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병원, 연구네트워크 구축 및 지역의 우수연구기반 활용해 ‘연구중심병원’ 위상 정립

유수 종합병원장과 만나 선진 보건의료를 선도하는 병원의 이념 및 역할 그리고 보건의료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의료계와 산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KMDIA, 병원 CEO를 만나다’에서는 고려대학교병원 김영훈 원장을 모셨으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인모 이사((주)코메딕스 대표이사)가 대담을 나눴다. <편집자 주>

김 영 훈
고려대학교병원장

정인모 이사 병원의 존재 이유 중 일순위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고려대학교병원(이하 고대병원)은 어떠한가?
김영훈 원장 고대병원의 이념은‘지역을 품고, 민족을 넘어, 세계로 웅비하는 환자최우선 The BEST 고려대학교병원’이다.‘환자최우선 The BEST 병원’이란 최우선 가치를‘환자의 필요’에 두고, 서비스 체계, 의료 프로세스, 진료 공간의 설계와 배치 등 모든 부분을 결정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조직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여 규모가 아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의료기관, 전세계 한민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의료기관, 통일 후 대한민국의 의료를 준비하고 고민하는 의료기관이 되고자 한다.

정인모 이사 국내 선진 보건의료를 선도하는 병원 중에 고대병원이 들어간다고 본다. 고대병원만의 특색은?
김영훈 원장 JCI인증과 연구중심병원. 두 가지를 꼽겠다. 지난 2012년 JCI 재인증으로 국제수준의 진료 역량과 환자안전 시스템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되며 향후 연구개발과 이를 통한 산업화 와 의료선진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런‘JCI 인증’과‘연구중심병원 선정’은 의료에 있어서 최대가 아닌 최고의 가치를 달려온 노력이 이뤄낸 최상의 성과였다.

기초의학 및 임상연구 지식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과 인적역량 강화를 통해 수준 높은 진료를 통한 양질의 연구 및 의료산업화와 다시 이를 통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제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비상해 나갈 계획이다.

정인모 이사 최근 종합병원에서는 강점을 지닌 진료영역을 강조하고 있다. 고대병원은?

정 인 모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이사
(주)코메딕스 대표이사

김영훈 원장 고대병원은 수많은 진료분야에서‘7 for 1’한명의 환자를 위해 각기 다른 7개 진료과의 여러 의사가 함께 다학제 협진을 활발히 진행하는 센터중심의 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의료의 질향상은 물론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신속한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 관점에서 환자중심, 질병중심, 센터중심으로 재편돼 왔다. 심혈관센터는 국내 심장질환의 치료흐름을 선도해 오고 있으며, 부정맥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전극도자절제술을 도입하고 발전시켜왔다. 또 급성심근경색 분야에서는 혈관중재술을 연간 3천건 이상 실시하고, 급성심근경색 환자 병원 도착 후 60분 내 응급치료를 실시하는 등 국내 Top 센터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소화기센터 역시 국내 최초로 치료내시경, 캡슐내시경을 도입하고, 올해‘미국소화기연관학회’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실적을 발표하는 등 최상의 수기와 괄목 할 만한 연구업적을 발표하고 있다. 장기이식센터 역시 혈액형 불일치 장기이식, 타병원에서 사용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장기의 이식 등 고위험 환자의 장기이식을 성공한 바 있다. 국내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장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지난 2013년 고대병원은 국내 외국인 신장이식 1위, 간이식 2위라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한명의 장기 기증자에서 나온 심장, 간, 신장 2개의 장기 모두를 우리병원의 환자에게 이식을 성공했을 정도로 높은 중증도와 이식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정인모 이사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병원에 있다. 의료수혜의 사각 지대에 있는 이들에 대한 고대병원의 고민과 활동은?
김영훈 원장 중요한 것은‘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다. 사회적 책임 이행이 고대병원의‘환자 최우선’가치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병원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고려대학교병원의 비전에는 지역과 민족이란 말이 들어있다. 이는 병원이 스스로에게 사회적 책임 이행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그리고 고려대학교병원은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과 조직적으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고려대학교와 함께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전담부서를 두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모든 봉사활동은‘지속’과 개선을 위한‘교육’의 두 가지 개념이 병행된 의료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려대학교병원의 봉사활동은 일회성 의료봉사에 그치지 않고 현지의 의료수준 향상을 위한 의료진 교육이 같이 이뤄진다.

대표적으로 아이티 지진 당시 의료진 파견을 통한 진료활동 외 10여 차례 더 아이티를 방문해 지진으로 팔다리가 절단된 어린이들에게 의수족을 제작해 전달했다. 복강경 기기를 지원하고 현지 의료진을 교육시켜 최소침습 외과수술이 현지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Cleft in 미얀마’캠페인을 통해 향후 5년간 1,000여명의 미얀마 언청이를 수술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도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차드 등 의료불모지에서 해외의료봉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인모 이사 올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원격의료의 도입, 영상진단의 검사수가 인하 등 의료계 및 산업계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있다. 어떻게 바라보나?
김영훈 원장 의료계 전체가 힘든 상황에서 정부는 또 다시 어려운 숙제를 던졌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을 한다. 하지만, 민간중심으로 의료서비스가 공급되는 상황에서 수가조정과 같이 가격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정책이 문제다.

가격조정은 제로섬게임과 같다고 생각한다. 혜택을 입는 쪽이 있으면 불이익을 당하는 쪽이 반드시 발생한다. 추가 재원 확보 없이 한정된 재원으로 의료비 완화정책을 시행 할 경우 결국은 병원이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가격조정은 그 영향이 시장에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중소병원은 물론 대형병원에서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령 대응책을 마련하더라도 장기적인 비전보다 근시안적 위기극복 수준에 머물게 돼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보다는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와 양에 왜곡을 발생시킬 수가 있다. 이 때문에 가격보다는 의료서비스 공급체계 개선과 같이 제도적 개선을 통해 국민들의 보건의료혜택을 증대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정인모 이사 지난해 12월 정부는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연구개발, 의료관공, 의료연관산업 등에 대한 병원계의 참여를 희망했다. 고대병원의 행보는?
김영훈 원장 고대병원은 연구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연구부원장직을 신설했다. 연구활동을 총괄하고 연구조직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게 된다. 지난해 4월에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그 동안의 누적된 연구역량을 입증하기도 했다.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확고한 위상 정립을 위해‘Open Innovation’과 중개연구 사업화를 위한 기반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먼저 서울 동북지역과 홍릉의 우수한 연구기반환경을 활용하고, 벤처기업 및 연구소의 아이디어와 병원의 임상테스트를 접목한 주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개방형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고대병원의 의료진, 고려대학교 공대를 비롯한 단과대 교수진, KIST연구자와 연구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공동연구를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각 기관의 우수한 연구자들과 연구네트워크 강화를 위해서 매주 연구자네트워크세미나를 개최하며 역량을 키우고 있다. 현재 내시경로봇 및 Bio absorbed metal을 응용한 연구 등이 공동 진행하고 있다.

정인모 이사 우리 의료기술 및 의료서비스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자랑하며 평가 받고 있다. 그런 환경적 기반으로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고 있음에도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의료 현장에서의 수요는 적은 편이다. 방안이 있다면?
김영훈 원장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성능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에서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적은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국산 장비로 전환 또는 교체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위험성이다. 기존에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익숙해진 장비를 다른 장비로 바꾸는 것 자체가 장비성능을 떠나 의료진에게는 상당한 모험이다. 아직은 국산 의료장비 사용에 대한 경험이 적고 장비사용 후 긍정적인 경험에 대한 정보공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국산의료기기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부족한건 당연하다고 본다.

두 번째는 기존 장비를 대체할 국산 장비가 시장에 출시되면 기존 회사에서 장비도입 조건과 보증 조건을 신속하게 변화시켜서 구매자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국내 기업은 의료기기의 개발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후발주자로서 갖는 불리한 위치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술과 성능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기기도 많고 국내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좀 더 반영한 장비를 개발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학회나 세미나를 통해 실수요자인 의료진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한번 관계를 맺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직접 경험한 장비의 우수성에 대해 홍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할 것이다.

정인모 이사 수백 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곳이 종합병원이다. 병원의 정점에 있는 병원장으로서 역할과 병원경영에 있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김영훈 원장 병원장은 조직 앞에서 병원이 지향하는 가치를 제시하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역할과 구성원들 뒤에서 구성원들이 병원의 발전을 위해 창의적이고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상반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고대병원장으로서 생각해봐도‘환자최우선’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리고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믿음과 신뢰다. 실제로 고대병원을 구성하는 2,500여명의 교직원들 모두가 우수한 역량을 가졌다고 확신한다. 그렇기 때문에‘환자최우선’의 가치를 구성원들에 끊임없이 설명하면서 구성원들과 공유하고자 노력한다.

역량있는 구성원 개개인이나 팀이 공유된 가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고대병원장으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종래의 회의체 및 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는 하향식 임명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자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해결해야 될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중점 TFT를 구성하고, 이 역시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부서와 직종 간 경계의 벽을 허물고 있다. 고대병원장으로서 병원 구성원 개개인들의 뛰어난 역량을 믿고 이런 역량들이 모여 집단의사로 표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 이들의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존경을 표할 것이다.

정인모 이사 끝으로 병원계와 의료기기업계는 국민보건의료 향상이라는 공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병원과 업계가 상생 발전하기 위한 고견을 주신다면?
김영훈 원장 병원과 의료기기업계 모두 국민 건강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의료기기는 질병의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더불어 의료기기의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을 위해서는 병원과 의료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고대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선정을 통해 연구개발과 관련된 국제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을 인정받았다. 우수한 의료진을 통한 수준 높은 연구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의 장점을 바탕으로 의료기기업계와 협력한다면 더 나은 질병의 치료와 환자 최우선 의료를 위한 의료기기와 시스템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 함께 국민보건에 기여한다는 거시적인 목표를 갖고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김영훈 원장

김영훈 원장은 이미 부정맥 부분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술기와 학회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이 시대 손꼽히는 명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정맥의 한 종류인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전극도자절제술’을 도입하고 부정맥센터를 개소했으며, 독창적인 수술법 개발로 부정맥 관련 아시아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APHRS) 회장을 맡아 아시아-태평양 부정맥 치료 술기의 선진화는 물론, 탁월한 학회 조직 경영을 통한 부정맥 분야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김영훈 원장은 고대병원 부정맥 치료를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도전과 창조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려대학교병원을 환자 최우선의 가치를 지향하는 ‘The BEST’ 병원이자 대한민국의 메이요 클리닉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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