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민, 출판사 현암사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헌법재판소 결정 20

헌법재판소는 6월 민주항쟁의 결과물로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을 때 헌법에 기초한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며 1988년 9월 시행되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첨예한 부분을 다루기도 하며 때론 삶의 깊은 변화를 이끄는 헌재의 결정이 주는 영향력은 막대하기도 하며 이제 30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게 된다. 그동안 정당이 해산되고 대통령이 탄핵당할 때 헌법재판소는 그 중심에 섰다.

이 책은 동성동본으로부터 시작하여 광주항쟁, 수도 서울 등 약 20여 가지의 우리가 기억하고 알만한 결정을 설명하였으며 이 중 대부분 결정이 논란은 뒤로하고 상식처럼 지금의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반면 몇 가지 사안들은 아직도 그 논쟁이 진행형이며 끊임없이 사회적 담론을 이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논쟁을 이어가는 주제로 꼽는 것이 "여성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성 평등인가"와 "성매매는 자유의 영역인가"를 들 수 있다.

최근 여성에 대한 병역이 논란이 된 기폭제는 1999년 군가산점제의 폐지에서 시작했다. 병역을 마친 사람이 공무원시험에 응시할 경우 3~5퍼센트의 추가점을 줬고 이 점수는 임용시험의 특성상 대부분 90점 이상을 득하는 상황에서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남성과 비교하면 여성이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는 비율은 20퍼센트대였고 이에 대하여 헌법 소원이 제기되었으며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가산점 제도는 사라지게 된다. 남녀차별을 없애고자 내린 판결은 병역의무에 대한 남성만의 부여에 대하여 또 다른 역차별 논란을 가져오고 여성에게 병역의무를 지우라는 의견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쟁점은 군대라고 하는 조직이 여성에게 적합 한지였고 헌재는 여성의 특성으로 인하여 여성에 대한 병역의무가 적합하지 않다는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이 결정은 곧바로 남성에 대한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대한민국에서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1년이 넘는 기간을 최저 시급도 받지 못하고 기본인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열악하게 지내야 하는가에 대한 불만이 집단으로 제기된다.

성 평등을 기반으로 내린 결정이 여성 혐오와 성 갈등으로 변한 것이다.

핵심은 병역이라는 조직이 남성에게 적합한지가 아니라 적절한 대우와 보수를 받는지가 더 문제일 것이다. 누구나 가고 싶은 환경이 조성된다면 애초 이런 차별이라는 주장이 없었겠지만, 분단의 특성으로 인한 군대 조직이라는 이유로 전근대적인 조직문화와 사회와 비교하여 낮은 근무환경이 누구도 가기 싫은 군대를 만든 탓일 것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여성에 대한 병역이 성 평인가라는 논란은 헌재의 결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결국 적절한 보상이나 모병제로의 전환으로 해결될 사회적 숙제다.

또 다른 주제로 성매매가 자유의 영역인가라는 논란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역사가 기록된 이래 성매매가 없던 적은 없었으며 동시에 지금도 독일, 네델란드 등 유럽 선진국 일부가 성매매를 합법화시키고 있다.

성매매 처벌의 시작은 인신매매와 감금으로 인한 집창촌의 화재에서 시작하여 국민의 공분을 샀고 이로 인하여 국회는 성매매 시 매수자만 처벌한다는 법을 만들고 금지했다. 하지만 금지에 대한 국민적 호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뜻밖에 자발적 성매매 여성들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한다며 헌법 소원을 내고 시위를 이어갔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하여 국민의 선량한 성 풍속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합헌 판결을 내렸으나 반론으로 국가가 개인의 내밀한 부분인 성에 대하여 개입해야 하느냐는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된다.

예를 들면 간통죄 역시 성 풍속과 연관이 있지만, 개인의 내밀한 부분을 국가가 개입할 수 없다며 폐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개념적으로 상호 충돌된다.

성매매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논란은 지속하고 있다. 처벌과 단속이 심할수록 음성화되고 오히려 약자인 여성의 인권은 보호받지 못한다. 성매매를 법률로 엄중히 다스리지만, 유사 이래 없어졌던 적이 없으며 이에 대한 또 다른 피해를 보완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다.

저자 김광민변호사는 부천에서 태어나 부천에서 살고 화학, 공학, 경제학을 공부하고 언론계에 몸담고 생활을 하며 학생운동과 시민운동으로 삶을 살다 변호사가 되었다. 현재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소장으로 있으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펴낸 곳은 현암사로 2019년 8월 초판을 발행했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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