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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고찰을 시작하며윤영로 교수, 의료기기산업을 말하다 ①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19.08.13 14:08

■ 윤영로 교수, 의료기기산업을 말하다 ①

국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고찰을 시작하며

▲ 윤 영 로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의공학부 교수

2019년은 국내 의료기기산업에 있어서 어느 때보다도 특별한 해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설립 20년,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과 학계인 대한의용생체공학회가 설립 40년이 되는 해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20년은 청년기, 40년은 중년으로 들어가는 해이다. 인생에 있어서 노후는 청년기와 중년기에 어떠한 준비를 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2003년 의료기기법이 약사법에서 분리돼 별도 법으로 만들어지고 2004년 본격적으로 실시된 이후에 의료기기업체들을 위한 숙원 법인 ‘의료기기 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이 동시에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령, 시행 규칙을 만들어 가고 있는 해이기도 하다.

또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40년 전인 1979년도 대학 3학년 시절 학부생으로 대한의용생체공학회 창립 포럼에 참여하고 가톨릭대학교 김태욱 교수님 연구실과 연세세브란스의료원 당시 공작실에서 인턴을 통해 지금의 저가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요즘 저자 Gray P. Pisano와 Wily C. Shih, 옮긴이 고영훈의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에 푹 빠져 있다. 필자는 부제 ‘미국 경제의 부활을 이끈 책, 한국 경제의 부활을 이끌 책!’을 읽으면서, 더불어 20, 30대의 젊은 시절 12년을 미국에서 학위를 하는 과정 중에 중소기업 현장에서 테스터, 테크니션, 엔지니어 그리고 미해군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직접 체험하고 느꼈던 것, 1994년 한국으로 돌아와 원로 교수님과 동료 교수들과 지금의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의 모태가 된 강원도 원주의료기기 산업 초창기부터 관여하면서 기업의 성장 과정과 기업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절, 그를 통한 각종 국가 회의를 참여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 이유는 국내 의료기기회사들을 보면 1세대가 퇴진을 앞두고, 자제들인 2세대가 뒤를 이어나가고, 의료기기회사에서 근무하던 분들이 나와 창업을 한 1.5세대 그리고 대학 연구실을 벗어나 창업한 신세대들이 대한민국의 의료기기산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를 통해 강대국인 미국이 제조업을 강조하고, 최근 한일간의 무역 갈등을 보면서 걱정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단지 위험이 아니라 기회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선 후에 보호 무역주의로 글로벌 기업들에 자국 내 제조업 부활을 독려하기 위해 자국 내 공장 시설 이전을 강조하고 있다.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를 보면 이것은 2차 대전 전후 제조업을 통한 다방면에서 강국의 위치에 있던 미국이 개발도상국 등 타국에서 제조업을 아웃소싱하던 것을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부터 혁신을 통한 자국 내 제조업활성화를 위한 노동, 자본, 기타 투입요소를 가미한 ‘산업 공유지’ 활성화를 기했고, 트럼프의 강력한 의지로 자국의 제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자국의 경제 도약을 도모하는 것이다.

1997년 독일 뒤셀도르프 국제 의료기기 전시회에 참석하고 있을 때, 국가 경제 위기 상태인 IMF 소식을 접하고 돌아와 보니, 당시 국내 병원의 의료 장비는 리스와 수입에 의존하던 시절, 가격 상승으로 고초가 컸다. 일례로 수입에 의존하던 x-ray 필름 부족 현상을 직면했었다. 그러나 1995년 복지부가 의사, 의공학자, 기업이 같이 하는 보건의료기술선도 사업과 G7 사업의 결과로 인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국내 피해가 그나마 적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부는 국내 의료기기산업 활성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왔다. 최근에는 바이오 헬스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긍정적인 상황도 있으나, 세계 각국이 자국민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입장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실례로 우리나라가 식약처에서 3, 4등급과 신규 의료기기 그리고 상시 착용 호흡감시기와 매일 착용 하드/소프트렌즈에 대해 허가, 그리고 식약처 산하 기관인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 1등급은 신고, 그 외 2등급에 대해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과 같이 미국의 경우 FDA가 의료기기 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는 민간기관인 NB(notified body)가 담당하던 지침(Medical Device Directive)이 2020년부터 새 의료기기 규정인 MDR(Medical Device Regulatory)로 강화할 예정이다. 체외진단기기는 2022년부터 적용한다. 이에 대한 내용은 2007년 5월 25일 발효됐다. 규정강화뿐만 아니라 MDD를 담당하던 130여 개의 NB 기관이 58개로 축소되고, 현재 MDR을 위해 승인받은 기관이 아직은 전 세계에 두 개밖에 없다는 사실은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중소·중견 의료기기 회사 입장에서, 유럽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 국내 의료기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유럽 CE를 받아야 유리한 상황에서는 중요하고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품질관리를 위해 ISO13485 역시 올해부터 2016버전을 강제 적용하고 있 으 며 , 위험관리(Risk Management), 사용적합성(Usability), 소프트웨어 밸리데이션에 임상(Clinical Evaluation Report)이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요성에 대해 필자는 여러번 강조한 바가 있으나, 이러한 내용은 정부차원에서 기업들이 차근히 준비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 정부 정책에 참여하는 분들은 ‘high risk, high return’이라 하지만 필자는 ‘high risk high return’이 아닌 ‘high risk, 쪽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high tech’도 중요하지만, 당장 ‘mid-tech’를 이용한 의료기기에 대한 업그레이드와 ‘high tech’과 ‘mid-tech’가 결부된 의료기기 개발 및 인허가 역시 중요하다 사료된다.

의료기기산업은 공산품을 제조하는 산업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관련돼 있기에 안전성과 유효성이중요하다. 또한 식약처는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산하 민간기관인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 의료기기 인허가(RA)를 민간 자격증으로 부여하던 것을 올 11월부터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실시하고 14개 교육센터를 선정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정부는 정부대로, 학계는 학계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국내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그리고 때로는 협업이 필요한 경우 산학연관의 유기체를활성화해야 한다.

평소 위와 같은 고민을 하다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 장기 기고를 부탁받고, 고민하다 펜을 들기로 했다. 대학에서 인사, 자금관리, 건물을 짓고 관리하는 총무처장이란 직을 맡으면서 느낀 것이 행정은 역사라는 것. 옛날에는 왜 이 것을 했을까? 왜 못 했을까? 왜 당시에는 이것을 어떻게 진행했을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 역시 지난 25년 대학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닌 의료기기산업 활성화를 통해 기업, 정부, 대학에서 의료기기산업과 관련된 일에 관여하고 해외의료기기 전시회, 교육, 그리고 최첨단 단지와 국내 기업은 물론 테르모, 니혼코덴과 같은 해외 기업들의 연구개발 그리고 생산 현장을 보고 느낀 것을 역사적 관점에서 정리하면서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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