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산업내 '미충족 수요(Unmet needs)'찾아야

● 산업계 인터뷰 - 비오메리으코리아 김대환 대표 

"코로나19로 투자몰린 지금, 체외진단산업 대도약 기회"
국내 기업, 산업내 '미충족 수요(Unmet needs)' 찾아야

'진단검사의학’은 혈액 등 인체로부터 채취되는 검체에서 분자 및 세포 성분을 검사함으로써 질병의 선별 및 조기 발견, 진단, 경과 관찰, 치료, 예후 판정에 기여하고 질병의 기전 및 병의 원인을 연구하는 학문이다.&nbsp;<br>비오메리으는 진단검사의학 주요 분야 중 특히 미생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와 기술력을 지닌 회사다. 미생물 진단 부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세계 체외진단시장에서는 5위 안에 손꼽히는 글로벌기업이다. 지난해부터 비오메리으코리아를 이끌어 온 김대환 대표는 우리나라에 분자진단이 도입된 20여년 전부터 체외진단산업에 몸담으며 산업발전기를 몸소 겪었다. 김 대표에게 향후 체외진단산업 전망 및 경영 계획을 들어봤다.&nbsp;
'진단검사의학’은 혈액 등 인체로부터 채취되는 검체에서 분자 및 세포 성분을 검사함으로써 질병의 선별 및 조기 발견, 진단, 경과 관찰, 치료, 예후 판정에 기여하고 질병의 기전 및 병의 원인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비오메리으는 진단검사의학 주요 분야 중 특히 미생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와 기술력을 지닌 회사다. 미생물 진단 부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세계 체외진단시장에서는 5위 안에 손꼽히는 글로벌기업이다. 지난해부터 비오메리으코리아를 이끌어 온 김대환 대표는 우리나라에 분자진단이 도입된 20여년 전부터 체외진단산업에 몸담으며 산업발전기를 몸소 겪었다. 김 대표에게 향후 체외진단산업 전망 및 경영 계획을 들어봤다. 

회사 소개를 부탁드린다.
"비오메리으는 미생물학의 기초를 다지는데 기여해 '미생물학의 아버지'란 칭호를 얻은 파스퇴르의 직계제자 '마르셀 메리으(Marcel Merieux)'로부터 출발했다. 초기에는 백신 개발에 집중해 왔으나, 3대에 이른 1963년에 비오메리으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임상미생물 검사 분야에 뛰어들었다. ‘마르셀 메리으’는 최적의 치료에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한다고 봤다.

미생물 감염은 사람이 일생 동안 가장 많이 겪는 질환이다. 사망원인으로도 암 다음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미생물 검사는 혈액 검사에 비해 분야는 작지만 감염성 질환 관리에 필수 요소이자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또, 약물에 대한 내성 여부를 진단하는 기술력으로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과 오남용 방지에도 기여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 늘어나면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줄어 질병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비오메리으코리아에는 80여명이 근무하며, 연매출은 임상부문에서 연 400~500억원, 산업체 부문에서 100억원 정도다. 대표상품은 미생물 동정(identification)과 항생제 내성을 검사하는 '바이텍(VITEK)'이다. 바이텍은 전세계 60%, 국내에서 7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파이어(BIOFIRE)에 대한 수요도 나날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3-4년전 들어왔다. '바이오파이어'는 '분자진단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이룬 제품이다. 기존 미생물 배양으로 하루 이상 걸리는 검사를 바이오파이어로는 1시간 정도면 끝낸다. PCR(유전자증폭)방식을 사용해 미생물이 자라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증폭함으로써 검사 시간을 단축했다"

의료기기산업에 몸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2000년대 초 로슈진단에 입사했다. 우리나라에 분자진단이 처음 도입되던 시기였다. 공부를 할 때는 진단이 연구를 위한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했다. 환자의 진단과 치료는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분석의 결과다. 이 의학적 판단(Medical decision)의 70%는 체외진단검사와 연관된다.

현장에서 체외진단이 환자의 목숨을 살리고 진료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깨닫고 흥미를 갖게 됐다. 체외진단을 위한 병원 환경 및 시스템을 개발·구축하는 것은 산업계 종사자만이 할 수 있다. 의료전문가가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학계와 협력해 새로운 진단기술을 도입하고 환자 관리 개선에 이바지하며 많은 보람을 느낀다"

코로나19로 체외진단기기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산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또 앞으로의 시장을 전망한다면?
"코로나19로 진단산업에 대한 관심히 급증했다. 치료제가 없다보니 예방에 집중하면서 진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체외진단산업에 종사하고 앞선 20년간의 변화보다 지난 2년 동안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진 시기였다. 이전에는 의료기기산업 주력 분야가 아닌 만큼 관심도도 비교적 낮아 아쉬움이 컸기에 체외진단산업에 쏟아지는 관심이 반갑다.

특히 우리나라 체외진단산업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줬다. 체외진단산업에 대한 기반이 잘 갖춰져 있었을뿐더러 2015년 메르스를 계기로 감염병 관리 시스템이 잘 구축 된 상태였다. 또 정부는 산업계와 협력해 코로나 진단키트 신속개발을 이끄는 등 코로나 확산 저지를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져 K-방역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다만 백신 도입 이후에도 지금의 호황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체외진단산업에 대한 열기가 식기 전에 다음 단계(next step)를 준비해야 한다"

비오메리으코리아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앞으로 고령화 등에 따라 질환은 계속 늘어나고 이에 따라 의료비 부담도 점점 증가할 것이다. 의료 재정 확대는 한계가 있다.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야한다. 체외진단산업은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환자 관리에는 예방, 입원·격리, 약 처방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치료는 가장 마지막 방법이다. 환자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환자가 병원에 머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체외진단은 효과적인 진료를 위한 다양한 근거를 제공한다.

비오메리으는 앞으로도 감염질환 진단산업 선두주자로서 공중보건개선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미진했던 병원내 진단 환경 개선 및 시스템 도입에 집중하려 한다. 또 항생제 내성 문제 대응을 위해 의료계와 함께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과 내성관리를 고민해 나가겠다"

다국적기업 대표로서 한국 의료기기산업의 기술력과 시장성은 어떠한가. 또,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에서 개선돼야 할 점은?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체외진단산업 기술력이 빛을 발했다. 특히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많은 양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우리나라는 뛰어난 인적자원과 선진적 의료환경을 갖춰 다양한 의료기술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있다. 이제는 업계를 리딩하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품질로 승부해야 하는 시기다.

체외진단시장은 유럽과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다. 시장의 90% 이상을 글로벌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공룡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들과 차별화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야한다.

비오메리으는 미생물이란 분야에서 수요를 발견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 현황을 살펴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에 맞는 원천기술 개발로 나만의 영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정보이나 현재 의료시스템과 진단기술력에 받쳐주지 않는 부분을 찾아 진단과 환자 치료를 잇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한다.

외국계 기업과 교류를 확대해, 아이디어도 얻고 연구·개발과 기술을 교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비오메리으를 비롯한 글로벌 리더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삼성이 소니를 앞지른 것과 같은 일이 가까운 미래에 의료기기 산업에서도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산업 발전을 위해서 정부와 협회에 전하고 싶은 제언이 있다면?
"코로나 특수로 얻은 수익을 어디에, 어떻게 재투자할 것인지 판단할 때다. 체외진단의 진정한 매력은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있다. 전 세계 보건의료비용(healthcare expenditure)에서 체외진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는다. 비오메리으의 전문 영역인 임상미생물 분야에서도 충족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체외진단산업은 활용도도 무궁무진하고 성장가능성이 큰 산업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산업 부양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다만 체외진단 기술을 도입·활용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미흡하다. 신의료기술평가, 선진입-후평가 제도 등이 도입됐지만 진단 분야 수가체계는 의료진이 새로운 기술을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지 않다. 특히 신약이나 치료재료와는 달리 체외진단검사의 의학적 가치가 수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전이 없다. 체외진단검사도 기술력에 대한 인센티브나 잠재적인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았으면 한다.

협회가 정부와 산업계, 또 체외진단기업 사이를 잇는 다리가 돼, 산업발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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