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재등장과 원격 진료 확대, 첨단기술산업의 헬스케어 혁신 주도

2023년 디지털 헬스 트렌드 전망

디지털 헬스라는 단어가 더 이상 생소한 표현이 아니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헬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에 열광했던 것처럼 '디지털 헬스'는 과대 포장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이 희 열
벤처블릭
대표이사

세련되고 트렌디하면서 기술적으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처럼 들리지만 진정으로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디지털 헬스 혁신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삼성, LG, IBM 등과 같은 초일류 기업도 한때 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술 산업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었던 IBM이 작년 초 헬스케어 사업에서 손을 뗐는데 이는 헬스케어 산업이 그만큼 고도로 전문화된 분야임을 보여준다. 디지털 헬스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겠지만, 2023년 디지털 헬스 트렌드 5가지를 전망해 본다.

하나. 비대면 진료의 재등장

최근 들어 재택근무 등으로 인한 온라인 회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의료계에서도 환자와 의사가 직접 마주하지 않은 상태의 비대면 진료가 다시 유행할 것이다.

비대면 진료의 개념은 5-60년대부터 존재했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은 비대면 진료의 장점을 직접 경험했고, 이제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아직 비대면 진료의 실효성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있지만 팬데믹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음은 충분히 입증됐다.

이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에 들어 비대면 진료 수요가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 원격 진료의 확대

텔레헬스(Telehealth) 등과 같은 원격 진료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다만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는 원격 진료를 허용하지 않지만 COVID-19 긴급 조치로 인해 일부 가능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불법행위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 진료의 이점이 분명했던 만큼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서는 원격 진료의 허용을 검토 중이고, 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원격 진료가 이미 진료 방법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셋. 글로벌 공급 이슈

다시 말하지만, 팬데믹이 계속해서 유행하고 있고 미국-중국 간 충돌, 우크라이나-러시아 사이의 전쟁과 같은 예상치 못한 갈등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의료 공급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의약품 및 장비 부족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불행하게도 의료 제품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으로의 적절한 제품 공급 역시 계속 어려울 것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디지털 통합으로의 새로운 혁신 모델은 공급 문제를 완화하고 최적의 능률과 비용 효과성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넷. 의료 종사자의 번아웃 해소

이미 기존에도 의료 전문가는 항상 부족한 상태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 후유증으로 인해 미치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감염병 발생에 대한 위험은 현실로 다가왔고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의료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제는 많은 국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고, 아마도 팬데믹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정신 건강 및 의료 종사자의 모니터링 등과 같은 기술로 번아웃을 줄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노동 집약적인 작업 활동을 줄이는 것이다.

다섯, 첨단기술산업의 헬스케어 혁신 주도

대부분의 헬스케어 혁신은 헬스케어 산업 내에서 나왔지만 앞으로는 여러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헬스케어 혁신을 기대할 만한 기술이 나올 것이다.

어느 분야이든 환자 관리 개선을 위한 기술이 있다면 차세대 의료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 기술과 경험을 통한 협업으로 진정 의미 있는 혁신을 만들 것이다.

예컨대 60년대 이전에는 반도체가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 될 줄 아무도 몰랐지만 지금은 자동차 개발에서 반도체 사용이 그 무엇보다 중요 해졌다.

디지털 설루션은 이제 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특정 장소와 시간을 구애받지 않고 서로 연결하고 학습하도록 도울 것이다. 앞으로 어떠한 헬스케어 혁신이 나오게 될지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경제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고 표현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헬스케어 분야만큼은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

고령화 등과 같은 글로벌 트렌드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성장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국 헬스케어 산업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내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헬스케어 혁신을 이루어 내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투자 모금이 어려워 없어지거나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많다. 또한 헬스케어라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실패 확률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앞으로의 헬스케어 혁신에 기여하고자 지난 30여 년간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벤처블릭이란 회사를 창업했다.

벤처블릭은 유망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의료 전문 투자자와 연결해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돕고 헬스케어 혁신을 함께 만들어 내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벤처블릭 플랫폼을 통해 스타트업과 의료전문 커뮤니티를 연결해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투자기회 및 검증 등을 얻을 수 있다.

특정 한 나라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 다양한 스타트업과 의료 전문 투자자들이 벤처블릭 플랫폼을 통해 활동할 수 있도록 싱가포르를 본사로 두고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동시에 지사를 설립했다.

최근 KMDIA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국내 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함께 손을 맞잡은 만큼 좋은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JP Morgan에서는 최근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특별 부서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는 전통적 금융전문 회사 또한 기존의 투자 방식을 넘어 초기 스타트업 투자의 유망함을 보여주고 있다.

연초 출시 예정인 벤처블릭 플랫폼 내 선정될 스타트업을 위해 글로벌 사전등록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미 6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25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신청 중이며 이중 절반 정도의 회사가 디지털 헬스 분야이다.

그만큼 앞으로 디지털 헬스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 모델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고 신성장 동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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