가 및/또는 지역 그룹이나 조직을 설립했다.

특히 후자의 접근 방식은 지방 및 지역 당국이 구매 활동에서 점점 더 중요한 주체로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지된 장점에는 더 큰 비용 절감, 효율성 및 구매 전문화가 포함되는 반면, 가능한 제한점은 조정 문제, 경쟁 방해, 비용 대비 질 또는 가치 고려에 대한 불균형한 집중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의료기기 조달에 어느 정도의 분산화 또는 중앙 집중화가 최적인지에 대한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 경쟁 입찰 또는 공개입찰 절차는 5개국에서 가장 자주 사용된다(독일에서는 비참조가격 제품(non-reference priced products)의 경우).

입찰에 사용되는 기준은 기술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이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경우 결정은 가격-경쟁에 따라 이루어지며 제품 질의 차별화는 부차적인 역할로 축소된다.

이는 잠재적으로 더 높은 질 또는 성능을 가진 기술에 대한 환자 접근성에 장단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제조업체의 인센티브는 혁신적 치료법의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보다 생산 비용을 줄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여러 국가에 걸쳐 조달 정책이 개선될 수 있는 여러 영역을 제안한다.

첫째,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대규모 구매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많은 사용량(high-volume), 널리 배포되거나 성숙된 기술(예를 들어, 요실금 패드)과 같은 특정 유형의 의료기기에 대해 보증되거나 심지어 바람직할 수 있지만, 조달에 대한 '두루 적용되는(one size fits all)' 접근 방식은 상이한 환자 집단의 다양한 니즈를 해결하는 전문화된 제품(specialized products)을 간과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러 제품에는 보다 동적이고 유연한 계약이 필요다.

대량 구매가 적절한 경우에도, 국가 또는 지역 당국이 공급업체의 다양성 수준을 달성하여 다양한 최종 사용자의 요건을 가능한 한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논의한 바와 같이, 연구 대상 국가에서 주로 가격 및 비용 고려사항에 기반한 구매가 명백했으며, 이는 동등하게 중요한 다른 광범위한 기준을 무시한다.

실제로 품질, 의사의 수용도, 혁신 수준 및 보조 서비스와 같은 다른 측면도 조달 결정에 고려해야 한다. 가격에 초점을 맞추면 비용이 낮아질 수 있지만, 환자와 의료공급자가 부여하는 기술의 다른 속성을 적절하게 고려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더 오래되고 더 저렴한 치료법에 대한 조달에 초점을 맞추게 되며, 그 중 일부는 구식이거나 비효율적이거나 비효과적일 수 있으며, 혁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및 다른 국가에서 '근거 기반 조달(evidence-based procurement)' 이용을 강화하면 조달 모델을 비용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국가 보험급여 및 가격 결정에서 의료기술평가(health technology assessment, HTA) 및 가치기반 가격책정(value-based pricing)을 이용하려는 유사한 움직임과 일치한다.

가치 기반 접근 방식(value-based approach)의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개념은 약속과 도전과제 모두를 예고한다. 혁신에 대한 더 큰 효율성과 지원이 뒤따를 수 있지만, 특히 두 가지 유형의 기술 간의 몇 가지 고유한 차이점으로 인해 의약품에 적용되는 평가 접근 방식이 의료기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방법론적 장애물이 있다.

기술적인 도전과제 외에도 이러한 접근 방식을 사용하려면 국가기관과 구매그룹 간의 조직 역량과 자원이 증가해야 다.

개선이 필요한 또 다른 영역은 대부분의 국가가 비교적 약한 조달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으며, 고도로 숙련된 구매자가 부족하고 공급을 효과적으로 하고 더 큰 책무성(accountability)을 보장하는 계약이 자주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국은 '세계적 수준의 위임(world class commissioning)'과 ‘NHS New Stage Review’의 구현을 강조하여 이러한 이슈 중 일부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가치 기반 조달 전략이 채택되면, 국가 및 지역 조달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조달을 지원하고 촉진하기 위해 주요 조달 행위자(actors) 간의 더 큰 협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특히 '첨단 기술' 의료기기(예를 들어, 스텐트)의 경우 의사가 기술 채택에 영향력 있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달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때때로 제한적이거나 반동적 (reactionary)이다.

게다가 구매 그룹이나 조직의 설립은 의사의 참여를 줄일 수 있다. 의사의 임상 전문지식과 환자의 니즈 및 선호도에 대한 지식을 감안할 때, 조달에서 의사의 보다 공식적인 역할은 유익하며 비용뿐만 아니라 건강 고려 사항에 기반한 채택 결정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 병원과 기술 공급업체 간에 개선된 대화와 협력도 요구된다.

새로운 의료기기의 공급과 수요를 통제하기 위한 메커니즘 도입은 경우에 따라 이러한 행위자 간의 협력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며 이러한 협력에는 조달 정책과 실행이 적절하게 국가 헬스케어 우선순위 및 기타 부문별 목표와 조정되도록 정부가 참여해야 한다.

시사점

ㆍ 많은 이해관계자 그룹이 구매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조달된 기술이 환자의 니즈를 가장 잘 충족하고 국가 헬스케어 우선순위 및 기타 부문별 목표와 일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정부의 더 크고 공식화된 역할이 필요함

ㆍ 모든 국가 조달 시스템의 일반적인 주제는 비용 억제에 중점을 두었지만 기술 정책의 다른 영역(예를 들어, 의료보장 및 보험급여)과 마찬가지로 질 및 건강 결과와 같은 더 넓은 범위의 기준에 따라 구매 결정을 내리면 정부가 비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를 달성하고 유익한 혁신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뒷받침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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