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외길 50여년, 석탑산업훈장 수상은 DK메디컬 임직원 덕분"

● 인터뷰 - 석탑산업훈장 :  DK메디칼시스템 이창규 회장

"새 시대 개척, 시장 변화 빠르게 파악하고 민첩하게 대응해야"
의료기기 외길 50여년, 석탑산업훈장 수상은 DK메디컬 임직원 덕분

DK메디칼시스템 회장이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이창규 회장이 제13회 ‘의료기기의 날’행사에서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업계는 이 회장의 수상에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국내에 디지털 X-ray장비를 보급해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의 일대 혁신을 이루고, 수입대체 및 수출확대로 국산 의료기기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또 글로벌 시장 진출로 국산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을 만나 수상 소감과 50여년간 의료기기 산업을 이끌며 느낀 소회를 들어봤다.

석탑산업훈장 수상을 축하드린다. 수상 소감 한 말씀.
영예스러운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해 참으로 영광이다. 지난 50여년간 일관되게 의료기기 산업발전을 위해 열정을 갖고 한길을 걸어온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고 너무 기쁘다. 하지만 한편으로 여러 가지 부족한 내가 이런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되어 큰 부담이기도 하다. 이번에 수상한 상은 나 혼자만의 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함께 같은 길을 걸어와 준 DK메디칼 임직원 분들과 같이 수상한 것이라 생각하고 수상의 기쁨을 나눴으면 한다. 또한 오늘의 수상을 계기로 더욱 분발해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를 만들어 대한민국 의료기기 산업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산 디지털 X-ray 장비 개발로 국내 의료기기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지난날을 돌이켰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무래도 디지털 X-ray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국산화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젊은 시절 의료기를 해보겠다는 열정으로 의료기기 제조와 수입‧판매를 위해 창업했지만 기술 및 재정문제로 3년만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좀 더 배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중견무역회사에 입사해 의료기와 정밀기계를 수입‧판매하는 업무를 15년간 하고 난 후 현재 DK메디칼의 전신인 동강무역을 1986년에 설립했다. 동강무역은 선진국의 의료기기를 수입‧판매를 하는 회사였으나 내 손으로 X-ray를 직접 제조하겠다는 꿈을 잊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1992년에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동강의료기(주)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경험과 기술력 부족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연구소를 설립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 국산화에 집중했다. 또한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선진국의 의료기기 동향을 주시했다. 사실 디지털 X-ray는 1990년대 초부터 북미방사선학회에 정보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 시절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X-ray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갈 것을 확신했다. 그러던 중 2001년 최초로 디지털 X-ray를 국내에 도입했고 마침내 2008년에는 디지털 X-ray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는 국내 대표 디지털 X-ray 브랜드인 ‘이노비전’으로 국내 디지털 X-ray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술개발에 매진해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디지털 X-ray 장비 보급은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의 일대 혁신을 이뤘다. 혁신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변화를 캐치해서 빨리 대응하는 것’이다. 동강의료기를 처음 창업할 때, 이미 국내에는 여러 X-ray 생산업체들이 있었다. 그때는 필름 엑스레이가 주를 이루던 시기였고 디지털 엑스레이라는 것이 막 선보이기 시작할 때 였다. 국내에서는 그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사실 전자기기, 통신기기 등 모든 것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기만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는 아집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변화를 캐치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X-ray시대로 변환될 것을 예견하고 글로벌 기업보다 먼저 디지털 X-ray를 국내에 도입하고 국산화를 시도한 것이 오늘날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타 회사보다 한 발짝 앞서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사항과 제품의 개발 방향을 정확히 정할 수 있었고 국내 병원환경에 맞는 워크플로우를 개선한 제품을 개발 할 수 있었다. 또한 고가의 디지털 X-ray를 국산화해 대학병원급 뿐만 아니라 병원급에서도 디지털 X-ray를 사용할 수 있게 돼 그 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디지털 X-ray를 국내에 전격 보급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100% 수입인 필름을 사용하지 않아 외화 절감과 더불어 영상의 디지털로 저장으로 원격 의료영상진료의 전국적 인프라 구축까지 가능하게 됐다. 또한 디지털 X-ray로 바뀌면서 필름 및 현상할 때 사용하는 현상액 등 환경 저해 요인을 감소시킴으로써 친환경 녹색기술 산업발전에도 앞장서게 됐다.

코로나19로 체외진단기기 분야를 제외한 의료기기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DK메디칼솔루션의 향후 계획은.
지금이야 말로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할 시기다. 현재 제품화된 영상진단장비 즉, 디지털 X-ray, 수술용 C-arm, 이동형 X-ray는 더욱 고도화해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새로운 고부가가치의 의료기기를 계속 개발 및 제품화할 계획이다.
또한 DK메디칼은 영상진단장비 뿐만 아니라 암치료 장비 분야에도 국내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 DK메디칼은 얼마 전,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방사선 암치료기인 ‘중입자 암치료기’를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다. 중입자 암치료기는 방사선을 조사할 때 정상세포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을 골라 치료할 수 있어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고 있으며 높은 기술력과 고가의 비용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10여대만 운영중인 최첨단 장비다. 현재 국내에 연세의료원과 서울대병원에 도입이 확정돼 DK메디칼에서 장비 설치를 진행 중에 있으며 향후 유지보수 및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DK메디칼은 선진 의료기술 도입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산의료기기를 제조해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의료기기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해오면서 피부로 느낀 의료기기산업의 현황과 개선점은 무엇인가.
지난해 우리나라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7조 8,000억원으로 국가 미래산업으로써 육성해야 할 중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 기업 중 글로벌 기업으로 꼽을 만한 기업은 안타깝게도 거의 없다.
특히 의료기기는 병원과의 연구협력을 통해 제품개발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에 산학교류협력을 더욱 활성화해야 있다. 또한 의료기기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성을 갖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부가 올해부터 도입한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인증제도는 우수한 의료기기 기업을 성장시키고 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기업이 연구개발에 더욱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 일례로 현재 의료기기 수입업체는 3년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해외제조소를 현장방문해 GMP현지실사 받고 있고 국내제조업체도 3년마다 GMP심사를 받고 있다. 이를 서류심사로 대체해 업체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그 비용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올해 3월부터 한시적으로 해외현지실사를 서류심사로 대신하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 의료기기 안전성 데이터를 토대로 현지실사를 서류심사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 코로나19 등 의료기기 산업이 큰 변곡점을 맞았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역할이 특히나 중요한 시기다. 협회 초대회장으로서 협회의 역할에 대해 제언해달라.
최근 코로나 사태로 AI를 활용한 비대면 진료시스템이 임시적으로나마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의료법상 의료인 간 원격의료만 허용되고 나머지는 금지된 상태다. 미국, 일본 등 의료선진국에서도 원격진료를 허용하고 있고 원격의료 서비스는 모바일기기, ICT 의료기기와 연결해 해외에서 거주하는 환자에게도 서비스를 제공 가능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협회에서는 의료계, 산업계와 정부 사이에서 의견 조율을 할 수 있는 대화의 창을 조성하고 규제 완화를 위해 한 목소리로 정부에 적극 의견을 내야한다.

어느덧 2020년이 저물어갑니다. 독자들에게 송년 및 새해 인사를 부탁한다.
올 한해는 코로나로 인해 우리 국민 모두가 정말 힘든 한해를 보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정부, 학계, 의료계가 힘을 합쳐 K-방역으로 코로나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를 이겨내고 의료기기업계 모두 큰 발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또한 정부에서도 의료기기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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