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산업에 쏘아올린 공, 한국형 아르파헬스”
KTC, 산업계가 국내외 각종 ‘규제’를 극복해 시장에 안착 돕는 ‘셰르파’
● 제17회 의료기기의 날을 기념하며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원장
인류 최초 달 착륙 45년만인 2017년 다시 인류를 달로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착수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이 대형 프로젝트에 청신호가 켜지자, 전 세계는 ‘우주개척’이란 잠재력 큰 새로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기 시작했다.
한국도 지난 2021년 이 프로젝트에 동참해 10번째 협정국으로 이름을 올린 뒤, 2022년 최초로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우주항공청개청을 시작으로 우주항공산업의 견인을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산업계는 ‘디지털 전환’이란 큰 파동에 휩쓸려 ‘도전과 혁신’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의료산업계의 변화가 가시적이다. ‘실패 있는’ 한국형 아르파헬스(ARPA-H, 미국 보건의료고등연구계획국)의 신호탄이 쏘아지면서다. 한국형 아르파헬스는 우리 정부가 바이오헬스 연구개발(R&D)에 65억 달러(약 8조원)를 편성한 미국을 벤치마킹해 실패를 인정하는 과감한 R&D 지원을 약속하며 출발선상에 오른 대규모 프로젝트다. 정부는 지난 3월 올해 주요 국정 과제로 이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2033년까지 국가 보건분야 연구개발(R&D)에 10년간 약 2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의료산업계 변화’와 한 배를 탄 이 ‘혁신’의 바람은 기존의 견고한 질서를 단번에 허물듯 금세 위기감을 불어 넣었지만, 이미 코로나19가 촉발한 디지털 대전환기 급류를 탄 바이오·헬스케어 업계는 디지털 가속화를 촉진할 가시적 움직임에 반색했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등 의료업계의 변화가 도드라진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이 디지털 전환의 시기를 앞당겼기 때문이다. 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쳐 높아진 환자들의 기대 수준에 대처하고자 원격 의료, 진료시스템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국내외 디지털헬스케어 시장규모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20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은 2019년 1063억 달러(약 148조원)에서 2026년 6394억 달러(약 884조원)로 연평균 29.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집계된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나라별 시장 규모 점유 비율은 북미 49%, 유럽 29%, 아시아 16%, 기타 6% 순으로, 분야별 점유 비율은 모바일 헬스 53%, 원격의료 27%, 건강 데이터 분석 13%, 의료정보시스템 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 의료 수요와 투자가 급증한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의 경우, 디지털 헬스 기업 투자 규모가 2019년 77억 달러(약 10.6조원)에서 2020년 146억 달러(약 20.2조원)로 약 두 배 증가했으며, 2021년 상반기에만 147억 달러(약 20.3조원)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1.9조원에서 2019년 약 6.4조원으로 약 3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으며, 매년 투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전망도 다르지 않다. 2024년 보건산업진흥원 올 상반기 글로벌 보건산업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118개 생명과학 CEO 중 62%가 디지털헬스산업에 AI 최신 기술(국내 AI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시장의 5.7%, 세계 6위 수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고 답하는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의 걸림돌로 하나같이 ‘시장 진출에 대한 규제’라고 설명했다. 이는 4차 산업을 겨냥한 첨단화, 융복합화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 내놓는다 하더라도 ‘규제’ 된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체감한 현장의 목소리다.
1969년에 설립돼 올해로 55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대표 국제공인 시험인증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이하 KTC)은 국내외 각종 ‘규제’에 대응해 국내외 수출 기업들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히말라야 산악 등반을 돕는 안내인 역할인 셰르파(Sherpa)인 셈이다.
KTC, 국내외 규제대응 기업 지원
또한 산업 전 분야에서 소비자의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표준, 기술기준 등을 기반으로 하는 시험·인증·검사 등의 단계를 거쳐 기업들의 제품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R&D를 수행하고 있다.
KTC는 지난해 산업의 디지털·그린 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경쟁력 있는 시험인증기관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미래 성장산업이자 국가적 중요 산업인 13대 전략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4년을 수면산업, 첨단 바이오 등 바이오헬스 혁신의 새 도약 원년으로 삼고 바이오사업본부 및 충북 오창(바이오헬스센터)·충남 아산(수면산업진흥센터) 지역거점을 중심으로 산·학·연·병(병원) 컨소시움을 구성해 첨단 신약, 바이오 소부장, 첨단의료기기, 수면 산업 등에 대한 컨설팅, 표준화와 시험·인증, R&D사업을 포함한 전주기 기술지원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CB, CE 등 해외인증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유럽의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강화를 타개하고자 국내 최초 시험소 지정 및 MDR심사원 등록으로 2021년 기준 1,500억 유로(약 210조원)에 달하는 유럽 의료기기 시장에 우리 기업 진출을 지원했다. 중국 지정 시험기관과 협약을 통해 현지 시험을 KTC가 대체 진행하면서 비용과 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기업 애로사항도 해소했다. 향후 독일에 해외 거점을 추가 설치하고 유수의 해외인증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바이오헬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견인할 예정이다.
KTC는 최근 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현장에 △디지털 헬스케어의 확대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성장 △텔레메딕신(전자기기와 통신 기술을 활용해 원격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등 확산 흐름 경향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새로운 변화에 AI기술과 사이버 보안이 접목돼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타당성검증(Validation) 지원 사업을 강화해 추진하고 있다.
KTC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계에 일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이어 올해 정부가 발표한 주요 국정과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연구개발(R&D)은 물론, 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R&D 사업 강화를 위해 △디지털 치료기술 개발 및 실증·상용화 플랫폼 기술 △디지털 원격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및 실증 △바이오·헬스케어 생체진단 반도체 기술 등 다수의 초격차 기술개발 R&D를 추진하고 △AI기반 슬립테크 국제협력 실증 확산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종합지원체계 구축 △난치성 질환 치료용 전자약 및 의료용 디지털 트윈 개발 등 기반 구축 사업도 기획·추진 중이다.
이 밖에 KTC는 향후 과기부의 데이터 품질인증제도를 통한 데이터 품질인증 그리고 AI+인증과 관련된 시험기관 확대, KTC 자체 인증 체계인 ‘AI Q마크 인증’개발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현재 KTR과 공동으로 시험인증과 절차 개발 중인 ‘ISO/IEC TR 24028: 2020 기반의 AI 신뢰성 평가’ 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기술 길잡이’ 역할 수행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업종과 규모 상관없이 직면해야 할 시대적 요구다.
우리 정부는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경쟁력을 갖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그 공을 쏘아 올렸다. KTC는 정부의 ‘공’을 기꺼이 받아 내부 역량 강화는 물론, 디지털 전환을 맞은 세계 각국의 경쟁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이로 인해 그 ‘공’을 되돌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 혁신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기술 길잡이’ 역할을 오롯이 수행해낼 것이다.
KTC는 정부가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에 쏘아 올린 공이 산업 전 분야까지 대변혁을 이끌 큰 ‘울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계 드리워진 디지털화가 울창한 숲이 될 날이 머지않았음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