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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GMP 현지실사, 서류심사 전환의 의미식약처, 심사적체 등 해소 위해 심사기관 확대·인원 증원 추진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20.04.24 16:00

■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Ⅱ

의료기기 GMP 현지실사, 서류심사 전환의 의미

식약처, 심사적체 등 해소 위해 심사기관 확대·인원 증원 추진

식약처가 지난달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약품, 바이오의약품(한약제제 포함), 의료기기에 대한 GMP 현지실사를 제품별로 국제기구, 서류심사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진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감사

GMP란 ‘Good Manufacturing Practices’로 제조 및 품질관리 체계를 공장에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제도이다. 공장의 실제 운영과 제품의 전반적 품질을 직접 관찰하고 허가 시 제출한 제품의 안전성이 유지되는지 확인한다.

의료기기에서 현지실사는 신뢰도가 검증되지 않은 해외제조 제품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서류상의 검토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생산 현장을 방문하고 현지의 품질관리체계를 직접 확인하는 것으로 안전성이 부족한 제품의 국내 수입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현지실사대상 대부분은 의료기기 선진국

시행 초기 제조사의 현지실사와 수입사의 서류심사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있었지만 대부분 의료기기가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심사기관이나 정부의 공장 실사 제도를 운용해오고 있다. 오히려 국내 수입사에 대한 현지실사가 제조국과 수입국에 대한 이중규제라는 논란이 있었다. 그럼에도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준의 안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런 정책적 목표에도 불구하고 GMP 심사 중 특히 해외 현지실사가 업계 불만의 최고 순위로 꼽히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현지실사 대상이 대부분 의료기기 선진국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수준이 높다보니 사용자의 자기검열 수준이 높다. 가격만으로 제품을 선정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보수적인 의료계의 특성상 품질과 안전 그리고 유효성을 선택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이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유럽이나 미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전체시장에서 수입의 비율이 60%를 넘고 그 중에서 상대적으로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의 제품 비율이 높다보니 반복적인 현지 공장 방문의 효과에 대한 반론이 생기게 된다.

만성인력부족으로 인해 심사적체돼

둘째, 현지실사 심사전문가와 식약처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심사 적체가 생겼다. 의료기기업계에서는 3년 주기의 현지실사가 끝나면 바로 다음 심사를 신청해야 제때 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가 돈다.

심사 적체는 식약처의 심사 현황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신청 건수를 보면 2017년 2,500건, 2018년이 3,000건, 2019년 역시 3,000건으로 GMP 심사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중 가장 자원이 많이 드는 해외 현지실사의 경우 2019년 698건이다. 보통 한 업체를 실사하는데 일주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므로 상당한 시간 자원이 소요되는 절차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 GMP 심사를 할 수 있는 전문가가 39명으로 심사원 한 명당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연 67건으로 쉬지 않고 주당 1건 이상을 처리해야 하는데 업무의 강도와 난이도로 볼 때 상당한 부담이다. 더불어 이 업무의 최종 검토와 심사를 담당하는 식약처의 인력이 20명 규모로 심사 적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보니 업체는 실사가 끝나고 바로 3년 뒤의 실사일정을 계획해야 한다.

셋째, 비용적인 부담이다. 의료기기 특성상 대부분 업체가 중소기업이고 매출이나 직원이 많지 않다. 3년마다 실시하는 현지실사에 지역에 따라 다르나 평균 2천만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이중 수수료는 약 500만원이고 나머지는 항공 및 숙박 등 여행 경비로 매몰 비용이다. 결국, 일정규모 이상의 업체는 비용 부담이 덜하지만 대략 90% 이상의 중소의료기기 업체는 경제적 부담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행정수요 처리를 위한 자원의 한계, 비용의 효율성을 들어 식약처에 제도개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심사기관의 확대와 인원증원에 대한 제도개선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최종 검토와 인정 권한을 가진 지방청과 본청 관리 인력의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인력을 증원하는, 제도적 어려움은 식약처만의 의지로는 해결 될 수 없다.

이에 협회는 GMP 개선 TF를 구성하고 대안 제시를 위한 회원사 설문과 수차례에 걸쳐 논의한 바 있다. 그리고 심사 적체와 그 외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다른 제도들의 개선 방향을 마련해 식약처에 제안하고 몇 차례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GMP 개선 TF는 장기적으로 식약처에 GMP 담당조직을 독립부서로 구성해 의료기기 전주기 관리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품질관리체계의 효과적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직제 개편, 공무원 증원 등이 필요한 문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식약처의 의지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한된 행정자원을 잘 활용해 국민의 안전성을 최대한으로 보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즉 국민적 위해도가 높거나 부작용 비율이 높은 제품군을 선별해 관리하고 최초 제품에 대해 의무실사를 부여하는 등의 제도 운용상에 있어서 효율성에 중점을 둔 제도개선안을 제안했다. 이는 미국 등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로 모든 업체에 같은 책임을 주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관리를 효율화하는 게 제도개선의 목적에 부합한다.

업계 염원 반영한 서류심사 대체

이번 식약처의 현지실사를 서류심사로 대체하기로 한 결정은, 이런 업계의 염원을 일부 반영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산업계의 환율, 수급 불안, 매출 하락 등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이번 현지실사 대체 방안을 두고 안전성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점들의 보완을 위해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서류심사에 대한 요건을 얼마 전 10종에서 16종으로 강화하고 또 현지실사 대체에 대한 대응으로 3종을 추가해 서류 제출범위와 검토 대상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실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보강했다. 또한, 불시감시를 통해 유통 상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부작용 등의 피해가 있으면 징벌적 의미의 실사를 할 수 있음을 밝혀 이중의 감시제도를 준비했다.

발달한 통신 기술은 세계 어디나 실시간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고, 현장에 직접방문이 아니더라도 실시간 현장 기록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즉, 시간과 비용적 소모가 많은 현지 실사를 시행하는 것은 유효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제 세계는 4차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이미 국내 유통관리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가동되고 있다. 인터넷 클릭 하나에 세계 각국의 부작용 정보가 취합되는바 과거에 만들어진 제도에 대한 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의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지 알 수 없으나 조심스럽게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의 유연한 규제 운영은 국민과 산업계에 희망적 신호가 된다.

관리효율화 위한 ‘선택과 집중’ 필요해

한국의 전염병에 대한 공격적 대응이 성공 가능했던 것은 보편적 복지가 바탕이 된 국가보험체계와 우리 국민의 민주적 성숙도 그리고 높은 의료 수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지 불과 한 달도 안되서 진단키트를 자체 생산하고 수요를 충족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국내 기술은 체외진단의료기기특별법을 만든 국회와 식약처의 지원과 노력의 성과이다.

식약처의 열린 행정에 모범이 될 만한 긴급사용승인체계나 이번 현지실사 대체는 역시 우리나라 공무원이 일을 잘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사례가 될 것이다. 다음의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우리의 선택은 미래 위기를 예상하고 준비하는 규제와 제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아프리카 오지 밀림에 있던 전염병이 우리나라에 전파되는 사건을 막겠다고 여행자의 이동을 막을 수는 없으며 중국이나 가능했던 지역 폐쇄는 고통이 더 크다.

지금, 이 순간 적은 인원으로 퇴근도 잊고 밤샘을 하는 질병관리본부와 식약처 의료기기안전국 그리고 심사부의 노고가 국민의 안전을 위한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위기 극복 후 직제나 인원에 대한 분석을 통한 안전관리체계의 보강이 필요하다.

세계적 방역의 모범사례이자 진단기술 그리고 연이은 환자 완치 사례들과 그에 대한 정보들은 우리의 자산이자 자랑이다. 지금의 고통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도록 좀 더 절박한 다음의 준비

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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