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빅데이터 활용한 의학연구·산업화로 세계 선도

■KMDIA 대담인터뷰 -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회장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KMDIA, 의료계 명사 대담인터뷰’를 기획, 대한민국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의료계 명사와 대담을 통해 보건의료 현안을 공유하고, 의료와 산업과의 연계 및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호에는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회장과 KMDIA 회원사인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유병재 대표가 만나 부정맥 분야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편집자주>

“부정맥 질환 증가, 전국민이 제대로 알고 예방해야”
우리만의 빅데이터 활용한 의학연구·산업화로 세계 선도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유병재 대표와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회장

2016년 대한부정맥학회가 설립된 계기와 소개를?
대한심장학회 산하 일개 부정맥 연구회로 20여년 활동해 왔으나, 학회가 필요할 정도로 부정맥 질환이 중요해졌다. 실제로 심장 질환 중에 부정맥 질환이 가장 많이 늘고 있다. 당연히 국민이 이 질환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연구회보다 더 큰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아진 것이 학회 설립의 계기가 됐다. 앞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통한 부정맥질환의 인식제고, 의료시술 및 교육 프로그램 제공, 다른 나라와 의학연구 연계, 독자적인 의학연구 등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회원은 160명으로 모두 전공의사이다. 그 외에 준회원을 포함하면 600여 명쯤 된다.

구체적으로 학회 역할은?
다기관 연구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만일 160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부정맥 연구를 시작한다면 이는 우리나라 전체다기관이 참여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의 연구데이터가 있어야만 세계 속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연구가 가능한 나라는 일본 정도이다. 이런 연구데이터를 갖고 대국민 캠페인을 해야 한다. 흔히 외국의 연구결과나 사례를 언급하는데, 이제 우리 데이터를 갖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심평원이 보유한 무궁무진한 데이터가 정리되고 있다. 후배학자들이 엄청난 논문들을 만들 기회가 될 것이다. 의료·의학적인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학회 활동에 정부가 주목해야 할 점은?
미래를 위해서는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새로운 의료기기가 나오면 우리나라의 데이터로 연구돼야 한다. 특히, 일부 병원만이라도 우선 사용하고 연구해 해외에서 발표해야 환자와 산업에 치료와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학회는 정부나 복지부에 민원만 제기하는 게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함께 풀어나갈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 회장

부정맥 질환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에서 강조하는 부문은?
부정맥 질환은 이상 증상이 소리 없이 다가온다. 대표적으로 심방세동이 있다. 증상이 없다는 것은 이미 만성화됐다는 의미다. 결국은 늦게 발견되고, 치료 시기가 늦어지고 어려워진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뇌졸중, 인지장애나 치매가 올 수 있는데, 고령화 사회에서 사망을 촉진하는 원인이 된다.

즉, 국민에게 치료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려야 한다. 쉬운 방법이 스마트폰의 앱으로 맥박측정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교회, 보건소, 양로원 등 50세 이상 일반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집중 수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지역별, 환경별로 분석해 부정맥 의심 일반인이 얼마나 되는지, 그중에서 얼마나 치료를 받는지, 데이터가 축적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치료한 환자들을 연계해서 캠페인 전후를 비교하는 장기적인 아카데믹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캠페인이 돼야 한다.

또 하나는 심정지에 대한 심폐소생술(CPR)을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몸에 익혀야 한다. 실제로 심정지 발생의 50%는 집안에서 일어난다. 우리나라는 심정지시 소생률이 4%대로 매우낮다. 응급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학교, 공공장소에 심폐소생관 일명 ‘하트하우스’를 설치해서 교육과 계몽이 이뤄져야 한다.

초대회장으로서 취임 소감은?
초대 회장으로서 학회가 나아갈 길을 계획하고 튼튼한 토대를 세우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계획이 마련되면 실행하면서 서서히 학회도, 사업도 확장되리라 본다. 앞으로 5년이든 10년이든 ‘하트하우스’ 같은 계획들이 실현되기를 꿈꾸고 있다. 다른 하나는 여전히 부정맥 환자들이 제도적으로든, 건강보험상으로 제대로 된 대우나 혜택을 못 받는 현실을 바꿔가고 싶다. 학회는 이런 문제를 사회적인 논의의 장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의학 발전에 있어서 평소 생각하신 아이디어가 있다면?
우리는 북한사람에게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의학적인 갈라파고스이다. 같은 민족이지만 70년 동안 분리돼 다른 환경과 식생활을 영위하면서 살고 있다. 북한은 기생충과 박테리아 시대를 살고 있고, 우리는 고위험의 바이러스 시대에 살고 있다. 건강한 통일을 위해 의료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우리가 겪었던 보건향상 과정을 단축하고, 북한 현실에 맞는 적정 의료기술들을 준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경험과 연구는 국가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학회와 협회가 교류 및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양 단체가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규제 철폐 등 협력 안이 마련해봄 직하다. 장기적인 협력안이 마련돼 그 결과물이 정부와 국민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면 한다. 또 첨단 장비나 시술 기법들이 쏟아지는 데 반해 현재 국내 의료상황이 이를 선도하지 못하고 주변국인 중국, 대만, 홍콩이 의료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다시금 한국이 주도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환자에게 부정맥 질환이 생기기 이전의 건강한 심장을 찾아주는 것이다. 20년 동안 수술만 했다.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환자가 ‘리제너레이션(Regeneration)’ 하도록, 환자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줌으로서 부정맥을 없애주는 치료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빅데이터가 매우 중요하고 의료기기기업과 협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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