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료기기산업협회 규제 협력의 장 열려”
한국·유럽·호주·캐나다 협회, 시장진출·AI 규제·중소기업 지원 논의
‘글로벌 의료기기산업협회와 함께하는 규제 소통 간담회’가 지난 12일, 인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주최한 ‘국제 인공지능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 2025)’을 계기로 마련됐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원장 이정림)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KMDIA, 회장 김영민), 그리고 유럽·호주·캐나다 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제 규제 동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KMDIA 김영민 협회장이 한국 기업들의 해외 시장 신속 진입 전략을 주제로 논의를 열었다. 해외 협회들은 이에 대해 공통적으로 현지 규제 제도 이해와 파트너십 확보를 핵심 요건으로 꼽았다. 캐나다 측은 전문 컨설턴트와의 협업, 사전 전략 수립, 현지 비즈니스 네트워크 참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으며, 유럽은 MDR·IVDR 체계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인증기관(NB) 협력, 사후관리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호주 역시 현지 스폰서 지정이 필수적이며, 주요국 인허가 활용이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김영민 회장은 이어 각국 협회와 체결한 MOU를 기반으로 공동 웨비나를 제안했다. 그는 “각국 산업계간 지속적 소통과 정보 교류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캐나다는 연례 컨퍼런스와 워크숍 참여를 환영했고, 유럽은 디지털 헬스 분야 공동 웨비나 협력 경험을 언급하며, 심화 논의 의지를 밝혔다. 호주도 규제 워크숍과 연례 서밋, AI 심포지엄 등 다양한 교류의 장을 소개하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AI 기반 의료기기의 신속 인허가 제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캐나다는 공급 부족이나 유사 기술 부재 시 패스트트랙 심사가 가능하다고 소개했으며, 유럽은 별도의 신속 심사 제도는 없으나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호주는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헬스·AI 규제 체계를 논의 중이며, 상담과 가이던스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수출·규제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해 호주는 ‘Compass’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의 초기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아시아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은 EU 회원국 단위 지원을 중심으로, EU 차원에서는 CE 인증과 자유판매증명서(CFS) 발급이 주요 수출 지원 수단임을 설명했다. 캐나다는 사전 상담, 주정부·대학 연계 지원, 협회 차원의 멘토링 등 다각적 지원 체계를 소개했다.
정보원은 IMDRF(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의 GRRP(우수심사기준)와 RPS(국제공통허가심사서류)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물었다. 이에 해외 협회들은 초기에는 저위험 등급 기기를 중심으로 시범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AI·디지털 기기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 사례에 대해 유럽은 ‘혁신보건이니셔티브(IHI)’, 캐나다는 AI 가이던스 초안에 대한 업계 의견수렴, 호주는 규제당국과의 공동 워크숍을 대표 사례로 공유했다.
해외 협회의 질문도 이어졌다. 캐나다는 한국의 제3자 서비스 업체 규제와 중고·재제조 의료기기 제도를 물었고, 이에 식약처는 의료기기 수리업 제도를 통한 관리와 중고 수입 제품의 검사필증 발급 제도를 설명했다.
자유 토론에서는 공동 웨비나 주제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KMDIA 국제교류위원회 김경남 부위원장(웨이센 대표)은 “생성형 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선제적 가이던스 부재로 시행착오가 많다”며, 이를 공동 웨비나의 주요 의제로 제안했다. KMDIA 임민혁 전무는 국가별 보험수가와 조달 체계에 대한 정보 부족을 지적하며 이를 주제로 한 공동 웨비나 개최를 건의했다.
국제교류위원회 탕킷싱 위원장(KMDIA 부회장·한국로슈진단 대표)은 “글로벌 규제 조화와 상호 신뢰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럽과 호주 협회는 산업계 글로벌 연합체인 GMTA와 IMDRF 차원에서 이미 논의가 진행 중임을 밝히며 산업계의 워킹그룹을 통한 협력 등 적극적 참여를 주문했다.
이번 간담회는 한·글로벌 의료기기산업협회 간 협력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하고, 규제·산업 협력의 실질적 성과를 도모하는 계기가 됐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규제 협력과 중소기업 지원 확대가 의료기기산업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식약처 김진휘 의료기기관리과장은 “오늘 논의된 사안들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