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료기기 업계 위기와 기회

● 의료기기산업 미래를 향한 제언 

“기업은 생명체와 같아, 위기 상황 속 '내실 다지기' 필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료기기 업계 위기와 기회

▲ 김도균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
㈜우영메디칼 부장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과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는 수요·공급 충격으로 인한 경제 위축 그리고 통화 재정 등의 기조 전환이 동시 다발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어, 산업계에서는 기업들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경영 전략이 수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 전반적으로 코로나 19로 인한 충격이 발생되고는 있다. 의료기기산업의 경우 코로나19 및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등에 의한 영향으로 산업 내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은 일반 산업과 달리 국민소득, GDP 등의 지표 영향과 다르다. 아무래도 국민의 건강 그리고 삶의 질과 연관돼 있기에 다른 산업과는 소비 의사결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른 국내 의료기기 산업 시장 규모는 약 6조 8,179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10% 성장을 이뤘으며, 최근 5개년 평균성장률(CAGR)은 약 8%로 세계 10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와 달리 국산의료기기 원자재 및 부품의 해외의존도는 아직도 높은 편이며,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중단이 길어질수록 기업은 경영악화라는 늪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경기 악화, 인건비 상승, CE에서 요구하는 의료기기의 안전성 유효성 강화에 따른 신뢰성 시험 비용의 상승, 그리고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 등은 차세대 성장동력이자 코로나 상황에서 수출 견인을 하고 있는 의료기기산업의 성장 저해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의료기기 산업의 생산액 규모를 살펴보면 2018년 기준, 생산액 10억원 미만인 업체가 2,738개로 전체 제조업체의 7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총 생산액은 3,856억원으로 전체 생산액의 5.9% 수준이다. 이는 의료기기 산업이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Source: COVID-19 Business Issue, KPMG, November 2020]

 

물론 통계에 나타나진 않지만 수 많은 언론에서 언급되었듯,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개인보호장비, 소모품, 인공호흡기 및 진단키트 등과 같은 의료기기의 생산 및 수출은 분명 증가했을 것이다. 코로나 이슈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반대 급부로 기회의 요인도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대한병원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료기기 산업과 깊은 연관이 있는 병원의 경우 2018년 3월과 비교했을 때, 외래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15.7%, 종합병원 19.3%, 병원급 29.6%이 감소하고 입원환자의 경우도 상급종합병원이 14.5% 종합병원 19.6%, 병원급에서 25.2% 감소했다. 굳이 구체적인 통계현황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코로나 이슈로 인한 보건의료 산업군 내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 경영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 또한 산업은 생명체가 연계돼 있는 또 다른 조직과 같다고 보면 된다. 위기 가운데 기회를 찾을 수 있듯 의료산업 내에서도 위기 상황 속에서 내실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거리를 돌아보면 일부이긴 하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실내인테리어 공사 등 다음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곳들이 눈에 종종 띈다. 의료기기산업 또한 마찬가지다. 코로나 상황을 통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과 준비가 부족했음을 깨닫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또 하나의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의료기기 기업은 시장의 니즈를 발굴해 제품을 개발하고 인증을 받고 학회 또는 전시회 등을 통한 제품 홍보의 과정을 거쳐 고객에게 제품을 인도하는 고객여정(Customer Journey Map)을 거친다.

POST COVID-19를 대비해 우리가 준비할 사항 몇 가지를 제언드리고자 한다.

첫째, 기업의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즉 SIPOC 분석을 통한 운영 프로세스 상의 취약점과 문제점을 찾고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SIPOC는 Supplier(공급자), Inputs(투입자원), Process(프로세스), Output(산출물), Customer(고객)의 약자로 신규 사업 참여 등 리스크가 높은 일을 할 때 하는 분석 과정이다. 리질리언스 전략을 통해 기업의 면역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두번째, 디지털 전환이다. 향후 이번과 같은 바이러스는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업무 환경을 포함한 제조 환경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대면 상황에서도 운영 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 제품의 홍보 방식에서도 국산 의료기기 홍보 채널을 다방면으로 만들어야 한다. 홍보 활동은 기업이 단독으로 진행할 수도 있지만, 정부나 협회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여 주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운영 채널은 단순하게 오픈 되는 것이 아닌 실제 방문하는 고객의 경험과 니즈에 맞춰 설계돼야 하고 국산 의료기기 홍보를 위한 채널의 브랜드 포지션이 있어야 한다.

세번째, 산업 패러다임 전환이다. 보건의료 산업의 패러다임이 선진국을 시작으로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AI’ 그리고 ‘Big Data’에 관한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와 관련된 플랫폼(Platform) 구축을 통해 새롭게 영역을 확장을 하고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 현재는 의료기기산업은 제조 기반이다.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 단,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 부분에서 통합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질병을 사전 예방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서비스 요소의 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도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지금까지는 자체적인 개발과 판매를 이뤘다면 이제는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창업기업과의 연계 또는 대학, 병원과의 협업으로 사용자 중심의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또, 글로벌 공급망의 우위를 가진 기업과의 코프로모션을 통한 판매 확대 등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 과정에서의 혁신 및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산업에서는 이러한 역량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며, 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의료기기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본 내용은 개인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기업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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