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논리학' 디트리히 되르너 지음, 이덕임번역

선택의 논리학

복잡한 상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여러 독립 변수가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하지 않지만 결정이 간단하지 않은 것은 결과가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큰 경우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양상을 가지고 있으며 결정의 합리적 선택 또한 다른 양상을 지니고 있다. 여러 독립 변수가 서로 연관되어 하나의 결과를 나타내는 경우 복잡한 상황이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 선택의 논리학/ 디트리히 되르너 지음/
이덕임 옮김/ 웅진 출판/2007년 5월

• 복잡성-독립된 변수가 서로 연관되어 있음
• 역동성-시간에 따른 변수가 영향을 미침
• 불투명성-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함
• 무지와 잘못된 가설-인과관계에 대한 파악이 안 됨
• 그리고 마지막으로 적극적 대처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다양한 규제 개선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규제 개선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없어지면서도 다른 한편에 국민보건안전이라는 명목 하에 또 따른 규제는 지속적으로 만들어 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계속 풀어 나가고 한편에서는 계속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매우 소모적이며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다른 한편을 생각 하면 복잡성에 따른 우리의 경험 일 수도 있다. 제도를 만들고 운영해 본 뒤 이에 대한 보완을 통하여 취지를 살리자는 것이다. 여기에 맞는 좋은 예를 본 저서에서 소개하고 있다.

어느 도시에서 차량의 소음과 시내의 공기 오염이 증가하여 시민에 많은 불편을 주자 시장은 시민운동 단체를 불러 모아 대안을 강구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논의 끝에 시내 통행 자동차의 속도 제한을 30킬로미터로 낮추자는데 합의했다. 모두 만족하고 회의는 끝났다. 속도가 줄면 소음과 매연이 낮아 질것이라는 희망적 결론을 꿈 꾼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 하자마자 도시는 엄청난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첫째는 속도가 줄자 시내 차량의 대당 전체 체류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둘째 체류시간의 증가는 곧바로 매연을 증가를 유발하여 도시 내 공기가 더욱 나빠지게 된 것이다. 셋째 소음 역시 짜증이 난 운전자로 하여금 더 유발하고 차도 늘어나자 개선은커녕 문제가 악화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제도는 실패한 제도일까?
곧이어 다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짜증이 난 운전자들은 시내에 차를 가져오지 않기 시작하고 교통량은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곧이어 시내는 한산하게 되었으며 매연과 소음이 낮아졌다. 시민과 시장은 기뻐했다.

하지만 곧이어 다른 문제가 생겨났다. 쇼핑 인구가 줄고 시민들이 오지 않게 되자 우선 시내의 작은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일주일 치 생활용품을 한번에 사서 가져갔으며 시내 주변 다른 대체재를 찾기 시작했고 결국 시내의 대형 쇼핑센터도 문을 닫게 되는 결과를 가져 왔다는 것이다. 시내는 침체됐고 세금은 줄어들었으며 결국 더욱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사례는 환경의식이 강한 독일 북부지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위 사례에서 우리는 복잡한 문제가 상황을 악화 되는 데 어떤 사태로 진행 되는지를 파악 할 수 있다.

많은 규제들이 매년 만들어 지고 있다. 그 규제들의 공통점은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느 규제도 국민의 안전을 얼마나 증진 시켰냐는 정량적 분석은 없다. 마치 소음과 매연이라는 문제와 같다. 그리고 제도의 시행 중에 문제가 생기면 이에 대한 개선을 한다. 만들며 회의하고 고치기 위하여 회의한다.

긍정적인 면은 만들어진 제도에 대하여 끊임없이 문제점을 파악한다는 것이고 부정적인 것은 과연 그 제도가 그렇게 필요한 제도이며 효과가 분명하냐는 것이다. 현재 진행 되고 있는 많은 제도들이 결과에 대한 정량적 분석 없이 만들어 지고 있다.

국내 임상산업의 증진을 위하여 임상시험자료를 제출하도록 의무화 하라고 한다, 개발한 회사조차 필요하지 않을 만큼 안전한 제품인데 굳이 한국에서 다시 임상을 한다고 안전성이 높아질까? 아마 다른 이유가 있는 정책일 가능성이 있다. 국내 임상산업에 대한 진흥을 위하여 그리고 이를 통한 제도와 시스템 구축은 보다 어려운 제품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믿는 기대가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 비용은 결국 국민에게 전가 되던가 아니면 업계는 시장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여 제품 출시를 하지 않을 것이다. 불편을 겪는 쪽은 발병률이 높지 않은 환자일 가능성이 있고 사회적 취약 계층이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결국 제도의 본질 보다는 다른 승수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정책적 타당성과 효율성이 의심스럽다. 결국 규제에 대한 목적이 분명 하지 않은 점들이 있는 것이다.

여러 변수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 복잡한 문제에 대하여 과학자들이 실험을 하였다. 아프리카의 타나랜드라고 하는 가상의 모의 실험장을 만들고 여러 실험자를 선정하여 관리를 하게 하였다. 다양한 결과가 나왔으며 이에 대한 실패와 성공 사례를 분석하였다. 실험참가자의 전공이나 연륜 등은 그다지 큰 성공 요인이 아니며 성공에 대한 요인은 다른 곳에서 발견 되었다 그것은 실험 참가자에 대한 끊임없는 수정 노력이었다.

많은 고민을 다각도로 하고 최선의 안을 내는 데는 지적 능력이 필요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은 전혀 예기치 않은 문제를 나타나게 한다. 성공한 실험자들의 공통적 특이점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하며 항상 해결책을 찾기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동일한 실험을 로하우젠이라고 하는 스위스 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시도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두 가지 사례가 모두 같은 성공의 요인을 알려 주지만 먼저 생각하여야 할 것은 성공이라고 하는 지표가 명확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제도의 시행에 있어서 사회적 평가나 정량적 측정치 없이 총량적 증가에 따른 규제는 마치 군대에 비유되는 비효율적 운영을 야기 시키게 된다. 특수조직에서나 필요한 방법이 복잡하고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 적용되게 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과 비효율성을 낳게 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설득과 논리가 양쪽 모두에게 필요하며 그 방법을 찾기 위하여 권고 될 만한 저서이다.

“선택의 논리학”은 1986년 독일 최고 과학자상인 라이프니쯔상을 수상한 심리학자인 디트리히 되르너(Dietrich Dorner)의 저작이다. 저자는 사고과정과 문제해결과정, 미학의 문제와 인간의 감정 등 방법 주의에 대한 저서를 출간하였으며 옮긴이는 이덕임이다. 2007년 초판이 발간되었고 출판사는 웅진에서 출간했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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