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뒤흔든 신의 지문' 이상성 지음

세계사를 뒤흔든 신의 지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뉴스를 접하며 아랍급진주의자들의 폭력 잔혹성과 탈무드로 상징되는 이스라엘이 갖는 유대인들의 이미지가 한낱 신기루처럼 교차되고 있다. 이젠 누가 더 잔혹한지에 대한 혼란만이 있을 뿐이며 “전쟁은 원래 그렇게 잔인하다”는 누군가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이상성 지음/신인문사/2009년 10월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은 종교 간의 전쟁이라고 한다. 유럽의 십자군에서 시작하여 중국의 티베트 박해까지 그 의도의 여부를 떠나 겉으로는 종교간 대립으로 그들의 가르침을 배반하고 있다. 유태인들을 그토록 잔혹하게 만드는 이면에는 예수 박해의 대가로 수천 년간 국가 없이 살아야 했던 뼈에 각인된 서러움 그리고 그들을 뭉치게 했던 시온주의(Zionism)가 있다. 민족주의와 종교가 합쳐지자 걷잡을 수 없는 힘을 발휘하고 국민적 지지를 얻어 낸 것이다.

시온주의는 신의 선택을 받은 유태인들이 자신들의 뿌리를 구약 성서에 나오는 다윗과 솔로몬으로부터 찾고 유대 민족의 뿌리를 찾아 시온으로 돌아 가자라고 하는 민족주의에 기반한 것으로 19세기 급격한 세력 확장을 이뤄냈다. 당시 유럽은 배타적 민족관을 통하여 많은 유대인들을 박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온주의의 태동은 오스트리아 한 언론인을 통하여 구체화되기 시작했으며 내부적으로 좌파와 우파로 나뉘게 된다. 평화의 맞교환을 지지하며 이스라엘이 점유한 일부 땅을 아랍국에 돌려주고 거대 정부의 개입을 통한 종교적 개입의 최소화를 주장하는 좌파와 영토와 평화의 맞교환은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종교원리를 정치에 인용하는데 적극적이고 신자유주의적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우파로 나눠지고 있다. 이들은 현재 정치권력을 쥐고 있으며 결국 지금의 잔혹성은 시온주의 우파에 의한 정책의 산물인 것이다.

저서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민족적, 종교적 기원에 대하여 신학자 입장에서 기술하고 있다. 유대인은 사실은 단일 민족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집트가 번성을 누릴 때 주변 부족들이 모여 살며 노예적 삶을 살았는데 이런 부류의 부족들을 합비루라고 했고 히브리의 어원이 되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결국 히브리 혹은 유대인은 당시 노예들을 총칭하는 말이었고 이들이 13세기경 대탈출을(Exodus) 하게 되어 지역공동체로서 융화되어 살며 유일신 사상과 더불어 노예시절의 문화가 가져온 평등주의적 사상이 결합한 오늘의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독교와 유대교의 분절은 어디서 온 것인가? 저서에는 유대교 랍비였던 바울에 의하여 구약과 신약으로 이분법적 구분이 생겨나고 유대교가 주장하는 에덴에서의 아담과 하와의 자유의지로 인한 인간과 신, 그리고 자연에 대한 관계 단절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유대교는 이러한 단절된 관계를 엄격히 율법을 지키는 것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결국 예수에 의하여 교조화 되었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이에 바울은 예수의 출현 이후 율법의 준수가 신의 가르침이 아니며 인간을 위한 율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랑이라고 하는 모토를 중심으로 단절된 피조물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구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바울은 독특한 생활 환경과 이력으로 예수 이후의 신학을 집대성한다. 그가 살던 삶의 터전 또한 그리스 문화가 강하던 길리기아의 다소라는 곳이며 로마 시민권을 갖고 로마와 유대교의 정확한 비교가 가능한 환경 속에 살았다. 그의 해박한 지식으로 교리적 해석을 정리하기 시작하여 신과 인간, 선과 악, 천국과 지옥 등의 그리스 철학적인 이분법적 분류를 하였고 이데아적 세상을 천국으로 형상화 하여 무려 3차에 걸친 전도 여행을 하게 된다.

유대교는 구약의 전통을 고집하며 그들의 정체성을 지켜왔고 오늘날 몇 천 년 전의 거주지에 나라를 세우고 팔레스타인을 공격하고 있다. 그들의 유일신이 원하지 않을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쟁이 끝나는 방법은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영토의 실효적 지배와 더불어 강력한 군사력과 외교력 그리고 자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의 절대성과 기복신앙을 경계한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폭력도 그 이면에 종교에 대한 편향이 깔려 있으며 신을 향한 인간의 생각을 절대화 하는 것에 경고 하고 있다. 그는 신을 향한 열린 마음은 인간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창조물이 절대위치에 오를 때 위험은 시작된다.

저자 이상성 박사는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뒤 조직신학과 생태신학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저자 소개]

이 태 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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