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호주, 코로나19로 인해 GP 클리닉 99%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서비스 시행"

[KOTRA_해외시장동향_2020.6.26]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 텔레헬스

코로나19가 대부분의 산업에서 시행되어 온 서비스 방식을 바꿔 버린 것처럼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가 뉴노말이 되면서 호주 병원의 일상도 바뀌었다. 과거 원거리 병원 방문이 어려운 지방도시에서 시행되어 온 텔레헬스가 이제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로 전망되고 있다.

 텔레헬스인가?

텔레헬스란 통신 기술과 디지털 정보를 활용하여 의료 전문가와 환자 사이에 원격으로 진료를 하고 정보를 주고 받는 서비스이다. 직접 대면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전화, 화상 상담, 온라인 채팅, 스트리밍 미디어 등을 이용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주에서 일반의에 해당하는 GP(General Practitioner) 진료, 심리 상담, 재활치료 등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상담 후 처방전, 소견서, 진료기록 등을 안전하게 전달하고 만성질환 관리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주사를 맞거나 직접적인 신체 검사는 불가하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이 편리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언택트 시대에 꼭 필요한 의료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호주 정부, 20 전부터 텔레헬스 원격진료 서비스 준비

호주는 2000년대 초부터 광대한 국토로 인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 공급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2001년 호주 정부는 뉴질랜드와 함께 국가 원격의료 계획(National Telehealth Plan for Australia and New Zealand)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10년 후인 2011년에는 원격의료를 장려하기 위해 텔레헬스 재정지원 프로그램(Telehealth financial incentive program)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시행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장비를 설치한 의료 전문가와 병원은 투자금 일부를 지원받고 환자와 전문의 모두 국가의료보험인 Medicare의 혜택과 더불어 인센티브를 수령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 덕분에 호주에서는 원격진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모든 텔레헬스 서비스는 일반 진료 서비스와 동일하게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보안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운영된다. 서비스 제공자는 환자에게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공지해야 하며 상담을 통해 수집한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을 하고 변동사항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또한 호주 사이버 보안 센터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텔레헬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텔레헬스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호주에서 원격의료의 안전성이나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크게 발생한 사례가 없다.

앞서 호주 정부는 2019-20년 예산안에서 전체 예산의 16%에 해당하는 818억을 의료분야에 배정하며 메디컬 산업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특히 MBS(Medicare Benefit Schedule)와 같이 국가의료보험의 적용을 받는 메디컬 서비스가 41%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호주 정부를 비롯해 많은 의료 전문가와 보험사에서는 텔레헬스를 호주 의료 서비스가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보고 이에 맞는 시스템을 준비하는 중이다.

호주 2019-20년 연방 예산안 중 헬스케어 분야

자료: Financial Review

호주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3월 30일을 기준으로 텔레헬스 서비스에 11억 호주달러 규모의 예산 투입을 결정한다. 보건부 장관은 Medicare의 지원 하에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전 국민이 무료로 텔레헬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그동안 1380만 건의 텔레헬스 서비스가 제공되었으며 특히 멘탈헬스 상담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2개월 간 호주인들의 텔레헬스 이용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정부에서는 포스트코로나에도 지속적으로 GP와 멘탈헬스 관련 상담을 텔레헬스로 받을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호주 GP 클리닉의 99% 이상이 전화화상 진료 시행

호주 최대 규모의 GP 협회인 RACGP(Royal Australian College of General Practitioners)에 따르면 현지 GP 클리닉의 99% 이상이 비대면 진료를 위한 텔레헬스 예약을 받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전체 진료의 40% 이상이 텔레헬스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현지 병원에 의료용 IT 시스템을 공급하는 E사의 대표는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의 대형병원이 도시에 집중되어 지방에 의료시설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고 기존 대면 서비스의 대부분이 텔레헬스로 이동해 장기적으로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언급했다.

호주 GP 클리닉의 텔레헬스 예약안내

자료: St Kilda Superclinic

사실 텔레헬스는 호주에서 원거리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시행되어 오던 서비스 방식이지만 COVID-19 대유행이 있기 전까지 이용률은 현저히 낮았다. 텔레헬스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비용으로 환자와 의사 간의 접근성, 편리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또한 바이러스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고 시간, 장소에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면으로 꼽힌다.

빅토리아주 최대 규모의 공립병원 Monash Health에서도 현재 텔레헬스 화상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진료시간 10분 전에 제공받은 링크를 클릭한 후 온라인 대기실에서 기다리면 전문의와 비디오로 만나게 된다. 전문의는 다음 진료도 텔레헬스로 가능한지 판단을 하고 모든 화상상담은 안전하고 개인정보를 보호받는 시스템 안에서 진행한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은 인터넷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20분 상담을 받는 경우 모바일폰은 230MB, PC는 450MB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정도로 Skype, FaceTime 사용량과 비슷하다.

호주 텔레헬스 화상진료 절차

자료: Monash Health

눈에 띄는 호주 텔레헬스 사례

사례1. 테크놀로지와 만나 진화하는 텔레헬스 플랫폼 : Healthdirect, Webex Teams 

호주에서 텔레헬스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2012년부터 보건부의 투자를 받아 화상 진료를 제공해 온 Healthdirect 플랫폼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시기에 환자와 의료 전문가들이 어떤 테크놀로지를 이용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Healthdirect 와 같이 보안성이 확보된 플랫폼을 즉시 이용할 수 있었다. Healthdirect 는 Western Australia, Australian Capital Territory, South Australia, Victoria 주정부의 헬스케어 시스템 내에 속해 있으며 연방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GP, 전문의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South Australia주에서는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Cisco 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Webex Teams텔레헬스 플랫폼을 무료로 사용 중이다. 의료 전문가들이 언제 어디서나 환자와 고화질 비디오를 통한 상담이 가능하고 필요한 진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병원과 콜라보레이션, 중앙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게 환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텔레헬스 플랫폼을 이용한 화상진료

자료: Webex

사례2. AI  결합 재활치료 플랫폼 : Coviu

2018년 런칭한 텔레헬스 스타트업 Coviu는 환자와 의료 전문가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코로나19 확산 전 하루에 평균 400통의 전화를 받았지만 이후 2만5000통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화상 진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 3개월 간 의료 전문가 등록자가 400명에서 1만2000명까지 증가했다. 무엇보다 환자의 정보는 데이터에 저장되지 않고 엔드투엔드 암호화 E2EE(End-to-End Encryption)를 통해 개인정보가 완벽하게 보호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을 통해 환자는 쉽고 빠르게 진료 예약을 할 수 있고 의료 전문가는 진료 관리 시스템을 사용해 높은 품질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호주 텔레헬스 스타트업 웹사이트

자료: Coviu

Coviu는 호주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PhysioROM(range-of-motion) 프로젝트를 2021년 7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AI와 접목해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재활치료를 돕는 텔레헬스 연구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재활치료는 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화자의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치료비가 높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환자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화상 진료 시 치료에 반영할 수 있다. 모니터를 통해 환자가 회복하는 상태를 확인하고 환자에게도 성공적인 재활 치료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환자는 텔레헬스 진료를 통해 최대 8000호주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AI와 접목한 텔레헬스 재활치료 플랫폼

자료: Coviu

사례3. 호주인들의 정신건강  플랫폼: ReachOut

WTO와 관련 국제보건기구에서는 팬데믹 상황이 초래하는 경제적인 문제와 사회적 고립에 대해 우려하며 멘탈헬스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호주의 경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시민들의 정신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을 경험해 왔다. 여기서 교훈을 얻어 1996년에 세계 최초의 멘탈헬스 온라인 서비스 ReachOut을 런칭한다. 호주의 젊은 세대, 부모, 학생 등을 대상으로 20년 이상 심리 상담을 진행해 왔으며 매달 13만2000명, 매년 158만 명이 찾는 텔레헬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2005년에는 미국, 2009년에는 아일랜드에도 Reachout.com 모델이 진출해 의료 전문가, 학교, 청소년 지도원에게 도움을 주는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호주 정부에서는 텔레헬스 지원책과 함께 7400만 호주달러의 Covid-19 멘탈헬스 서비스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주요 도시뿐 아니라 지방, 외곽 지역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찾아올 때 거리에 상관없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텔레헬스 서비스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보건부에서는 텔레헬스 플랫폼 기업들을 적극 홍보하며 편리하게 전문가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호주 멘탈헬스 관련 텔레헬스 플랫폼

자료: Department of Health

사례 4. All-in-one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CollabCare

2018년에 설립된 텔레헬스 스타트업 CollabCare는 병원에서 의료 전문가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해 왔으나 텔레헬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일반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CollabCare의 경우 Covid-19 발생 이후 사용량이 10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향후 텔레헬스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현재 프랜차이즈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플랫폼 이용률을 더 높이기 위해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중이다.

CollabCare플랫폼의 주축이 되는 TeleConsult 소프트웨어는 진료에 필요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인터넷 모듈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의료진과 환자가 진료와 관련된 화상 또는 전화상담, 메시지 전송, 진료기록 공유 등 지원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쓸 수 있는 텔레헬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랫폼 상에서 의료진은 암호화 된 환자의 파일에 안전하게 접근해 열람할 수 있으며 모든 절차를 부드럽게 연결하기 위한 가상 대기실(virtual waiting room)도 있다. 이 외에도 Zoom, Google Meet와 통합되는 등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all-in-one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디자인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All-in-one 솔루션 텔레헬스 플랫폼

자료: CollabCare

사례 5. 약국과 파트너십을 맺어 운영하는 플랫폼: Doctoroo

Doctoroo는 2016년에 여러 의료 전문가와 IT 기술자의 아이디어가 모여 텔레헬스 플랫폼을 런칭해 호주 전역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GP, 약사와 일반 환자, 국가장애인복지제도 NDIS(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해당자를 연중무휴 24시간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특히 약국과 파트너십을 맺어 맞춤형 처방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료 후 처방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약국에 직접 이메일로 전송도 가능하다. 파트너십을 맺은 약국에서는 배달 서비스와 함께 약 복용 시간 알림 기능을 통해 환자가 처방전을 잘 따르고 회복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외에도 전문의를 만나기 위한 소견서와 진단서도 발급 받을 수 있다.

Doctoroo에는 최장 30년 경력의 국가 승인을 받은 의료진이 등록 되어 있으며 언어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제2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전문가도 연결이 가능하다. 예약 후 진료 시간 5분 전에 리마인더 메시지를 보내면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전화 또는 화상상담을 할 수 있어 예약부터 처방약 배달까지 환자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약국과 파트너십을 맺은 텔레헬스 플랫폼

자료: Doctoroo

텔레헬스는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

6월부터 호주에서 락다운 규제가 점차 풀리고 조금씩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멘탈헬스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이 텔레헬스로 이동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다른 의료 서비스는 기존 진료와 텔레헬스가 하이브리드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텔레헬스는 단순히 전화, 화상상담을 받는 것을 넘어 환자의 경험과 헬스케어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접목해 진화하고 있다. 호주에서 AI와 결합한 텔레헬스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어 우리기업에서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텔레헬스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지 의료 전문가와 병원에서는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관리를 하는 것보다 화상 진료, 환자 의료 기록, AI를 이용한 치료, 디지털 대기실,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 접근 등 모든 기능이 합쳐진 all-in-one 솔루션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진출 전략을 세우는데 중요한 점이 될 것이다.

자료원: Department of Health, Financial Review, RACGP, MBS Online, KOTRA 멜버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종합
작성자: 강지선 호주 멜버른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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