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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대비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갈 길"■ 윤영로 교수, 의료기기산업을 말하다 ④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19.11.07 14:03

■ 윤영로 교수, 의료기기산업을 말하다 ④

“4차산업혁명 대비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갈 길”

 ▲ 윤 영 로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의공학부교수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용어는 4차산업혁명과 그에 따른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다. 산업혁명 변천 과정을 보면, 1차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인한 손에서 기계로의 생산 방식의 변화, 2차산업혁명은 1870년경 전기 동력과 통신기술 발달을 통한 대량 생산, 3차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인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다. 4차산업혁명은 2016년 3월 AI를 이용한 알파고(AlphaGo)가 세계 최상급프로기사인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4승 1패로 승리하면서 시작됐다고 본다. 

필자는 산업혁명 과정 대비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떠했는가를 <그림1>과 같이 분석했다. 1차, 2차 산업혁명 시기에 날로 변화하는 밖의 세상과는 달리, 우리는 천주교 박해와 신미양요 등으로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3차산업혁명 시기에 와서야 비로소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를 설립해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못한 ‘한강의 기적’을 이뤄 냈다. 그렇다면 남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특히 국내 의료기기산업에서는 어떠한 대응을 해야 할까? 

필자는 늘 '행정은 역사'라고 생각한다. 당시 우리가 '왜 했을까' 또는 '왜 못 했을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고 '남들이 하기에 우리도 해야한다'하면 성공보다는 실패가 앞에 있다. 필자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에 관여하는 CEO나 정책을 펴는 사람들에게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에서 출판한 "플랫폼 레볼루션"과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책을 적극 추천한다. 

"플랫폼 레볼루션"에 있는 두 그래프를 보면, 과거에는 선발주자와 후발주자가 선형적 성장의 '패스트팔로어(fastfollower)' 개념으로 남들이 하루 8시간 근무시간을 지킬 때 우리는 밤낮없이 최선을 다해 뛰면 됐다<그림 2>. 하지만, 앞으로는 미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공장도 없는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FANG)과 같이 지수적 성장으로 새로운 변신을 하는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선발주자와의 폭은 날로 커질 것이다<그림 3>.

"왜 제조업 르레상스인가"를 보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이념과 당이 다른 오바마 정부의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을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독일의 ‘Industries 4.0’ 역시 제조업 위주의 독일이 제조업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조 산업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기에 가능했다. 중국 역시 '제조 2025'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뉴스를 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세계 최강의 'D·N·A(데이터·네트워크·AI) 코리아' 구축"을 목표로 한다. 또 다른 기사 제목은 "ICBM과 ABCD가 이끄는 4차산업혁명 준비하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ICBM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Data) 그리고 모바일(Mobile)이고, ABCD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Cloud와 데이터(Data)를 말한다. 최근 구입한 책 제목은 '미중플랫폼전쟁 GAFA(Google, Amazon, Facebook, Apple) VS BATH(Baidu, Alibaba, Tencent, Huawei): AI 시대 메가테크 기업, 최후 승자는?'이다. 이 모든 경쟁은 이제 AI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을 누가 제일 먼저 찾느냐이다.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통해 우리는 AI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그에 따라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알파고는 바둑의 규칙만을 알려주는 보다 진화된 딥마인드 기반의 ‘AlphaGo Zero’를 2017년 10월에 출시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어떠한가? 필자가 1994년 국내에서 심전도기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한국형 심전도 데이터 구축을 강조한 적이 있다. 당시 그리고 현재 우리가 논문이나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데이터는 미국의 MIT-BIH 데이터나 피지오넷(Physionet) 등 외국의 데이터다. 또한 2002~2008년 복지부 지원으로 재택건강관리시스템 연구센터를 운영했지만, 원격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묶여 확대하지 못했다. 
최근 정부는 규제 자율 지역을 선정해 이를 풀려하지만 이 또한 특정 지역을 사람 대상이 아닌 기업 중심인 것이 안타깝다. 최근 식약처는 빅데이터 및 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민원인 안내서)를 2017년 11월에 발간하고 올해 10월에 적용대상 범위 확대 및 본질적 동등성 비교 설명 등을 추가한 바 있다.  

그 외 2017년 12월 AI 기반 의료기기의 임상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 등 다수를 발간하고 AI 관련 13건을 허가했다. 그 중 8건은 임상, 5건은 비임상이다. 또한 15건이 허가를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의료기기 관련 빅데이터 또는 AI와 관련해 시중에 나오는 책들을 보면 이러한 기술이 앞으로 의사를 대처할 것으로 표현하지만 필자는 조심스럽게 이론과 실제 상황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우리는 현실을 즉시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질병관리본부에 있는 데이터를 면밀하게 분석·가공해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현재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진단보조소프트웨어는 치료·재료수가가 아닌 행위수가로 보험수가가 산정된다.  연구개발에 투자한 시간 대비 보험수가가 낮아 산업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발자들 역시 제한된 국내외 임상을 통한 보다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CEO는 CEO대로 새로운 세상에 대처할 조직과 인원 확충 및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테크니션, 엔지니어 경험과 미해군연구소에서의 경험으로 생체신호처리 연구실을 시작할 때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대학원생에게는 하드웨어 70%, 소프트웨어 30%로, 소프트웨어를 하는 대학원생에게는 소프트웨어 70%, 하드웨어 30%의 비중을 두게 했다. 때로는 알고리즘 분야의 인재를 양성해 왔다. 또한, 연세대 의공학부에서는 현재까지 소프트웨어 관련 3과목을 유지해 왔다. 이제는 4차산업혁명 대비 교육도 'mid-tech'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AI가 포함된 알고리즘에 대한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그림1>

▲ 산업혁명 과정 대비 우리나라 실정

<그림2>

▲ 선형적 구조 성장

<그림 3>

▲ 지수적 구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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