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POR 19th Annual European Congress 참관기

각국의 환경에 따라 ‘하나의 정답’없는 제도 개선

 

최현숙
메드트로닉코리아 부장

올해 “국제 약물 경제성 및 성과연구 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Pharmacoeoconomics and Outcomes Research, ISPOR)”의 유럽학회가 2016년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었다. 오스트리아 하면 황금빛의 화려한 색채를 특징으로 하는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키스’라는 작품이 떠오른다. 오스트리아 벨베데레(Belvedere) 궁전의 미술관에는 ‘키스’라는 한 개 작품이 벨베데레 궁전 전체를 먹여 살린다고 할 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성지 순례하듯 이 작품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한편, 이 ‘키스’라는 신비로운 작품에 대한 해석은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시각과 위험한 사랑의 모습을 표현했다는 의견도 있는 등 보는 이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다고 한다. 

ISPOR 전체 총회 연설 “Managing Access to Medical Innovation : Strengthening the Methodology-Policy Nexus”

ISPOR는 알려진 것처럼 보건의료에 대한 경제성평가(Health Economics)와 성과연구(Outcomes Research)를 활성화하고, 이 연구들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보건의료 영역에서의 의사결정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범했으며 2015년에 20번째 생일을 맞아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19번째 ISPOR 유럽 학회(미국에서 개최되는 ISPOR International은 올해로 21번째)는 “Managing Access to Medical Innovation: Strengthening the Methodology-Policy Nexus”를 주제로 혁신적인 의료기술의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과 정책의 결합을 강화하는데 논의의 초점이 맞추어졌다.

본격적인 학회의 시작을 알리는 총회(plenary session)에서는 제품 인허가 기관과 의료기술평가 기관 사이에 어떤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가(What Synergies Could Be Created Between Regulatory and Health Technology Assessments?)를 주제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인허가 기관과 의료기술평가 기관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지만 환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새로운 치료법의 환자 접근성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하고 때때로 동일한 과학적 근거(scientific data)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두 기관사이의 협력(collaboration)이 필요하다. 2010년 이래로 지속되고 있는 유럽의약청(EMA)과 유럽연합 의료기술평가기관(EUnetHTA)간의 협력을 통해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져 왔음을 시사하였으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협력을 위해서는 두 기관간 대화의 조기(early) 시작과 조기 데이터 공유가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었다. 업계 측에서는 두 기관간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의지가 있으며 협력 모델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두 기관 공동의 과학적 조언(scientific advice)이 중요하다고 발언하였다. 이 세션은 인허가기관과 의료기술평가기관의 협력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이런 접근 방법이 시장 출시 전에만 관여할 것이 아니라 제품의 전주기(life span)를 관통해서 이루어져야만 시의 적절한 환자 접근성과 보건의료의 지속성, 지속적인 산업계의 생산성 3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마무리 되었다. 

메드트로닉코리아 최현숙 부장, 임아름 대리의 포스터 발표 “Economic burden of maintaining vascular access patency in patients with hemodialysis fistulas: A national population-based study”

포스터 주제 : 심평원에서 제공하는 2014년 입원환자표본자료를 이용하여 동정맥루 협착 및 폐색 치료를 위해 약물방출풍선카테터를 이용한 시술 시 일반풍선카테터와 비교하여 의료비용이 얼마나 절감될 수 있는지 추정함

다른 세션에서는 의료기기의 의료기술 평가 시 (의료기기 고유의 특성에 기인하여) 해당 의료기술의 비교효과(comparative effectiveness)에 대한 상대적인 근거의 불충분함으로 인해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판 전 뿐만 아니라 시판 후 임상연구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시판 전/후 임상근거 창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근거창출을 통한 보험급여(Coverage with Evidence Development, CED)”가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하여 임상연구에 대한 재정적 지원(funding)이나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국가적 연구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당국의 의사결정자들이 연구/개발자들에게 초기단계에서부터 과학적인 조언을 하는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논의는 자연스럽게 의료기기의 의료기술 평가 시 여러 가지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어떻게 고려할 수 있는가로 이어졌고 다기준의사결정(Multi-Criteria Decision Analysis, MCDA) 방법과 연구자, 산업계, 임상의, 환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동 의사결정(joint decision-making)이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이 세션을 들으면서 2014년 12월 개정된 이래 조만간 추가적인 보완개정을 앞두고 있는 치료재료 가치평가기준 개정 당시 다기준의사결정(MCDA) 방법을 접목시키기 위해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산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이러한 고민이 비단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가 함께 당면하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깊은 공감을 이룰 수 있었다.  

이번 ISPOR 유럽학회에서 필자가 느낀 큰 화두는 인허가-의료기술평가의 연계/협력과 적절한 보상을 위한 가치평가 두 가지로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허가-신의료기술평가 통합운영, 가치평가 기준 개정과 정확하게 맞닿아 있다. 이런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최근 1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논의가 되어 온 이슈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에 대한 다양하고 분분한 해석처럼 세상 어디에도 ‘하나의 정답’은 없고 각국이 처한 환경(context)에 적합하도록 제도를 변형하여 적용시켜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참관기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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