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수출 강국의 주역, 치과의료기기산업”

수출주도형 산업에 일조한 치과의료기기 제조업체와 국산화 노력

2024-05-30     의료기기뉴스라인

● 제17회 의료기기의 날을 기념하며

▲ 안 제 모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 회장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3년 4월, 의료기기 글로벌 수출강국 도약을 위한 제1차 의료기기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핵심내용은 2021년 86억 달러였던 국산 의료기기 수출을 2배 가까이 늘려 2027년 160억 달러의 수출 규모를 달성하고, 세계 5위의 의료기기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복지부의 자신감은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2021년 79.9억 달러 (9.1조원) 규모로 세계 10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주목할 것은 의료기기산업이 최근 5년간(17~21년) 연평균 10.2%의 높은 성장세와 수출액이 생산액 대비 약 77%를 가지고 있는 수출주도형 산업이라는 점이다.

의료분야가 그렇듯 의료기기산업 역시 굉장히 범위가 넓고 특성이 각각 다르다.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한 체외진단 의료기기와 최신의 IT와 AI트렌드를 반영하는 디지털의료기기, 그리고 역사적으로 유례가 깊은 치과 임플란트·장비·재료 등까지 모두 의료기기 산업 군에 포함돼 있다.

제조업 비중 높은 치과의료기기산업
치과의료기기산업은 의료기기산업 분야 내에서도 눈에 띄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며, 2022년에는 전체 의료기기의 4분의 1(25%)의 비중까지 육박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체외진단의료기기가 급성장했던 2020년을 제외한다면, 치과의료기기는 연간 20%가 훌쩍 넘는 급격한 성장률을 매년 기록해, 그 결과 2019년 생산액 2조 3천억원에서 2022년 3조 9천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63%나 성장했다.

그리고 주목할 점 하나는 한국의 치과의료기기산업이 제조업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협회의 400여 개의 회원사 중 절반 가까이 되는 회원사가 현재 제조업으로 허가를 받았고, 제조업협의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기기산업이 수출주도형 산업이 된 배경 중 한 요인으로 이 같은 전반적인 치과의료기기 업계의 제조업 전환과 국산화 흐름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국민들과 정부부처 관계자들에게 이런 치과의료기기산업의 세계적인 활약과 가능성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독일 쾰른 IDS나 UAE 두바이 AEEDC 같은 대규모 국제치과산업전시회에서 우리 한국 업체들의 활약과 현지 분위기에 대해 직접 눈으로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세계 치과의료기기 시장에서 ‘한국 국가 브랜드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단언컨대 현재 세계 치과의료기기 시장의 흐름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처럼 한국의 치과의료기기산업은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AI)와 디지털 덴티스트리라는 새로운 흐름을 적용해 임플란트 외에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인증·허가 취득·유지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선진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뒤따른다.

이에 따라 이전보다 많은 규제과학전문가와 IT 및 AI전문가들 뿐 아니라 제조를 위한 인력들이 치과의료기기산업에 필요하다. 또한 드높여진 한국 브랜딩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 국내 업체가 국제적인 수준이 될 수 있도록 해외 진출에 최적화된 전문적인 컨설팅 및 마케팅이 개발될 수 있도록 관련 산업의 진흥 및 연구개발 지원금과 정부 지원금 등 다양한 범부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산업진흥 위한 전문가ㆍ컨설팅ㆍ지원예 산 등 필요
이에 치산협은 2021년부터 제조업 회원사를 대상으로 널리 인정되는 유럽 MDR 취득·유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KOTRA와 협업해 매년 6~8회 국고지원 해외전시회 한국관 운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업해 국내와 해외인증을 병행하는 제조업체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일반의료기기와 다른 치과의료기기의 특성을 홍보하고 정책에 반영해 업계의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곳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상술한 세계 의료기기시장의 흐름과 이런 노력으로 치산협은 2030년 치과의료기기의 생산실적액이 10조원이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흔히 의료기기산업은 규제산업이라고도 말한다. 판매를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허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업에 있는 사람으로서 필자는 한국인만큼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국민이 없다고 현장에서 느낀다. 이 때문에 중국과 인도·동남아시아 등 저렴한 노동력을 가진 국가에 비해 한국이 앞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의료기기는 무궁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그리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정부기관들의 아름다운 협조를 통해 2030년에는 우리 의료기기산업계가 160억 달러를 훌쩍 넘는 세계적인 의료기기 수출 강국으로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