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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보다 내면이 아름다운 그녀, 안젤리나 졸리"■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3회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19.04.10 17:17

■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3회

"외모보다 내면이 아름다운 그녀, 안젤리나 졸리"

▲ 임 수 섭
LSM 인증교육원 대표

안젤리나 졸리. 툼 레이더, 원티드 그리고 그녀의 전 남편인 브래드 피트를 만나게 한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까지 그녀의 연기는 걸 크러쉬의 원조의 위엄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준다.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 중 한 명인 그녀는 2014년 5월 양쪽 가슴을 절제했다가 복원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당시 뉴욕타임스에 낸 '내 의학적 선택'이란 기고문을 통해 "유방 절제술을 포함한 3개월의 치료 과정을 모두 마쳤다"고 하면서 "이로써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서 5%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유방 절제술과 인공 유방
절제된 유방 형태를 복원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보형물은 실리콘이다. 하지만 실리콘은 엄연히 부작용이 존재하고, 이것으로 만들어진 의료기기 중 가장 많은 부작용이 발생한 제품은 공교롭게도 인공 유방이다. 실제로 인공 유방 보형물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술되는 인체 이식형 의료기기이자, 실리콘을 사용하는 가장 대중적인 의료기기 중 하나이다. 또한 실리콘으로 된 인공 유방 보형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정한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 52개 품목 가운데 부작용 사례가 가장 많이 발생한 품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식약처에 보고된 추적 관리대상 인체 이식 의료기기 부작용 4,884건 가운데 88%가 넘는 4,324건이 실리콘겔 인공 유방 제품에서 일어났다. 주요 이상 사례 유형은 보형물 주변에 피막이 형성돼 딱딱하게 되는 구형 구축과 파열이었고, 이에 따른 추가 부작용으로 육아종과 염증 등이 있었다.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는 해당 의료기기가 인체에 1년 이상 이식되거나, 생명 유지와 관련된 의료기기인데 병원 외의 장소에서 사용될 때 적용되고, 일반 의료기기보다 제조, 수입 및 사용 이력이 더 면밀하고 까다롭게 적용된다. 특히 체내 이식을 목적으로 하는 실리콘으로 된 여러 의료기기 중에 유독 인공 유방이 추적 관리대상 의료기기로 지정된 이유는 아무리 인체에 안전한 물질이라고 하더라도 수년 이상 장기간 이식될 경우, 예상치 못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고 특히 그 부위에 여성 호르몬과 모유 등이 관련된 유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료기기는 시험 검사, 기술 문서, 업 허가 그리고 품질 관리(GMP)까지 많은 단계를 거쳐서 까다롭게 관리 된다. 그런데도 현대 의학 기술의 한계로 인해 의료기기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술한 안전과 품질에 대한 요구사항을 준수하지 않을 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사태가 근래에 발생한 적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PIP 스캔들이다.

최악의 의료기기 사고 - PIP 스캔들
PIP 스캔들이란 세계 최대 인공 유방 제조업체 중 하나인 프랑스의 PIP사가 컴퓨터나 전자 제품에 사용되는 값싼 공업용 실리콘을 사용해 인공유방을 만듦으로써 이를 사용한 여성들에게 신체 내 파열, 염증, 발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유럽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다. 당시 PIP 사는 이런 불법 제조를 통해 연간 10억 유로(1조 5000억 원)의 생산단가를 줄였지만, 부적절한 재료 사용과 부적합한 제조 품질 관리로 1,000여 명이 파열을 겪었고, 그중 1명이 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그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만 8명이 유방암·림프종·백혈병을 앓게 되었고, 영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전 세계 60개국, 30만 명의 여성들에게도 부작용 가능성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PIP사는 파산했고, 그 대표와 임직원은 징역 판결 및 형사 고발을 당하였다. 심지어는 유럽 내 시판 승인에 필요한 인증을 맡은 NB 심사기관도 부실 심사와 직무 유기 등으로 무려 6,4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PIP 스캔들의 여파 - 의료기기 규정의 강화
이렇게 직접 연관된 회사와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인증기관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인공 유방 부작용 사건은 의료기기 규정에도 엄청난 나비 효과를 가져왔다. 즉, 이러한 사건의 원인 중의 하나를 NB기관의 허술한 심사로 지목하면서 CE 규정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먼저 CE 인증기관에 대해 대대적 감사가 있었고, 그 결과로 수준 미달로 판단된 다수 기관이 대거 업무 정지됐는데, 2013년 100여 개에 달하던 인증기관이 2016년 80여 개로 줄었다가, 다시 60여 개로 감소했다. 2017년에는 48개로 줄었다가, 작년에는 인증기관 연장을 신청한 NB가 무려 33개까지 줄었다. 약 5년 만에 70%에 달했던 인증기관이 사라진 것이다. 심사 규정 또한 대폭 강화돼서 기존의 MDD(Medical Device Directive)를 MDR(Medical Device Regulation)로 바꿨고, 이와 맞물려 ISO13485:2016으로 품질인증 규격도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신뢰받기 위한 '자율'과 '책임감'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고 했다. 이처럼 일부 업체의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일탈 행위는 의료기기 업계에 대한 불신과 산업 전체의 위축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업계가 먼저 책임감을 느끼고 앞장서서 규제를 준수하는 노력과 함께 시장 분위기를 자발적으로 개선하려는 자정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계속 쌓일 때, 정부와 소비자로부터 신뢰도 올라갈 것이고, 궁극적으로 우리 업계가 염원하는 진정한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가 성취될 것이다.

다시 안젤리나 졸리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유방암과 난소암 예방을 위해 이들에 대한 제거 수술만으로도 힘들 터인데 그 이후에 그녀는 브래드 피트와 이혼까지 했다. 하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유엔과 유네스코에서의 자선, 봉사 및 기부 활동 등 수술 이후 그녀의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찬사받고 감동을 선사했다. 그 결과, 그녀는 UN 국제시민상의 최초 수상자가 되고, 수많은 국제 인권상을 받았으며, 피플지에서는 2012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인물순위에서 1위로 선정됐다. 자발적인 노력과 변화, 책임감의 힘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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