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외부와의 소통으로 민첩‧유연하게 대응해야"

●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의료기기, 오픈이노베이션이 경쟁력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외부와의 소통으로 민첩‧유연하게 대응해야"

▲ 정 성 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4차산업혁명위원회간사
미래발전추진TFT 차장

초연결, 초지능의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의료기기산업에서 기업들은 더 이상 폐쇄적 혁신으로는 그 영역을 넓힐 수가 없다. 기업과 기업이, 기업과 병원이 서로를 개방한 혁신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의료기기시장 규모는 세계시장의 1.6% 남짓으로 세계수준 9위에 머물러 있다. 내수시장의 경우는 이보다 더 작기 때문에 해외시장에 진출하여야 기술적, 경제적 가치가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에는 어려움이 많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강화된 의료기기 규제는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의 R&D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산·학·연 및 병원과의 컨소시엄이 잘 이뤄지기 때문에 ICT 융합 의료기기 기술수준은 상당히 높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주를 이루고 있는 덩치가 큰 다국적 기업들은 기술 수준이 높은 한국시장을 좋아한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고 의료기술도 꽤 발달되어 있으며 테스트베드로써 강점이 있다.

인류의 평균수명이 점차 길어지면서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의료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진단을 통한 예방·치료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정밀의료 실현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가 부상함에 따라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ICT 기술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요구된다.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성공가도에 오른 대표적 기업은 애플과 구글이다. 애플은 상생, 공생을 강조한 비즈니스 에코시스템 전략을 추구하였다. 다양한 콘텐츠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이 소비자가 원하는, 기업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플랫폼(아이튠즈, 애플스토어)을 구축하여 두 분야의 기업이 동시에 한곳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하였다.

구글은 지속적인 이노베이션을 통해 성장동력과 시장을 찾는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IT업계의 스피디한 트렌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Solve for X를 통해 다양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수집,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구글벤처스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투자, 유망 기업의 인수 및 합병등을 성장동력으로 하여 함께 성장함으로써 시장을 넓히고 생태계를 구축하는 틀을 마련한 것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스타트업과 손을 잡는데는 사업 확대 등 비즈니스 측면도 있지만 스타트업들이 가진 혁신적 아이디어와 유능한 기술자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시장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기업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 서비스에 효과적이고,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효율적으로 실현시키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업계는 신약개발의 위험성을 줄이고 환자별 맞춤형 솔루션 제안의 효율성 극대화를 목적으로 디지털 진단 및 바이오 제조사들과의 협력전략을 펼치고 있다. 로슈사의 린스타트업, 바이엘사의 Colaborator 프로그램과 Merck Gene Index 플랫폼을 개발하여 유전자 마커 발굴사업을 시도한 Merck, 사노피 액세스 플랫폼을 구축하여 신약 개발의 진입 초기위험성을 줄이고 다양한 파트너들이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한 사노피가 대표적 예이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도입 및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바이오헬스분야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양성소인 JLABS를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며 혁신적 의료 솔루션 생성을 위해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가치창출을 장려하고 있다. 메드트로닉은 ‘메드트로닉 아시아 혁신 컨퍼런스’를 통해 국내 기업이 보유한 유망 기술의 아시아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파트너링 상담회를 진행하였다. 필립스헬스케어는 병원, 학계, 산업 및 금융 파트너로 구성된 ‘헬스웍스’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된 각국의 유망 스타트업들에게 필립스만의 임상현장에서의 노하우와 경험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고, 현지 병원에서의 임상시험 연계 및 해외시장 진출에 관해 지원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지체없이 변화하고 있는 산업 현장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 내부 역량 개발과 자체 기술경쟁력확보를 위한 노력이 기업의 덕목이었던 과거의 비즈니스 방식에서 벗어나 코로나 사태와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적응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외부와의 소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기업은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활용함으로써 내부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을 주도적으로 창출해 나가기 위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점차적으로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이러한 변화를 예감하고 발맞춰가고자 전통적 의료기기 산업 범주를 디지털 기반 의료기기 영역으로 확대,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협회의 4차산업혁명의료기기특별위원회에서는 기업성장기반 혁신생태계 구축을 추구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창업기업과 제조, 생산 및 유통망에 탄탄한 자금까지 가진 기존 기업이 한곳에 모일 수 있는 플랫폼 내에서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전략적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의료기기산업 활성화의 새로운 돌파구는 국내외 기업과의 대규모 오픈이노베이션이다. 그러나 외국기업의 한국 투자 환경 만족도가 점점 좋지 않게 평가되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강한 규제와 근로 환경으로 인한 성장잠재력 쇠퇴가 투자위축의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의료기기산업발전을 위해서는 규제환경 개선 및 완화와 친노동정책의 속도 조절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약 6,500여개의 국내 의료기기 업체 중 약 1,000여개의 회원사를 보유한 협회는 세계 의료기기 시장을 이끌어가는 다국적 대기업과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오랜 업력의 제조 기업뿐 아니라 초연결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를 이끌어갈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창업기업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들 기업 간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강소기업으로의 안착을 선도할 혁신생태계 구축에 최상의 조건이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어우러지게 됨으로써 국가적 경쟁력을 갖추기 좋은 아주 좋은 예가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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