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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부는 계획이 다 있구나?-기생충 박멸 계획"■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22회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20.11.13 11:18

■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22회

"오~ 정부는 계획이 다 있구나?-기생충 박멸 계획"

▲ 임 수 섭

LSM 인증교욱원 대표
여주대학교 교수

2020년, 전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선진국조차 부러워하는 K-방역의 신화, 코로나라는 최악의 사태 속에서 경제 성장률 선방,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의 기록적 실적 달성, 작년에 촉발된 일본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제 전쟁에서 판정승, 문화적으로도 BTS를 필두로 한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를 넘어선 K-컬쳐의 세계화 등 ‘국뽕’이라고 폄하하기 무색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기에, 만약 올해의 국가를 손꼽으라면 우리나라 말고는 생각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런데 올해 대한민국 국격 상승과 부흥의 포문을 연 선봉장을 꼽으라면 단연 거장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다. 이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의 계층과 계급 간의 갈등과 비극을 희화화한 블랙 코미디로, 고용인과 피고용인, 위선과 가식으로 점철된 부유층과 같은 처지임에도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경쟁 상대로 대립하는 빈곤층, 이주해 온 백인과 인디언 원주민의 상징 등 영화 전반에서 나오는 숙주와 기생충의 비유가 극 중 주인공인 기택(송강호 분)이 박 사장(이선균 분)을 찌름으로써 절정에 이른다. 이는 성충이 된 기생충이 숙주를 공격함으로써 숙주를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숙주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기생충 또한 공멸하게 되는 비극까지 상징할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세계 영화사를 통틀어 대중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은 역대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한국 영화사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2번째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과 각본상, 비영어 영화 최초 미국 배우조합 시상식 앙상블상, 세자르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휩쓴 데 이어, 급기야 피부색과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넘어서 세계 최고의 ‘로컬’ 영화제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을 수상하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상업적으로도 대성공하여 각국 비영어와 아시아 영화 역대 흥행 성적을 갱신했으며, 역대 한국 영화 매출액 1위,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흥행 1위를 달성했다. 만약 아카데미 상 수상 직후에 코로나 창궐로 인한 급격한 영화 시장 위축만 아니었다면, 비영어권 영화 북미 역대 박스오피스 1위인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 기록까지도 깼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성공과 자부심의 키워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기생충’은 5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의 빈곤과 가난의 상징이었고, 한 해에 2천명이 넘는 사람을 죽인 무서운 질병이었다. 하지만 ‘실전은 기세야’라는 영화 속 어록처럼 당시 정부는 1966년에 기생충질환 예방법을 제정하고, 학교에서 연 2회 학생의 기생충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법을 만드는 등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기생충 박멸 정책을 추진한 결과, 1971년 84.3%, 1976년 63.2%, 1981년 41.1%, 1986년 12.9%, 1990년 3%, 2013년 2.6%까지 기생충 감염률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8090세대 이전까지 기억하는 ‘마더(엄마)’가 챙겨 주었던 ‘채변 봉투’의 ‘살인적으로 짜릿한 추억’(?)도, 채변의 불편함 때문에 친구(옥자)의 변이나 길거리의 ‘(플란다스의) 개똥’으로 자신의 변을 대신 했던 해프닝도, 모두 정부의 정책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이처럼 당시 정부의 기생충 정책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아니할 수 없으며,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은 ‘무계획’이 아니라, 철저히 기획되고 실천된 계획임을 증명했다. 이 결과는 정부와 더불어 1964년 기생충 연구자, 의사, 보건전문가 등이 창립한 한국기생충박멸협회의 역할이 컸고, 이를 돕는 빠르고 효율적인 기생충 진단을 위해 체외진단의료기기가 당당히 한몫하고 있다. 기생충 검사 방법으로는 대변을 채취하여 육안 또는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직접도말법·집락법·면역법 등이 있는데, 점차 편의성과 정확도가 높은 효소면역시약과 분자진단시약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분자진단시약은 실시간유전자증폭기술(Real-Time PCR)을 바탕으로 특정 기생충을 선별할 수 있는 DNA 탐침자를 이용하는 시약이다. 다만, 분자진단시약이 뜨기 전까지 상당 기간 기생충 진단의 고도화 역할을 해왔던 것은 효소면역시약이다. 이것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기생충이 우리 몸에 감염되면 면역체계를 자극하여 그 결과로 몸에서는 기생충에 대항하는 특이 항체를 만드는데, 이로 인해 몸에서 Th2 cytokine 등의 발현이 증가하고 IgE, 비만세포, 호산구 등이 대량 생산돼 IgE와 IgG4 등의 특이 항체가 혈중에 많이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은 특이 항체를 환자 혈청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혈청학적진단법인데, 이를 효소면역측정법(Enzyme Linked ImmunoSorbent Assay) 즉, ELISA 방식의 체외진단의료기기를 이용해서 진단한다. 여기서 ELISA란 항체에 결합된 효소를 통해 항원-항체 반응을 정성 및 정량화하는 실험법이다. 원리를 더 세분화하면, 항원을 코팅 플레이트(coated-plate)에 부착 시킨 후, 항원과 결합될(conjugated) 항체를 직접 결합시켜 그 신호(결과)를 측정하는 방식인 Direct ELISA, primary 항체를 항원과 먼저 결합시킨 후에 primary 항체를 항원으로 하는 conjugated secondary 항체를 부착 시켜 결과를 확인하는 indirect ELISA, 항원에 대한 항체를 먼저 플레이트에 결합시키고, 그 항체에 항원을 결합시킨 다음 상술한 Direct ELISA이나 indirect ELISA로 조사하는 방법인 Sandwich ELISA, 항체의 같은 결합 부위에 대한 2가지 항원 간의 경쟁에 의해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플레이트 위에 항체를 부착시키고, 효소 혹은 형광이 결합된(conjugated) 항원과 실제 시료를 함께 넣어 conjugated 항원과 시료 내의 항원이 결합 경쟁을 일으키게 된 결과, 시료 내 항원이 많으면 신호가 줄어들고, 적으면 신호가 늘어나기 때문에 보통 ELISA와는 그래프가 반대로 나오는, 즉, 항원-항체 반응을 반대로 이용한 Competitive ELISA 방식 등이 있다. 이처럼 비유적으로 볼 때, ‘믿는 사람 소개로 연결, 연결. 그게 베스트인 일종의 믿음의 벨트’ 의 임상병리학적인 예가 바로 ESLIA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효소면역측정법 방식의 시약은 우리나라 식약처 규정으로 대개 2등급 제품인데, 기생충 박멸 정책처럼 체외진단의료기기 관리 제도 역시 정부가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추진된 사례이다. 이처럼 과거나 지금이나 보건과 방역을 모두 다잡은 우리 대한민국! 이처럼 오늘도(우리를 안전하게) 먹여주시고 재워주시고(자랑스럽게까지 해주시니)…. 리스펙트(Re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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