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health policy insight

● [Health Policy Insight 334회]

미국, 의료기술 출시 선호 지역에서 유럽연합 따돌려

▲ 이 상 수
Medtronic North Asia
(Korea and Japan)
대외협력부 전무

미국 시장은 새로운 의료기술의 선호되는 출시 지역으로 부상했다. 크고 작은 기업, 벤처 지원, 개인 및 상장기업에 걸쳐 유지되는 패턴은 의료기기산업의 큰 변화를 나타낸다. 역사적으로 의료기술기업(medtech companies)은 유럽연합에서 제품 등록이 더 간단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럽에서 출시하는 것을 선호했다. 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3%는 US FDA 승인에 비해 CE 마크의 우선순위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FDA는 유럽의 규제당국보다 혁신의 발전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 전반적으로 응답자의 79%는 FDA가 의료기술의 발전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데 동의했으며, 업계는 FDA의 ‘디지털헬스 우수센터(Digital Health Center of Excellence)’를 발전하는 규제경로에 대한 더 큰 명확성과 지침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발전으로 보고 있다. 당국이 디지털기술로 인한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좁은 주제에 대해 응답자의 64%는 미국이 잘 관리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유럽은 34%만 잘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의 의료기기규정(Medical Devices Regulation, MDR)은 혁신의 속도를 늦춘다 : 설문조사에 포함된 제품의 거의 절반이 유럽연합 시장에서 출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의 기업 89%는 앞으로 미국 인허가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성공적인 CE 마크 제품을 보유한 응답자의 23%는 CE 마크 승인에 앞서 일본과 중국 인허가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자들은 압도적으로 새로운 MDR 규칙을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유럽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것이 덜 매력적이라고 응답했다. 브렉시트(Brexit)와 극심한 보험급여 가격 압력을 포함한 다른 요인도 CE 마크를 추구하는 매력을 감소시킨다.

- 새로운 의료제품에 대한 초기 개념부터 FDA 510(k) 승인까지의 비용(중앙값)은 310만 달러인 반면, De Novo 제품은 500만 달러의 비용(중앙값)을 보였다(PMA에 대한 데이터는 제공되지 않음) : 비용은 디자인의 고유한 신규성, 임상시험이 필요한지 여부, 제품이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로 구성돼 있는지 여부 등과 같은 많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510(k) 승인에 대한 비용 범위는 20만~4,100만 달러였다. De Novo 제품은 80만~9,100만 달러였다. 결과적으로 평균 비용만으로는 의미가 거의 없다.

- 새로운 의료제품에 대한 개념에서 FDA 승인까지의 시간(중앙값)은 510(k)의 경우 31개월, De Novo의 경우 66개월이었다 : 개념에서 승인까지의 최소 및 최대 시간은 510(k)의 경우 2~132개월, De Novo의 경우 18~240개월로 보고됐다. 경과시간의 넓은 범위는 다양한 혁신가에 대한 출발점의 차이를 반영하며, 일부 개념은 공식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몇 년이 소요되고 다른 개념은 개념화부터 프로젝트 단계로 바로 진행된다.

- 510(k) 승인의 3.9개월 대비, 새로운 의료제품의 CE 마크까지의 평균 인허가 검토기간(pre-MDR)은 3.2개월로 낮게 유지됐다 : 연구 샘플에 포함된 제품의 경우 평균 유럽연합 허가 프로세스가 더 빨랐지만, 이것이 후향적 연구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결과는 2020년 5월에 발효된 유럽 MDR 요건의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 FDA의 획기적 의료기기 지정(Breakthrough Device designation)은 의료기술 혁신을 위한 빠른 경로를 제공하는 중요한 신규 프로그램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 FDA는 본 연구 기간 동안 561건의 획기적 의료기기 지정을 승인했으며, 설문 응답자의 거의 1/4을 포함해 거의 모두가 2019년 이후였다. 현재까지 32개의 획기적 의료기기만이 FDA 승인을 받았지만, 응답자의 88%는 지침이 매우 명확하거나 다소 명확하다는데 동의하고, 75%는 프로그램이 환자접근성을 촉진시키고, 절반 이상은 이 프로그램이 보다 유연한 연구설계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ML)을 통합하는 제품 혁신이 증가함에 따라, 규제 요건에 대한 더 큰 명확성과 검토자 전문성이 필요하다 : FDA는 1997년 이후 343건의 AI/ML 의료기기를 승인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이 2019년과 2020년에 승인됐다. 연구 샘플에서 510(k) 승인을 요구하는 16개의 AI/ML 제품에 대한 비용(중앙값)과 검토기간(중앙값)은 910만 달러와 37개월로 보고됐다. 

- 응답자들은 표준 의료기술에 대한 경로보다 디지털 제품에 대한 규정의 예측가능성에 대해 덜 호의적이었다 :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표준 의료기술의 승인을 위한 미국의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한 반면, EU 승인을 유사하게 보는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디지털 제품 제공과 관련된 수치는 미국의 경우 33%, 유럽연합의 경우 15%였다.

- 많은 소규모 및 벤처지원 기업의 경우, 자본 조달은 ​​유럽연합 규제환경의 변화를 예상한 미국 우선 시장전략(US-first market strategy)에 달려 있다 : 일류(first-in-class) 의료 및 디지털 기술을 발전시키는 초기 단계의 기업은 변화하는 규제 패턴, 요건 및 프로그램에 크게 노출돼 있다. 명확하고 예측가능한 승인 경로는 소규모 및 벤처지원 의료기술 기업에 매우 중요하며, 이 기업들은 신생기업의 경비지출속도(burn rate)를 신중하게 관리해 투자자 신뢰를 심어주고 후속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FDA의 Q-제출(Q-Submission, Q-Sub) 프로세스는 응답자(69/105명)가 광범위하게 사용했으며 De Novo 및 PMA 신청자(37/40명)가 압도적이었다.

- 디지털 의료제품에 대한 보험급여는 예측하기 어렵다 : 미국에서는 응답자의 63%가 디지털 의료제품에 대한 보험급여 경로를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한 반면, 기존 제품의 경우 45%였다. 유럽연합에서는 응답자의 50%가 디지털 제품에 대한 보험급여를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한 반면, 표준 의료기술 제품에 대해서는 30%가 동일하게 생각했다.

- 보험급여(reimbursement)는 모든 기업에서 의료 혁신의 주요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다 : 본 연구에서 CEO와 인허가 담당 리더 73명 중 55명이 인허가 승인에 대한 우려를 제치고 보험급여를 혁신의 주요 장애물로 보았다. 응답자의 40% 만이 의료기술에 대한 보험급여 및 지불보상에 대한 미국 보험청(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CMS) 결정 기준이 명확하다고 생각했다. 리더들은 규제 기관과 보험급여 기관 간의 더 큰 조정과 디지털 제품에 대한 별도의 보험급여 분류 생성을 광범위하게 요구했다.

결론
지난 10년은 디지털 기술이 자리를 잡고 기존 프로세스를 뒤엎고 환자와 간병인에게 흥미진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의료기술산업에 중대한 변화의 시기였다. 이 기간 동안, 전 세계의 규제당국과 보험급여 기관은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수용하기 위해 인재를 모집하고 시스템과 프로토콜을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했다. 지금까지 그들의 조치가 디지털 시대의 의료기술 혁신을 돕거나 방해하는지 평가하려는 연구는 없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깊은 식견을 제공하며, FDA가 새로운 의료기술 제품, 특히 디지털 방식 또는 소프트웨어 기반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촉진하는 데 가장 성공적인 글로벌 규제기관으로 부상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10년 전만 해도 의료기술 기업들은 시장진입 경로가 더 간단하고 예측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에 유럽연합에서 제품 출시를 강력하게 선호했지만 상황은 역전됐다. 부분적으로 이러한 반전은 유럽연합의 새로운 MDR 법안과 브렉시트와 관련된 문제에 기인한다. 그러나 응답자들이 혁신을 촉진하는 여러 핵심 FDA 프로그램에 대한 호의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 De Novo 승인, 획기적 의료기기 지정, 디지털헬스 우수센터. 본 연구의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혁신적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에 관한 것이다. 단순한 1등급 의료기기는 1년내에 개념부터 출시까지 100만 달러 미만의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더 복잡한 2등급 의료기기는 2~3년에 걸쳐 쉽게 수천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 새로운 기술과 디지털 트렌드의 수요를 예측하는 규제기관의 역량이 혁신의 속도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 샘플에 포함된 105개 제품 가운데 63개가 디지털 방식으로 작동된다. 평균적으로 510(k) 승인 비용이 610만 달러이고 개념부터 출시까지 33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De Novo 제품은 시장에 출시하는데 1,780만 달러가 소요되고 80개월이 걸린다는 것이 관찰됐다. 응답자들은 혁신을 강화하고 인허가 결과의 예측가능성을 높인 FDA를 높이 평가하지만, 디지털헬스에 대한 추가적인 명확성과 지침을 원하고 있으며, 미국 보험급여 제도에 대해 더욱 우려하고 있다. 압도적으로 혁신적 의료기기 지정과 보험급여를 연계한 '혁신의료기술 메디케어 보험급여(Medicare Coverage of Innovative Technology, MCIT)'의 폐지를 실수로 보고 있다. 특히 소규모 기업은 벤처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예측가능한 보험급여 필요성이 혁신에 상당한 장애물이라고 보고 있다. 본 연구결과는 일련의 동료 모범사례(best practices)와 규제기관 및 보험급여 당국에 대한 권고사항으로 결론을 맺는다. 혁신 주도 산업과 관련된 피할 수 없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은 의료기술 부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기간 중 하나였다. 규제 기관은 디지털헬스의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인정받아야 하며, 업계와 규제당국 간의 더 많은 협의를 향한 추세는 장래의 의료제품과 이로부터 혜택을 받을 환자에게 큰 가능성을 제공한다.

시사점
 - 10년 전만 해도 의료기술 기업들은 시장진입 경로가 더 간단하고 예측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에 유럽연합에서 제품 출시를 강력하게 선호했지만 상황은 역전됐음
 - 이러한 반전은 유럽연합의 새로운 MDR 법안과 브렉시트와 관련된 문제와 혁신을 촉진하는 여러 핵심 FDA 프로그램에 기인함: De Novo 승인, 획기적 의료기기 지정, 디지털헬스 우수센터
 - 혁신적 의료기기 지정과 보험급여를 연계한 ‘혁신의료기술 메디케어 보험급여(Medicare Coverage of Innovative Technology, MCIT)’ 폐지는 잘못된 선택으로 보고 있음

출처원 : Johnson C, et al. March 2022. BCG and UCLA Biodesign Program
https://web-assets.bcg.com/8c/f0/06744e8848ea9654bbd0765bf285/bcg-interstates-and-autobahns-mar-2022.pdf

* 본 컬럼은 의료기기를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의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및 연구보고서 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의료기기 관련 보건의료정책 마련에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주 발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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