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정보분석으로 산업 트렌드·R&D 방향 설정 확인해야

이달의 인터뷰 – 특허청 신동환 의료기기심사과장

왼쪽부터 특허청 신동환 의료기기심사과장과 민아름 심사관

의료기기 개발이 늘어나면서 특허출원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의료기기 특허출원은 연평균 7.8% 증가율을 보여 전체 특허(1.9%) 대비 4배를 넘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의료기기 시장은 전통적인 하드웨어 위주의 제품을 넘어 AI, 데이터,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 융복합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어 특허청의 역량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특허청 신동환 의료기기심사과장을 만나 국내 의료기기 시장의 특허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국내 의료기기산업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2021년 의료기기 실적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생산 규모는 12조 8,831억원으로 전년대비 27% 증가했고 최근 5년간 실적으로 보면 연평균 22% 성장했다. 수출 역시 9조 8,746억원으로 전년대비 21% 상승했고, GDP 대비 의료기기산업 비중도 0.63%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그야말로 의료기기산업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 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특허 출헌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의료기기 특허출헌 동향 분석 결과 연평균 7.8%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특허출원 평균인 1.9% 대비 4배 이상을 보이고 있다. 특허청에서도 산업 지원을 위해 지난 13년 신설된 ‘의료기술심사팀’을 20년에 '의료기술심사과'로 승격했다.

의료기술심사과 신동환 과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료기기 특허출원 건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마취호흡기기, 의료정보기기, 진료보조장치 등 전염병 관련 의료기기 출원이 19년과 비교해 약 30~40% 가량 폭팔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 함께 참여한 민아름 심사관은 "의료기기 시장에 도입되는 기술이 방대해지면서 심사관이 알아야 될 지식과 경험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특허청은 협의심사제도를 통해 타 부서와 공동으로 융복합 제품의 특허를 협의하고 있으나 신청인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업무량이 과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의료기기 시장 규모에 비해 식약처의 경우 시장 규모 대비 적은 심사 인력으로 업체들의 문의가 많은 만큼, 특허청 역시 전문 인력 충원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의료기기 산업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빅데이터·AI·메타버스·VR 등 여러 산업이 융복합된 제품이 출시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형태의 제품 역시 출시되고 있어 기존의 산업 제도 및 규제개선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특허제도 역시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맞는 변화를 모색 중이다. 신 과장은 "현재는 소프트웨어 형태의 모호함으로 인해 특허를 주지 않고 있지만 특허로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며, "'모바일 의료앱'과 같이 인증키로 사용자나 단말기가 제한된 프로그램이라면 특허를 주는 방안도 향후에는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진단이 적극 활용되면서 진단을 포함한 의료행위가 특허대상에 포함되야 한다는 의견이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 과장은 "의료행위는 인간의 생존과 연결된 문제이므로 현재는 특허 출원이 불가능하다. 다만 산업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고 관련 기술이 계속 도입되고 있으므로 신기술 보호를 위해 의료행위 역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와 마찬가지로 특허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의료기기 업체들이 특허와 관련해 받을 수 있는 'IP 디딤돌 프로그램', 'IP 나래 프로그램', 'IP 금융연계 평가지원' 등 IP를 기반으로 한 자금 조달부터 전략 컨설팅까지 정부에서 업계에 지원하는 여러 사업들이 있는 만큼 사전 조사를 통해 의료기기업체의 권리를 보호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올해 의료기술심사과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신 과장은 "지난해 국내에 화이자 백신을 도입하는데 LDS 주사기가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특허 등에 대한 사전 작업을 통해 국민 건강과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산업계에 바라는 점에 대해 신 과장은 "특허정보를 분석하면 경쟁사의 기술은 물론 전세계 산업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며, "각 업체들은 자체 특허출원을 넘어 해당 분야 특허정보를 분석해 R&D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허청, 의료기기심사과, 심사관 단체사진
특허청 의료기기심사과, 심사관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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