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미국 바이오 산업, 코로나19가 불러온 디지털 헬스 시대"

미국 바이오 산업의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코로나19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며 일으킨 피해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였고 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로운 질병 앞에서 거의 모든 국가들은 속수무책이었고 이에 대항하기 위하여 바이오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급진적인 대응을 취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존 헬스케어 시스템의 붕괴에 가까운 상황은 가장 보수적인 분야 중 하나인 의료 분야에 있어서도 빠른 변화를 강제하게 되었고 그 대표적인 결과물은 모두가 그 혜택을 보고 있는 mRNA백신을 들 수 있다. 기존의 백신 개발 과정은 임상 시험의 시작에서 승인까지 거의 10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mRNA백신의 경우, 물질 개발부터 사용승인까지의 전 과정이 1년 이내에 완료되었다. 정부는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미국 FDA는 긴급사용승인(EUA)와 함께 부작용에 대한 광범위한 면책권을 이례적으로 부여하였고 학계는 관련 코로나19 유전자 서열과 같은 중요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하였으며 제약업계 역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신기술을 도입하여 새로운 질병에 대응하였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디지털 가속

서두에서 이야기한 백신개발을 시작으로 코로나19는 바이오 산업계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기존 대면진료가 한계에 봉착한 상황 속에서 확산된 원격의료의 경우로, 괄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의료서비스 공급자인 의사들을 대상으로 미국의사협회(AMA)에서 실행한 조사 보고서(‘22년)에서도 약 60%의사가 원격의료가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는 점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Deloitte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대상 조사에서도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 진료에 있어서는 원격의료에 대한 이용희망 비율이 과반수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사회 전반에 있어 디지털 헬스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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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하여 FDA 역시 디지털 헬스 분야의 확산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관련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 시장

미국 바이오산업의 디지털화에 따른 산업을 기존 분야와 구분하여 디지털 헬스 산업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데 조사전문기관인 Frost & Sullivan은 디지털 헬스 산업을 크게 헬스케어 IT와 텔레헬스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헬스케어 IT는 IT인프라나 이를 포함한 솔루션을 활용하여 의료전문가를 지원하는 분야(Clinical: 차트관리, 신약개발, 진료, 임상실험 등)에서부터 개인들의 일상에서 건강을 보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Non-Clinical: 심박수, 운동량, 수면상태 등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General Electric의 자회사인 GE Healthcare의 경우, 의료영상·정보, 진단, 모니터링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Oracle은 최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HER(electronic health record) 벤더인 Cerner를 인수하며 헬스케어 IT 분야에 진출하였다. 3M은 Healthcare RCM(Revenue cycle management) 시장에 진출하여 의료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IT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투자를 받은 Gritstone Oncology는 AI 머신러닝을 기반 면역치료 백신을 개발사로 헬스케어 IT의 분야는 과거 의료행정처리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Clinical 헬스케어 IT의 경우, 전자치료제의 FDA 승인과 함께 현지 대기업도 관련 사업본부를 마련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현지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 대표에 따르면 "미국 FDA 기준이 정비되면서 디지털 치료제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들의 디지털헬스 분야 진출이 점차로 늘고 있고 관련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로 향후 1~2년 내에 해당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미국 시장에는 애플워치, 핏빗 등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기초대사 측정기기에서부터 뇌파를 측정하여 명상이나 수면을 돕는 장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어 있다. 

텔레헬스는 앞서 서술한 바 있는 원격진료가 대표적으로 네트워크 기반 솔루션을 이용한 의료산업 분야 관계자(의사, 환자, 보험사 등)을 연결하는 서비스 시장을 뜻한다. 미국의 경우에 TELADOC, SESAME을 비롯하여 다양한 원격진료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으며 기존 미국 건강보험 체계와 연계하여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미국 디지털 헬스 시장 규모

미국의 디지털 헬스 마켓은 2021년 기준 전 세계 디지털 헬스 시장의 약 39.4%를 차지하며 700억 달러 규모로 조사기관인 Statist에 따르면 2024년까지 연평균 약 30%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 수단으로서 의료 분야의 디지털화와 혁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민간 부분의 디지털 헬스 분야에 대한 투자확대 역시 관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밸리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21년 바이오 분야 VC투자 금액은 총 724억 달러로 그중 59%인 426억 달러가 헬스테크, Dx 등 헬스케어 IT 분야에 투자되었으며 이는 20년 대비 186% 증가한 금액이다.

디지털 헬스 산업의 핵심 – 디지털 바이오 마커

병원 내 관리시스템에서부터 환자와 소비자를 원격으로 이어주는 플랫폼, 소비자가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도와주는 IT기기에서부터 각종 의료 정보나 도움제공 하는 모바일 앱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헬스 시장은 그 활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시장성도 매우 크다.

그렇다면 디지털 헬스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뛰어난 의사나 엔지니어, 풍부한 자본, 연구시설과 같은 하드웨어 인프라, 뛰어난 AI 기술력, 이 모두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중요한 요소들일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헬스 관련 솔루션과 제품, 서비스의 근간에 자리잡은 중요 요소는 바로 데이터이다. 디지털 헬스에서는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도 디지털 바이오 마커로 표현되는 데이터야 말로 산업을 지탱하는 기초 단위라고 할 수 있다.     

IT기기의 보급과 새로운 바이오 기술의 등장으로 인하여 현재는 수많은 바이오 마커를 수집하고 측정·평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조사전문기관 Frost & Sullivan은 디지털 바이오 마커를 2022년 유망기술 50가지 중에 하나로 꼽았고 관련 시장 규모는 2022년 26억 달러에서 2026년 90억 달러로 연평균 35.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디지털 바이오마커 시장의 약 70%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316건의 특허(전세계 관련 특허의 24%)가 등록 되어있다.

시사점

바이오산업의 디지털화가 진행될 수록 제약,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클라우드, AI 등 신기술의 도입과 적용 여부가 시장에서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며 디지털화된 바이오 정보에 대한 보안과 프라이버시 이슈 역시 관련 업계에서 신중히 다루어야할 주제로 산업 간의 연계가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기술 컨설팅전문기관인 가트너에서는 2022년 대표 기술 트렌드로 Data Fabric, Cybersecurity Mesh, Privacy-Enhancing Computation, Cloud-Native Platforms, Decision Intelligence 등을 제시하였는데 이 기술들 모두가 디지털 헬스 산업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더욱 넓은 시야에서 산업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재 디지털 헬스시장에 주도적인 기업이나 통일된 기준이 명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 속에서 볼 때, 디지털 바이오 마커와 같이 디지털 헬스 산업의 근간에 위치한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구축하는 기업이 향후 바이오 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정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기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전략적으로 미국 정책연구기관들과의 공조 또는 협조를 통하여 그 표준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자료 : 미국의사협회, Deloitte, FAD, Frost&Sullivan, apple, Choosemuse, SESAME, PlushCare, TELADOC, statista, Karger, Gartner,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작성자 : 실리콘밸리무역관 김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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