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의료제품 중요성 깨달아, K-마스크 공급에 공직생활 보람 얻어

● 산업계 인터뷰 -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양진영 이사장

"죽음의 계곡 극복, 대구첨복재단을 찾아주세요"
코로나19로 의료제품 중요성 깨달아, K-마스크 공급에 공직생활 보람 얻어

양진영 전 식약처 차장이 지난 8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첨단의료제품 R&D성과의 사업화를 도와 '의료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됐다. 양 이사장은 지난해 초, 대구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일 당시 식약처에서 마스크 허가·공급을 총괄하며 대구와 인연을 맺었다. 양 이사장은 "지난 10년이 재단의 초석을 다잡는 시기였다면 지금부터는 성장을 드러내야할 시점"이라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양진영 전 식약처 차장이 지난 8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첨단의료제품 R&D성과의 사업화를 도와 '의료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됐다. 양 이사장은 지난해 초, 대구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일 당시 식약처에서 마스크 허가·공급을 총괄하며 대구와 인연을 맺었다. 양 이사장은 "지난 10년이 재단의 초석을 다잡는 시기였다면 지금부터는 성장을 드러내야할 시점"이라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대구첨복재단에 대한 간단한 소개바란다.

우리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정부가 미래 먹거리 동력으로 '의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한 공공기관이다. 재단은 항암제 등을 국산화하려는 연구를 진행하는 '신약개발지원센터', 수술로봇·진단기기 등을 개발하는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동물실험을 지원하는 '실험동물센터', 국내최초 공공기관 GMP 인증시설을 갖추고 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의약생산센터', 이 연구소들을 지원하는 '전략기획본부'로 이뤄져있다.

이사장으로서 느낀 재단의 과제는?

재단은 2010년 12월 설립됐다. 지난 10년이 재단의 초석을 다잡는 시기였다면 지금부터는 성장을 드러내야할 시점이다. 기존 국가기관과 다른 재단의 차별점은 이론적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소가 아니라 실제 제품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기관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재단은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과정을 지원한다.

현재 내시경처치구 같은 일회용 수술도구부터 MRI같은 영상장비까지 대부분의 의료기기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19년 기준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7조8천억 규모이나, 이중 62%는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언제까지 의료시장을 수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재단은 글로벌 신약과 의료기기가 국내에서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

재단의 강점은 무엇인가. 또 회원사에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나.

재단은 첨단의료기기의 설계, 시제품 제작부터 성능평가까지 개발의 전과정을 지원한다. 국내 유일의 혈뇌장벽(BBB, Blood Brain Barrier) 조절 기술, 인체유래 폐지방에서 콜라겐을 추출하는 기술 등 독보적인 기술들을 보유한 재단은 산학연병에 공동연구개발을 돕고 있다.

개발뿐만 아니라 회로기판(PCB) 설계와 제작, 표면실장(SMT), 3D 프린팅, 회로검사 등 시제품 제작 단계도 뒷받침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시험평가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성능평가부터 신뢰성시험, 생체적합성시험, 전자파적합성평가까지 한자리에서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국내 산학연병 누구나 재단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단지에 입주한 기업이라면 개발부터 평가까지 전과정을 보다 빨리, 효과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세제지원과 연구개발 예산지원도 받을 수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양진영 이사장

이사장직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식약처 차장으로 근무하며 코로나19와 최전선에서 싸웠다. 20년 봄, 대구는 코로나19 전쟁의 격전지였다. 식약처도 대구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는 마음으로 감염병과 사투를 벌였다. 당시 대구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놀랐다. 처음 겪어보는 사태임에도 일사분란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자제에도 차분히 협조해줬다. 민란은커녕 ‘턱스크’를 쓰는 사람을 시민들이 스스로 자제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재단 이사장직 공모를 봤을 때 지난해 보았던 협력의 도시 대구에서, 본인이 평생을 몸담아 온 의료와 관련된 일을 하는 곳이라면 잘 할 수 있겠다는 도전의식이 생겼다.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으로 남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의료제품 중 작고 단순하게 생각하던 진단시약이나 마스크가 얼마나 대단한지 코로나19 등장으로 깨닫게 된 일을 꼽고 싶다. 지난해 봄, 코로나19의 빠른 방역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단시약의 긴급사용을 승인해 줬다. 원래 80일 걸리던 허가심사를 7일 이내로 단축시켰다. 덕분에 세계 110여개국으로 진단시약을 수출하는 성과까지 거뒀다.

국내 마스크 수급 비상으로 인당 제한량을 두고, 전국 약국을 이용해 보급하면서 단순해보였던 마스크조차 쉽게 컨트롤되지 않는 곤란도 겪었지만, 결국 해외에서 대한민국 마스크가 최고로 인정받으면서 KF가 자랑스러움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의료제품은 어떤 것 하나 안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대한민국 제품이 세계시장을 뚫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봤다. 일련의 사태가 결국 재단으로 발걸음을 이어지게까지 했으니, 가장 보람있는 일로 꼽고 싶다.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4차산업혁명으로 의료기기산업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료에 접목되고, 원격의료가 논의되고, 기존의 침습적 치료에서 비침습적 치료방법이 주목받게 됐다. 미국과 유럽에 선제권을 빼앗기기 전에 새로운 의료사업에 먼저 뛰어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도전을 재단이 응원하겠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재단이 보유한 혈뇌장벽 조절 기술은 비침습적 치료의 대표사례입니다. 뇌암이 발생했을 때 항암제를 소량 복용하고도 필요한 부위에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치매 치료를 위해 가상현실로 두뇌를 활성화하는 의료기기 등 재단은 여러 가지 디지털치료제도 연구하고 있다.

많은 신생 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기술개발로 이어가기 막막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연구개발을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을 채용하고 장비를 구매하는 건 엄청난 부담이다. 실패할지도 모르는데 개인의 용기만 요구할 수는 없다.

재단의 설립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재단은 연구개발, 시제품 제작, 시험 평가까지 전과정을 지원한다. 동쪽에서 연구하고 서쪽에서 만들어보고 북쪽에서 평가받느라 우왕좌왕하지 마시고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모두 해결하시길 바란다.

협회를 포함해 많은 유관기관과는 어떤 교류를 해나갈것인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는다. 국내 산학연병을 지원해 국가 의료산업을 발전시켜야하는 재단으로서 유관기관과의 협조는 매우 중요하다. 취임 후 거의 매일 유관기관들을 방문하고 재단을 알리고 있다. 방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 교류를 위한 후속방안도 준비중에 있다.

특히 재단은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를 두고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회원사 모두가 재단의 고객임을 잊지 않고 공생 방안을 모색하겠다. 의료기기 개발에 대한 막연함과 의문점이 있다면 언제든 재단을 찾아와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사장으로서 각오 한 말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대한민국 의료산업 허브로 육성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빠른 고령화로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 속에서 급변하는 의료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산학연병을 돕겠습니다. 재단에는 4백여명의 연구원들이 신약과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연구실의 불을 밝히고 있다. 그들의 연구를 성공시키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튼튼히 하는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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