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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임상자료 제출 확대의 득과 실"■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18.12.18 17:52

■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의료기기 임상자료 제출 확대의 득과 실"
세계적으로 임상자료 대안 도입 중, 신제품 개발 우대책 고민해야

▲ 예  정  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법규위원회 부위원장

올해 국감에서 최초 개발업체가 임상자료를 제출하고 허가를 득하면 바로 뒤이어 후발업체가 허가를 받을 때 본질적 동등성 평가를 통해 임상 없이 허가를 받을 수 있어서, 최초 개발업체가 상대적인 불이익이 생기고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식약처는 즉시 보완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제기된 문제의 핵심은 선발업체와 후발업체의 형평성에 관한 문제였다. 많은 자본을 들여 제품을 개발했으니 이에 대한 충분한 선점 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선발업체의 의견과 후발업체의 경우 제품 복제로 인한 일정 부분 무임승차의 혜택을 보니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선발업체와 후발업체
임상은 허가 과정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방법의 하나다. 최소 몇천만 원부터 불과 30여 건의 임상으로도 수억대가 소요된다.

국감의 지적을 계기로 임상 확대가 미치는 의료기기 관련 산업의 분석과 환자 안전에 대한 평가를 통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냉정히 고찰해야한다.

제도적으로 보면 의료기기 허가에서 '본질적 동등성 평가'란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축적된 기술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보장돼 있고 동등한 사용목적과 작용원리 등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 허가를 득할 때 입증자료와 위험 분석 자료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의약품에서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으로 오리지널 약과 복제 약의 동등한 효과 여부를 평가해 대체조제에 활용하고 있고, 이 경우 보험약가가 차등적용된다. 이 제도는 제약뿐 아니라 여러 산업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의료기기 임상자료 제출 확대
국감에서 지적된 임상 자료의 제출에 대한 형평성은 규제 과학적 측면에서 보면 동등성에 대한 제도에 기업이 주장한 형평성의 가치를 결부해, 이에 대한 보정으로 임상의 제출 범위를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사실관계를 떠나서 허가 시 임상자료 제출의 확대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안전성과 유효성의 평가라는 원래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허가체계의 장벽으로 삼거나 혹은 연관된 산업의 인위적 부양 목적으로 운영된다면 목적과 실행 사이에 부작용이 염려될 수밖에 없다.

우선 형평성의 문제를 개별 회사의 민원이 아닌 구조적으로 분석해 보더라도 우리나라 의료기기의 수입과 국내 제조의 비율이 6대4 정도로 수입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실정이다. 수입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아직까지는 많이 나기 때문이며, 우리나라 의료기기 제조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앞으로 갈 길도 아직 먼 상황이다.

대부분 첨단기술은 외국에서 주로 이전해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고 결국 국내 제조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가장 위험이 적은 연구 개발 분야가 수입대체 제품일 것이다.

몇 해 전 정부의 의료기기산업 중점 사업의 하나가 다소비 수입의료기기의 대체에 중점을 뒀는데 그때도 역시 선진 기술에 대한 국내 제조사의 개발이 주를 이루었다.

현실이 이렇다면 앞서 언급한 동등성 평가를 통해 허가를 받는 제품들은 주로 국내 제조사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의료기기 임상자료 제출의 확대로 가장 큰 부담을 가지는 이해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와 영세 수입업체일 수밖에 없다.

보다 쉽고 저렴한 제품을 만들어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건보재정에 안정성을 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에 대한 제출을 확대하면 일단 비용의 증가를 통한 허가 진입 장벽이 높아짐과 동시에 신규제품에 대한 개발 열의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의사나 환자 입장에서 치료의 선택권이 축소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과학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이미 시장에서 입증된 제품에 대해 임상시험을 실시하려는 것 자체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의미 없는 규제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다국적 회사 입장에서 한국은 의료의 질이 상당히 높고 보건의료에 대한 디지털화가 선진화돼 아시아에서 항상 우선 진입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다. 부가해 허가도 상당한 국제조화를 이루어 신제품에 대한 시장 진입도 일본과 중국보다 더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능해 이런 이유로 성능을 향상한 첨단 제품에 대한 소개가 빠른 곳이다.

하지만 임상자료에 대한 허가 요건이 강화되면 굳이 한국에 들어올 이유도 없을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비해 시장이 협소한 점을 감안할 때 환자들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

결국 임상자료의 제출 확대는 국내 제조사의 시장 진입장벽은 높이고, 비용을 증가시켜 국민 부담을 증가시키며, 선진의료기기에 대한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환자와 의사의 선택권을 제한하게 될 확률이 높다.

사전 임상을 보완하는 방법들
그럼에도 임상시험 자체가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현존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는 이의를 달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넓게 보면 유럽의 경우 임상평가보고서(Clinical Evaluation Report), 미국의 경우 시판 후 조사(Post Market Surveillance)를 통해 사전 임상에 대한 보완 방법들을 오래전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동물임상에 대한 사회적 문제로 인해 유럽에서는 화장품 개발에 동물시험을 금지했고, 우리나라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생명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겨 가급적 불필요한 시험을 줄이는 상황에서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확대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제적으로는 임상시험의 축소를 위해 대체 방법들을 고안해 나가고 필요한 임상시험의 범위를 설정해 임상시험이 갖는 위험성과 비용에 대한 대안 마련에 힘쓰고 있다.

실례로 최근 들어 화두가 된 4차산업혁명의 기술을 이용해 실세계 자료나(Real World Data),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임상을 대체 할 수 있는 유의성 있는 평가자료를 구축해 나가고 있고 제약에서 활용하는 모델링앤시뮬이션과 같은 과학적 방법들도 고안되고 있다.

국감에서 지적한 형평성에 대한 정치적 판단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많은 돈을 들여 개발했다면 이에 대한 우대책을 제공해 개발 동기를 고취하는 것이 정부와 사회의 역할임에 동의한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로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진심으로 국민의 건강 증진을 고려한 정책인지 고찰할 필요가 있고 오히려 국내 산업에 독이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선진국이 본질적 동등성 평가에 대한 과학적 평가와 더불어 제도상 활용하고 임상에 대해 대체적 방법들이 고민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결론
의료기기산업은 특성상 일부 첨단제품을 개발해 선도하는 다국적 회사들과 빠른 제품주기와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생명인 중소기업들로 양분화돼 있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에서 국내 제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 무엇인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의료기기 허가에서 임상제출대상의 범위가 확대된다면 일부 선도적 기업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 결국 그 피해는 국내 의료기기산업과 국민의 몫이 될 우려가 있다. 지금이라도 정책 입안자들이 귀를 열어 다양한 업계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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