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31회

●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31회

 BTS X 대한민국 의료기기

▲ 임 수 섭
LSM 인증 교육원 대표
의료기기 법정 품질책임자
RA 자격증 교육 강사

올해도 BTS의 질주는 계속된다. 3곡 연속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석권하면서 21세기 팝 아이콘으로 등극한 작년이 정점일지도 모른다는 무지한 예상을 여지없이 깨버리듯, 올해도 두 곡을 연이어서 그리고 번갈아 1위에 올려놓으며 BTS의 라이벌도, BTS의 한계도 모두 BTS라는 법칙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K-컬처의 최선두와 최정점에 BTS가 있다면, K-경제의 신성(新星)으로 의료기기가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상남자'처럼 최근 2~3년간 질주에 가까운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계의 거침없는 행보 결과로 2020년 생산 실적은 약 10조 1,3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2% 증가했고, 수출 실적은 약 7조 8,315억 원(66억 4,0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무려 81.1%나 상승했다. 반면, 수입 실적은 약 5조 2,274억 원으로 7.8% 소폭 증가함으로써, 수출은 늘고 수입 의존도는 줄이는 산업 성장의 건실함과 내실까지 거머쥐었다. 이렇게 성장한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7조 5,000억 원으로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6.4%대 성장률을 기록함으로서, 같은 기간의 대한민국 전체 경제 성장률의 3배에 육박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를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체외진단의료기기를 필두로 한 의료기기, 의약품, 기타 보건 의료 상품의 국내외 수요 증가와 수출 급성장과 같은 K-방역의 성취에 따른 결과라고만 말하기에는, 지난 21년간 ‘피 땀 눈물’을 흘려가며 쉼 없이 달려온 의료기기산업계의 노력과 성과를 반추해볼 때, 온전한 평가라 보기 어렵다.

지금부터 21년 전인 2000년, 국내 의료기기산업 생산·수출·수입 실적은 각각 8,724억 원, 4,699억 원, 8,257억 원 정도로, 국내 시장 크기는 약 1조 2,282억 원에 불과했다. 국가 차원에서 주목받는 산업으로도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 의료기기인들이 산업을 스스로 아끼고 사랑해('LOVE YOURSELF'),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쓰는 마음으로 당시에는 미약한 산업의 창대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결과, 2001년 대비 2020년 생산, 수출, 수입 및 시장 규모를 각각 11.6배, 16.6배, 6.3배 및 6.1배까지 성장시켰다. 이는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디스플레이, 선박, 철강, 무선통신기기 등 현재 대한민국 10대 수출품목의 동 기간 성장률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수치다.

의료기기의 괄목할 만한 성과는 단순히 외형적인 성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00년대 초 의료기기 주요 수출품목은 생체현상측정기기, 시력보정용렌즈, 이학진료용기기, 주사기, 의약품주입기, 방사선진료장치, 피임용구, 시술기구, 치과재료, 정형용품, 주사침 및 천자침, 심혈관용기계기구, 진료대, 레이저진료기, 일반기기, 정형용기기, 부목, 환자운반차, 봉합사 및 결찰사, 체외진단용기기, 의료용 경 등으로 대부분 중저가에 기술력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1~2등급 제품이 주류를 이뤘다. 그나마 고가이면서 3~4등급에 속하는 생체현상측정기기, 방사선진료장치, 심혈관용기계기구, 레이저진료기, 체외진단용기기의 수출액 크기도 현재에 비하면 약 1/4~1/22 이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근면, 성실, 속도, 공동체 의식, 열정 그리고 '대취타'의 흥 등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DNA'를 'ON' 시켜서 밤낮으로 매진한('RUN') 결과, 2020년 전후로 의료기기 주요 수출품목이 범용초음파영상진단장치, 의료영상획득장치, 생체현상측정기기, 범용전기수술기, 엔디야그레이저수술기, 초음파프로브, 콘택트렌즈, 조직수복용생체재료, 치과용임플란트, 치과용임플란트시술기구, 면역화학검사시약, HIV/HBV/HCV/HTLV면역검사시약, 고위험성감염체면역검사시약, 고위험성감염체유전자검사시약 및 개인용체외진단검사시약과 같이 고가이거나 부가가치가 높고, 첨단 미래 분야에 속하는 3~4등급 의료기기 품목으로 바뀌게 됐다.

수출 대상 국가도 2000년대 중, 후반까지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러시아, 브라질, 터키, 인도, 영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중저가 제품 수출로 국한됐다가, 2020년 전후로는 한층 성장한 기술력으로 선진국의 단단한 진입장벽을 'Butter'처럼 녹여버림으로써, 이들 기존 국가에 대한 수출 금액을 약 2~7배 증가시킴과 더불어, 이탈리아, 스페인, 대만, 멕시코,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연합, 이란, 이집트까지 주요 수출 대상 국가를 확대했다.

의료기기 등급별 수출 역시도 2004년 당시, 높은 위해도만큼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하는 3등급 수출액이 고작 1,767만 달러 정도에 불과했고, 4등급 수출은 통계에 잡기 힘들만큼 전무했던 반면, 2019년 기준으로 각각 약 10억 9,333만 달러, 약 3억 4,817만 달러로 무려 60배 이상 급증시킴으로써, ‘불타오르네’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만큼,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계가 단순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까지 성취했음을 명백히 보여줬다.

끝으로 우리나라 전체 GDP 대비 의료기기산업의 생산액 비중에 대해서도 2006년 기준 의료기기 총생산액이 약 1조 9,491억 원으로 전체 GDP 대비 0.2%, 전체 제조업 GDP 대비 0.8%에 불과했으나 2019년 기준으로 약 7조 2,794억 원이 돼, 전체 GDP 대비 0.38%, 전체 제조업 GDP 대비 1.5%까지 상승함으로써, 현재 우리나라 수출 경제의 제2의 반도체가 2차 전지이듯이, 향후 10년 후의 제3의 반도체의 역할을 바이오·헬스 분야가 선도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여는 데 있어서 의료기기가 새로운 빛('Lights')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난 21년간 우리 의료기기인들은 의료기기에 대한 애정이 'FAKE LOVE'가 아니고,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을 실제 발생하게 만든 'Black Swan'의 사례와 '쩔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기적적인 성과로 승화시켰다. 우리의 BTS가 앞으로도 그들 앞에 찬란한 ‘봄날’이 계속돼서 21세기의 팝 아이콘을 넘어, 대중 음악사에 길이 남을 전설이 될 때까지 우리 의료기기업계도 대한민국 산업계의 떠오르는 'IDOL'이 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간 쌓아온 내공과 노하우를 'Dynamite'처럼 폭발시킴으로써, 인류가 'Life Goes On' 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제대로 만드는('Make It Right') 초일류 의료기기기업으로 성장해, 최정점에 선 기쁨으로 원하는 만큼 춤을 출 수 있는('Permission to Dance') 순간을 만들어내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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