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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공성 살아있어야 의사 윤리도 지켜진다히포크라테스는 모른다-맥스웰 그렉 블록 지음, 박재형 옮김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15.12.08 11:29

히포크라테스는 모른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어느 무엇보다도 환자의 이익을 위하여 일해야 한다는 의사로서 윤리적 가치를 다짐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의과대학 졸업식의 공식 행사이기도 하며 일반인들도 이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이 선서가 최초로 도입된 것은 1508년 독일의 위텐버그대학에서 시작되었으나 1804년까지 다른 대학에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잔혹한 의료윤리에 대한 배신을 계기로 하여 북미에서부터 보편화되어 지금은 의사가 지켜야 하는 직업윤리로서 자리 잡고 있다.

저자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공통의 덕목이 된 이 선서에 대하여 강한 도전장을 내민다. 국가의 공적 영역에서 건강보험을 유지하고 있는 체제나 혹은 사보험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흔히 야기되는 갈등의 접점에 대한 고민을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대한 고민
건강보험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자원배분의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 대기업의 CEO와 노숙자가 있다고 하자. 사회는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계층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아니면 사회적 약자인 배려 계층에 대하여 투자를 하는 것이 옳은가를 묻는다. 인권적인 측면에서 단순한 답일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같이 사보험이 발달해 있는 나라의 경우 보험금을 많이 내고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계층이 보다 우수한 의료 혜택을 입고 있다. 실제 사회적 효용에서 생각하면 영향력이 높은 계층에 투입하는 것이 효율이 높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과연 의사들의 입장은 어떨까?  

전시의 상황에서 의료품은 한정되어 있다. 이를 통하여 살릴 수 있는 환자의 수는 정해지고 있다면 당연 투입 대비 치료에 대한 결과를 생각한다. 결국 중상자에 대한 치료를 포기하고 경상자 위주의 치료에 집중한다면 이를 비난 할 수 있는 것일까? 

미국에서 있던 사례다. 1998년 7월 24일 국회의사당에 난입하여 두 명의 경찰관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체포된 웨스턴의 사례이다. 그는 극도의 정신병이 있었으며 이미 그 이전부터의 기이한 행동으로 인하여 정신병원 입원 경력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재판의 절차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변호사와 협력할 수준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고 감옥대신 정신병동에 입원해야 했다. 

하지만 검사는 극적 제안을 한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웨스턴을 치료하여 법정에 세우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치료를 맡은 의사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자신의 치료 행위는 곧 환자의 불이익으로 돌아 올 것이고 이를 알면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이다.

사형장에 검시를 맡은 의사가 있다고 하자 만약 전기충격에서 환자가 살아 있다고 한다면 그는 적극적 치료 행위를 통하여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선언 후 사형의 재집행을 요구해야 하는 가이다. 이 문제도 현재 미국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던 사례이다. 

미국의 사보험 회사들은 보수적 치료를 통하여 보험 환자들에게 보다 작은 의료 행위를 통하여 비용을 절감한 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법의 제재를 받기도 한다. 받아야 하는 검사 등을 가능한 지연하고 접근을 제한하여 고가의 검진이나 치료를 피하는 방식이다. 당연 보험회사는 각 질병에 대하여 정해진 검사 및 치료법을 안내하고 이를 통한 이윤을 창출한다. 

병원이 기업과 같은 이윤 추구의 집단으로 본다면 우리는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환자의 이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회적 책임이 있기에 도덕적 비난을 가한다.

개인의 윤리와 공적 의무 사이의 상충
저자는 의학의 치료자 역할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제안한다. 과거 의술이 공적 영역이 아닌 개인만의 문제일 때는 가능하지만 현대에 와서 무조건적인 헌신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의료비의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의료보험조차 갖지 못하여 병원에 가지 못하는 미국인이 3천 만명이다. 이들에 대한 제도적 보장이 없이 의사의 도덕만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요구일 것이다. 

개인의 윤리와 공적 의무 사이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갈등에 대하여 명확한 논쟁점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는 사회 전체가 이 문제에 대하여 해결하는데 동참하자고 주장한다. 저자 자신이 의사이자 오바마 대통령의 보건의료 관련 자문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의료혜택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하자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의 오바마 의료개혁의 핵심이기도 하다. 

책 전반에 문제 제기와 함께 다양한 사례를 들어 현실과 윤리 사이에 갈등할 수 밖에 없는 보건의료 체계와 사회 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나열했다. 그리고 그 책임은 한 개인에게 지울 수 없는 구조적 문제임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법은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료에 있어서의 공공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의사의 윤리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무상의료를 통한 공공성 논쟁이 한참인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저서이다. 

해법은 사회가 공동으로 찾아야
저자 맥스웰 그렉 블록(Maxwell Gregg Bloche, M.D., J.D)는 정신과 의사이자 윤리학자로 조지타운대학 로스쿨의 교수로 있다. 그는 2008년 오마바 대통령 캠프에서 정책을 만들었으며 의료법과 의료정책분야의 다양한 연구와 논문을 게재하였으며 로버트 우드 존슨 연구자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옮긴이는 박재형님으로 청년의사 편집 주간을 지내고 있으며 2011년  ㈜청년의사에서 발간하였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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