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의료기기의 날 기념 특집기고

<strong>▲ 길 영 준<br>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br>혁신산업위원회 <br>스마트융복합분과장<br>(휴이노 대표이사)</strong><br>
▲ 길 영 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혁신산업위원회
스마트융복합분과장
(휴이노 대표이사)

의료기기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디지털 헬스케어 핵심가치가 ‘치료에서 예방으로 이동’,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진화’ 같은 환경변화 속에서 병원 중심의 치료 생태계가 환자 중심의 생태계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고 원격의료와 같은 핵심 산업 영역에서도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핵심 요인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 생태계 변화 △혁신적인 첨단 기술의 발전 △규제 환경의 변화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헬스케어 관련 업체들은 사업모델 재검토가 불가피해지는 반면 기술기업 기반의 스타트업이 산업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 생태계가 변화하는 내용에 대해 부연 설명하자면, 과거에는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회사가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의료기관이 환자를 치료하는데 의료비의 대부분이 사용됐다. 치료에 중점을 두던 제약회사들과 의료기관들이 조기진단과 예방사업에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약회사는 조기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만성질환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제약사들과 의료기관들은 자연스럽게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산업의 변화는 전통적인 제약산업과 치료 중심의 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디지털헬스케어산업에서 예방 중심의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인의 연속된 생체신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환자의 생체신호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볼 수 있어야 발병률을 예측하고 실질적인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가지는 연속된 생체신호는 상당히 방대한 데이터로 생성되어 있다. 이를 의료진이 직접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료진을 대신해서 방대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판단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이다.

나아가서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측정-통합-분석해 진단을 보조해 주는 기술은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여 주는 것뿐만 아니라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을 우선순위를 정해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혁신적인 첨단 기술의 발전은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전통적인 의료기기들을 대체하는 사용하기 편하고 휴대가 용이한 웨어러블 의료기기들이 계속해서 시장이 진출하고 있고, 사용자들도 이런 기술을 손쉽게 받아들이고 사용성에 만족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 기술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핵심 가치로 자리 잡으며 보수적인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의 주목을 받는 한편 많은 민간 투자금이 몰리는 등 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 기술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에 의료인들의 공공의 적이 되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의료 인공지능 기술이 실제 의료환경에 적용되면서 현장에 근무하는 의료인들과 잘 훈련된 인공지능 기술이 공존해야 한다는 의견에 최근 의료 인공지능 기술은 단독으로 사용되는 제품을 넘어 의료인들의 생산성을 보조해 주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또다른 디지털 헬스케어 중에 하나로 뽑히는 원격의료 기술은 ICT 기술을 총망라하는 의료 서비스 모델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필수 의료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COVID-19으로 인해 비대면(원격) 의료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임시 허용돼 400만명이 사용했을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기술이다.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5G기반의 통신기술, 모바일에 최적화된 개발 기술, 클라우드 기반의 의료 정보 저장/전송 기술, 최고 등급의 보안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술 기반 기업들이 위 기술들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고, 이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규제 환경의 변화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진입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에도 웨어러블 의료기기 인증이 활발하게 되고, 식약처에서는 2017년 11월 미국 FDA보다 앞서서 세계 최초로 의료 인공지능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또 의료기기 국제표준을 대한민국이 앞장 서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이는 국내 대표적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만든 의료기술이 식약처의 인증 성과와 맞물려 대한민국이 의료기기 시장을 글로벌에서 선도하고자 하는 모습이 투영됐다고 볼 수 있다.

미국 FDA에서 정의한 ‘디지털 헬스케어’ 범위는 모바일 건강 관리, 건강 정보 기술, 웨어러블 기기, 원격 의료, 개인 맞춤형 의료로 정의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디지털 헬스케어 건강 관리를 도와주는 기술과 이 기술을 위해 필요한 자원(컴퓨팅 플랫폼, IoT, 분석 소프트웨어, 보안기술)이 수반되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모델이 성공을 거두고 있고, 또 앞서 나가는 모델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한 기업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렇듯 디지털 헬스케어는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나아가 예방하는 능력까지 갖춤으로써 그 효용성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의료보험이 확대돼야 한다. 최근 국내 의료보험 정책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2022년 보건복지부 고시 3호의 내용을 살펴보면, 장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조기진단 기술에 기존 보험수가 대비 400% 향상된 상대가치 점수를 부여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렇듯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에 대한 의료기기 인증과 보험수가 정책이 발맞춰 발전함에 따라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최근 K-Bio, K-Medical의 글로벌 위상은 세계 최고 의료기술 보유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은 철저하게 데이터 기술 기반(data driven)이며 유효성과 경제성이 입증된 기술이 살아남을 확률이 크다. 이 기술들에게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고 그 기술로부터 만들어진 서비스에 사용자들이 더 몰리게 되는 현상을 겪는다. 또 파편화된 헬스케어 서비스 전달 과정이 통합되어 사용자는 한 번의 서비스로 모니터링, 진단, 처방, 치료, 관리로 이어지는 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10년 뒤 대한민국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메디파나뉴스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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