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신용균,김현정, 출판사 새빛

왜 트럼프는 트위터를 좋아할까?

제목이 주는 정치색과는 무관하게 국제무대에서 문화와 언어의 차이가 어떤 행동양식을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한 저자의 오랜 경험과 이론이 담긴 책이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말 필요한 내용만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부담 없이 읽어 내려 갈 수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외국인들과 만나 관계를 맺다보면 서로의 신뢰를 얻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들이 있다. 예로 들면 인도에서 긍정의 표현은 머리를 위아래가 아닌 양옆으로 흔드는데 자세히 보면 양옆의 각도에 따라 긍정과 부정의 표현이 다르다. 이런 경우 섣부른 판단으로 가부를 결정하면 오해를 살 수 있으므로 문화적 특징을 사전에 알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인들과 일을 하다보면 자주 느끼는 답답함 중의 하나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계약을 한다고 가정하자. 서로 조건을 맞추고 서면화 한 뒤 양측이 서명을 하고 계약서를 나누면 된다. 그 후에 계약에 따른 주문이나 시연품을 받을 수 있는데 급할 경우 시연품부터 받고 관련 서류를 미리 검토할 수도 있지만 이런 멀티테스킹에 대하여 대부분 상당히 어려워한다. 우리 문화에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울 수 있지만 미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정해진 절차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 이유는 언어에서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영어에서는 문장 몇 개의 순서만 바꿔도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A manager onboards a newly hired employee. 의미 0 문법 0

A newly hired employee onboards a manager. 의미 X 문법 0

Onboards a amanger a newly hired employee. 의미 X 문법 X

매니저는 신입사원을 교육한다.

신입사원은 매니저가 교육한다.

교육한다. 매니저는 신입사원을.

위의 두 단락을 비교해 보면 영어의 경우 단어 몇 개의 순서만 바꿔도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데 반하여 우리나라는 순서를 어떻게 바꿔도 듣는 사람이 그 뜻을 이해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미국어를 사용 하는 입장에서 보면 순서대로 하나씩 절차를 지켜 따라가는 싱글테스커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절차를 따르며 다른 일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점이다. 통섭적 평가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으로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중시 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이다. 싱글이냐 멀티냐의 문제는 일의 효율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에 대한 이해가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트위터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 한다. 140자 이내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에 대해 우호적인 미국인들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직선적이고 간결함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가능하면 약어를 사용하고 전체 문장의 길이가 짧다. 심지에 이메일로 소통을 한다고 하면 상대방을 생각해서 한 스크린에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축약하는 배려도 필요하다고 한다. 이유는 시간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은 특성상 내용이 길면 그 내용은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서 읽을 수 있도록 뒤로 넘겨버리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은 배려지만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토론 문화다. 영국은 유럽의 역사성을 대변하듯 밑으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Bottom-up 방식을 선호하며 미국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Top-down방식을 좋아 한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영국의 브렉시트를 보자. 먼저 각 이해 당사자가 자신들의 의견을 모두 발표하게 한다. 그리고 쟁점이 되는 사안을 추출하여 그에 대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 당연히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소수의 의견도 충분히 알릴 수 있게 한다.

2016년 브렉시트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가 이루어지기까지 무려 4년여를 영국하원에서 지루한 토론을 벌인 점을 보면 영국식 토론과 그 배경에 대하여 이해 할 수 있다. 미국이 침묵을 동의로 간주한다면 영국은 개개인의 의견을 요청해서라도 듣는다.

미국식 토론 방식은 리더가 주도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사전에 공유된 자료에 의하여 쟁점만을 집중적으로 토론하다가 정해진 시간을 넘길 경우 그때까지의 성과로 결론을 내리려는 경향을 보인다. 속도가 중요하며 효율성이 앞선다.

의견이 없을 경우 미국은 침묵도 의사표현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 하는 반면 영국은 발언의 기회를 강제해서라도 듣는다고 한다.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인들이 모든 이들의 참여에 의미를 두는 것과 속도와 효율을 강조하는 미국인들의 차이를 통하여 그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의미 있는 사례다.

저자는 언어적 특성을 바탕으로 영국과 미국의 생각의 차이를 위와 설명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이해하는 만큼 수용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기본적인 문화차이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 신용균은 독인에서 MBA를 공부하고 글로벌 유통사에서 전문가로 시작하여 홍보대행사에서 경력을 쌓다가 현재 법무법인 세종에서 기획 실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저자인 김현정 역시 독일에서 MBA를 하고 외국정부기관과 다국적의료기기 기업에서 재직하여 경력을 쌓은 마케팅 전문가이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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