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Health Policy Insight

● [Health Policy Insight 277회]

미국 보험청 혁신센터(CMS Innovation Center, CMMI), 
10년의 여정

▲ 이 상 수
Medtronic North Asia
(Korea and Japan)
대외협력부 전무

10년 전, '미국 보험청 혁신센터(Center for Medicare and Medicaid Innovation, CMMI)'는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을 사용량에 대해 지불(pays for volume)하는 시스템에서 가치에 대해 지불(pays for value)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혁신적 지불보상과 서비스 제공 모델을 시험하기 위해 미국 보험청(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CMS) 내에 설립되었다. 이와 같은 매우 야심찬 목표는 CMMI가 "개인에게 제공되는 케어 질을 보존하거나 향상시키면서, 메디케어 프로그램 지출을 줄이는" 모델을 개발하도록 승인하는 법률에 담겨 있다. 이러한 대담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CMMI는 특정 메디케어(Medicare) 및 메디케이드(Medicaid) 요건을 면제할 권한과 함께 창립 이래로 20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받았다. 10년 동안 학습한 교훈을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치기반 케어(value-based care)는 미국 헬스케어를 혁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계속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치기반 케어는 연방정부와 이해당사자가 진정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모델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경우에만 약속을 달성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CMMI는 많은 중요한 성공을 거두었다. 1차 케어, 종양학, 신장질환 케어 및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헬스케어의 중요한 영역을 다루는 54개 모델을 출범시켰다. 2,600만 명의 환자에게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약 1백만 명의 의료공급자가 이 모델에 참여했다. 가치기반 케어는 전국적으로 빠르게 전파되었고 현재 메디케어의 행위별 수가제 지불보상의 약 40%, 사보험 지불보상의 30%, 메디케이드 지불보상의 25%가 일정 형태의 가치기반 계약(value-based arrangement)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CMMI의 모델은 상당한 재정 절감을 가져온 5개를 포함하여 긍정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를 제공했다(그림 1). 또한 여러 모델에서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 예를 들어, '포괄적 말기신장질환 케어 모델(Comprehensive ESRD(End-Stage Renal Disease) Care model)'은 ESRD 관련 합병증에 대한 응급 투석, 전체 입원, 재입원 및 입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재택의료 가치기반 구매 모델(Home Health Value-Based Purchasing model)'은 재택의료 기관(home health agencies)의 질 점수(quality scores)에서 평균 4.6% 향상을 가져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CMMI 모델은 비용을 절감하지 못했으며 일부 모델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모델은 질이 크게 저하되지 않았지만 질이 크게 향상되지도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검토하면서 몇 가지 주요 교훈을 확인했다.

교훈(Lessons Learned)

1. 자발적 참여(Voluntary Participation)

현재까지 54개 모델 중 50개가 자발적 참가자로 시행되었다. 자발적 모델을 통해 의료공급자가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지만 CMMI는 자발적 모델이 비용을 낮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 의료공급자는 가치기반 케어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지원하기 때문에 자발적 모델에 참여하지만, 대부분의 의료공급자는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만 지속적으로 자발적 모델에 참여한다. 그 결과, CIMMI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상당하거나 지속적인 손실을 입었을 때 자발적 모델에서 탈퇴하는 것을 보았다. CMMI는 부분적으로 자발적 모델 참여를 독려하고 참여자들에게 케어 조정(care coordination)에 투자할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모델의 참가자에게 새로운 선불금(up-front payment)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포괄적 1차 케어 플러스 모델(Comprehensive Primary Care Plus model)'에서 참가자는 가입자 당 매월 $14~28의 새로운 선불금을 받았다. '종양 케어 모델(Oncology Care Model)'에서 참가자는 가입자 당 매월 $160의 새로운 선불금을 받았다. 2개 모델 모두 활발한 참여를 보였지만, 이러한 추가 지불보상은 두 모델 모두 순 절감(net savings) 효과를 얻지 못한 이유의 일부였고 두 모델은 순 손실(net losses)이 가장 큰 4개 모델에 속하였다. 예를 들어, 종양 케어 모델은 이러한 선불금을 계산하기 전에 메디케어 비용에서 약간의 총 감소를 보였지만, 이 모델은 참가자들에게 지불된 약 9억 달러의 선불금을 감안한 후 7억 8,100만 달러의 순손실이 추산된다.

2. 벤치마킹(Benchmarking)

벤치마킹은 가치기반 지불보상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인데, 참가자가 돈을 절감했는지 잃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벤치마크는 전체 인구 또는 케어 에피소드(예를 들어, 엉덩이관절 치환술 또는 심장마비)에 대한 향후 비용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예측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그러나 비용은 시간경과에 따라 변하고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미래 비용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적 작업이다. 예를 들어, 엉덩이 및 무릎관절 치환을 위한 묶음식 지불보상(bundled payment) 모델인 '포괄적 관절치환 케어(Comprehensive Care for Joint Replacement, CJR)' 모델을 살펴보자. CJR 모델에서 개별 수술의 벤치마크는 지난 3년간 각 수술의 평균 비용에 따라 설정된다. 전국적으로 엉덩이 및 무릎관절 수술 후 전문간호시설(skilled nursing facility)에서의 케어 이용이 매년 크게 감소했다. CJR 모델은 3년의 과거데이터(historical data)를 사용하여 벤치마크를 설정하기 때문에, 모델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공급자의 경우 이러한 수술의 실제 비용 만큼 빠르게 벤치마크가 낮아지지 않았다. 이러한 벤치마킹 이슈로 인해 이 모델은 7,2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다. CMMI는 2021년에 이 모델에 대한 벤치마크의 정확성을 개선하기 위한 규칙을 확정할 계획이다. 코딩관행(coding practice)의 작은 변화는 정확한 벤치마크 설정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017 회계연도에 국제 질병분류 10차 개정판(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10th revision)의 코딩 가이드라인(coding guidelines)에는 '케어 향상을 위한 묶음식 지불보상(Bundled Payment for Care Improvement, BPCI)'에서 가장 많은 진료량의 임상 에피소드 중 2가지인 울혈성 심부전과 폐렴에 대한 작은 코딩 변경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코딩 변경의 결과로, 유사한 환자는 아마도 기준기간(baseline period)보다 치료 기간에 더 심각한 울혈성 심부전과 폐렴 진단을 받은 것으로 분류된다. 벤치마크 가격은 환자 진단의 심각성을 적절히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BPCI 선진모델(Advanced model)에서 벤치마크 가격이 상승하여 참가자에게 초과 지불보상이 발생했다. 그 결과 이 모델은 현재 2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번 달부터 CMMI는 향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BPCI Advanced 벤치마크를 수정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 중 일부는 모델이 후향적 벤치마크가 아닌 전향적 벤치마크를 사용할 때 더욱 심각해진다. 전향적 벤치마크를 통해 CMMI는 다음 해의 가격을 추정하는 반면, 후향적 벤치마크를 사용하면 CMMI가 전년도에 가격이 얼마였어야 하는지 결정한다. 당연히 후향적 벤치마크가 전향적 벤치마크보다 훨씬 정확하다. 후향적 벤치마크가 설정될 때까지 정책입안자들은 전년도 추세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델 참가자는 참가자가 달성하려는 가격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전향적 벤치마크를 선호한다. 자발적 모델에 대한 참여를 높이기 위해, CMMI는 종종 전향적 벤치마크를 설정하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CMMI는 이러한 전향적 벤치마크가 종종 부정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CMMI는 BPCI Advanced 모델의 후향적 벤치마크가 모델의 첫 2년간 벤치마크를 6억 달러 이상 낮추었음을 발견했다. 자발적 모델은 또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많은 경우, 벤치마크는 전체적으로 또는 모델의 인구 또는 서비스에 대한 국가 또는 지역의 지출을 고려하여 설정된다. 정책입안자가 평균을 이용하여 목표를 설정하면, 정의에 따라 일부 의료공급자는 평균 이하로 떨어지고 다른 의료공급자는 그 이상으로 떨어진다. 자발적 모델에서 벤치마크보다 낮은 의료공급자는 평균 이상인 의료공급자보다 참여할 인센티브가 더 많다. 많은 경우, 국가 또는 지역의 벤치마크와 역선택이 결합되어 참가자가 실제로 비용을 절감하지 않았을 때 조차 비용 절감을 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정확한 벤치마킹의 총체적인 과제는 CMMI의 벤치마크를 이용하여 수행한 다양한 모델의 평가결과와 CMMI를 대신하여 계약자가 수행한 독립적인 평가결과를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이론적으로 벤치마크가 정확하다면 벤치마크와 평가결과는 매우 유사해야 한다. 그러나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모델 벤치마크를 이용하여 계산된 총 절감액은 후향적 대조군을 이용하여 독립적인 평가에서 계산된 총 절감액보다 평균 235% 더 높고, 이는 모델 벤치마크가 실제 비용보다 종종 높게 설정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 모델의 모델 벤치마크에서 상당한 총 절감효과를 보여주었지만, 참가자들에게 지급되는 선불금과 결합된 이러한 부풀려진 벤치마크의 결과인 공유된 절감액 지불보상(shared savings payments)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는 6개 모델 중 5개 모델에서 순손실을 가져 왔다. 

질(Quality)

질 향상을 달성하는 것은 CMMI 모델의 또 다른 중요한 목표이다. 질 향상을 측정할 때의 주요 도전과제 중 하나는 모델 참가자와 대조군 간의 질 메트릭스(quality metrics)를 비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모델 참가자의 경우, CMMI는 청구 뿐만 아니라 모델 참가자로부터 질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특별히 설정된 설문조사와 레지스트리(registries)를 통해 질 메트릭스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조군에는 청구 ​​기반 데이터만 이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CMMI는 모델 전체에 이용되는 질 메트릭스의 약 55%에 대해서만 대조군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대조군의 질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참가자가 모델에서 성과 기반 지불보상(performance-based payments)을 받는 질 메트릭스와 모델이 평가되는 질 메트릭스 간에 정렬(alignment)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9개 모델의 대표적인 샘플에서 71개의 질 메트릭스가 '성과 기반 질 지불보상(performance-based quality payments)'을 결정하는데 이용되었지만 이러한 메트릭스 가운데 39개만이 평가에 포함되었다. 또한, CMMI의 평가에 사용된 138개 질 메트릭스 가운데 99개는 모델의 성과 기반 질 지불보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운영 역량(Operating Capabilities)

가치기반 케어 모델(value-based care models)을 시행하려면 행위별 수가제 프로그램에서 이용되는 것과는 매우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치기반 케어 모델에서 CMMI는 가입자와 의료공급자를 정렬하고 참가자에게 인두별 및 공유된 절감액 지불보상(capitated and shared savings payments) 모두를 제공하고, 참가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CMMI는 특히 현재 CMS 기술시스템을 고려할 때 이러한 작업이 항상 단순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BPCI Classic 모델에서 CMMI는 당시 메디케어 등록 파일이 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의사의 '국가 의료공급자 식별자(National Provider Identifiers)'를 특정 참가자의 '세금 식별 번호(Tax Identification Numbers)'와 연계하는데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오류로 인해 의료공급자가 잘못된 모델 참여자에게 할당되었으며, 오류가 너무 심각해서 CMMI가 모델의 첫 2년간 하향위험(downside risk)을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 변경으로 인해 하향위험이 면제되지 않은 경우 9천만 달러의 순절감액이 아니라 2억 9,700만 달러의 모델 순손실이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차세대 책임케어조직(Next Generation 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모델에서 노후된 CMS 데이터 시스템은 수천 개의 청구에 올바른 데모 코드(demonstration code)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오류의 결과로, 특정 의료공급자는 행위별 수가제 지불보상에서 적절한 절감이 아닌 전액 지불보상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약 5천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앞으로의 길(The Path Forward)

CMMI는 비용을 절감하거나 질을 향상시키는 모델을 출시하고 확대할 수 있을 때만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CMMI가 20년을 맞이하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8가지 중요한 교훈이 있다. 첫째, CMMI는 비용을 절감하거나 질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새 모델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둘째, CMMI는 모델에서 정확한 벤치마크를 설정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CMMI는 자발적 모델에서 역선택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넷째, CMMI는 참가자들이 가장 아픈 환자를 돌보는 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정확한 위험 조정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위험 조정 게임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CMMI는 참가자가 지불보상되는 질 메트릭스를 평가된 질 메트릭스와 더 잘 정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섯째, CMMI는 중앙집중식 운영 및 기술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여 모델 시행의 오류를 줄이고, 모델 간 일관성을 높이며, 모델 운영 비용을 낮춰야 한다. 일곱째, CMMI는 참여자와 공유하는 데이터의 양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CMMI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메디케이드(Medicaid) 및 사보험을 포함한 다른 보험자의 가치기반 케어 모델과 지불보상 모델을 정렬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출처원 : https://www.nejm.org/doi/pdf/10.1056/NEJMsb2031138
* 본 컬럼은 의료기기를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의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및 연구보고서 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의료기기 관련 보건의료정책 마련에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주 발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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