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출판사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부분과 전체

사물의 실체를  알기 위해서 전체를 먼저 봐야 할까 아니면  부분부터 이해하는 것이 옳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조금은 막연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익숙한 명제에 따라 숲을 봐야 하는가 나무를 봐야 하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보다 쉽게 질문의 의도를 생각할 수 있을것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물리학에 관한 책이다. 저자가 독일 사람으로 193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것을 생각한다면 서양의 학문적 배경을 가지고 양자역학을 주장하는 바를 써내려 갔으니 당연히 나무를 보고 풀을 보며 구성요소인 세포를 연구하는 분석적 방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책의 내용은 마치 일기를 보는 것처럼 평이하다.  하이킹을 다니고 여행이나 학회를  다니며 기차표 값을 걱정하고  눈사태 속에서 산장의 캠핑 생활을 그저 담담히 써내려 갈 뿐이다.

하지만 저자와 함께 했던 이들을 보면 우리가 교과서에나  볼 수 있었던 세계적 석학들과 함께한 놀이였으며 그 모든 만남 속에서 현대물리학의 기초이론들이  싹을 틔우고 자라 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디랙, 보어, 슈레딩거, 파울리, 페르미, 아인슈타인 등은 중.고등학교 화학이나 물리 시간이 아니더라도 익히 알려진 세계적 석학들이며  가깝게는 원자폭탄부터 조금  멀게는 양자역학을 이용한  컴퓨터나 타임머신등의 이론적 기반이 되는 학문적 업적을 세운 분들이다.

그의 책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하여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물론 자신의 이론에 관한 성취의 과정과 석학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산속의 산장에서 카드없는 카드 놀이를 하며 언어가 가지는 의미를 논의하고 캠핑 도중 잠자리를 구하기 위하여 농가일을 도우면서도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물리학의 답을 구하는 장면에서는 하나의 이론을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이 도드라진다.

양자란 정수 즉 떨어져 있는 수를 의미한다. 하이젠베르크의 스승인 닐스 보어가 원자의 모형을 발표하자 역시 스승이었던 조머펠트가 이를 발전시키며  보어-조머펠트 이론이 만들어지고 막스프랭크가 실험으로 에너지의 분포를 설명하며 실수가 아닌 정수의 형태로 나타난다는것을 양자로 번역한것이다.

하이젠베르크의 이론은 불확정성의 이론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물질의 구조를 해명한 것이라는 의미가 크다. 즉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는  일정하지 않으며 이는 관찰자의 관찰에 조차 영향을 받아 특정할 수 없다고 한 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슈레딩거의 고양이처럼 상자 속 고양이가 죽지도 살지도 않은 상태와 같다는것이다. 

다른 한 축은 그의 학자로서의 삶의 여정이다. 뮌헨의  내전에 참여하고 친구 아버지의 군대에 들어가 척후병 역할을 하고 청년들의  정치 운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마침내 세계 2차대전이 터지고 끝내 독일을 떠나지 않았던 그는 본의 아니게 육군병기창에 소속되어  원자폭탄에 대한 연구에도  참여하였고 그때문에 이후 전범자라는 오명을 얻기도 한다.

그가 히틀러 집권 전 연구실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만난 한 청년과의  대화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청년은 법원의 역할이 기득권자와 지배자를 보호한다며 지독한 부패와 스캔들조차 가벼운 판결이 내려진다고 비판한다.

그는 나찌의 추종자 였으며 히틀러의 비판적 옹호자인 청년위원장이다. 기존 체계의 부패가 국수주의의 발전에 기여하고  2차대전이라는 살육전의 원인이 된 것을 보면 실종된 사법부의  사회정의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그가 나찌에 동조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비록 독일군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사보타지 형태로 연구결과를 지연하고 이후 물리학이 대량살상 무기로 만들어지는 것에 반대했고 연합군에  구금되었을때  도청한 기록에 의하면 연합군의 원폭개발에 대하여 안도했다는 것을 볼 때  정확한 사실을 알기는 힘들다.

결국 양자역학의 위대한 이론적 기반을 만든 대학자는 자신의 연구의 결과에 대하여 윤리적인 고민을 한 것은 분명하며 현재 우리가 그를 인정하는 것도 그런 그의 이력에 기반을 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분과 전체라는 제목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자연과학자이지만 사회적 변화를 위하여  노력하고 자신의 연구에 대한  파급효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며 동시에 물질의 최소 구성 단위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로서 전체를  고민한다.

부분의 합이 전체는 아니다. 조화를 이루고 전체로서 부분의 역할을 다할 때 체계적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부분을 연구하며 전체로서의 역할이 단절되지 않게  고민하는 것이 그의 신념이 아닐까 한다.

지성인은 그 자신의 지적 능력으로 안주하는 것 보다 전체로서 사회와 세계에 대한 유기적 영향을 고민해야 비로서 완성이라는 결과에 근접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학에서의 필독도서로 선정되기도한 부분과 전체는 새로이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학생에게  알려지지 않은 인간적 고뇌와 사생활을 통하여 물리학 분야 전설적인 학자의 살아있는 숨결을 느끼게 해준다.

베르너 카를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년 12월 5일~1976년 2월 1일)는 독일의 뷔르츠부르크에서 태어나 뭔헨에서 사망한 물리학자이다. 불확정성 원리로 유명하며, 행렬역학과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하여 20세기 초 양자역학의 발전에 공헌을 했다. 그는 1932년 31세 나이에 "양자역학을 창시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옮긴이는 유영미님으로 스파게티에서 발견한 수학의 세계를 번역 2001년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상을 수상했다.  감수는 카이스트 부설 한국과학영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재영교수가 도와주셨다.

펴낸이는 서커스출판상회에서 2016년 초판을 만들었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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