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A, "중간도매상 입지 줄 것...적극적인 사전 마케팅 필요"

[KITA_무역뉴스_2020.5.18]

코로나19 불확실성, 러시아 시장 전략적 진출 기회로 활용해야

●코로나가 러시아 경제에 던진 충격

코로나19 충격으로 러시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4월 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전 국민 자가격리에 들어갔지만, 확진자가 매일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러시아 정부는 5월 11일까지 격리 기간을 연장했다.

문제는 상황이 거듭될수록 국가 경제가 계속 악화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러시아 중앙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전 국가적 휴무 시행 등의 방역 조치가 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 달간의 전 국민 격리는 성장률을 1.5~2% 감소시킨다는 것이 당시 중앙은행 발표의 핵심이었다.

러시아 루블화는 가치가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에서 횡보하며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과 주요 산유국 간 원유 감산에 따른 논쟁이 루블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이에 외환시장에서 루블화의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은 73~78루블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2016년 상황으로 회귀한 상황이다.

실업자 수는 최대 15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차원에서 이달 초 코로나19 사태로 손해가 가장 많은 업계를 조사했는데, 전체 응답 기업 중 약 15~17%가량이 부도가 우려되는 심각한 경영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50% 이상이 지난해 대비 매출이익이 급감했으며, 전체 중소기업의 26%가 종업원 해고 또는 무급휴가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트 코로나 러시아 경제 전망

러시아 경제전문 매체 , 러시아 투자개발공사, 러시아 최고의 경제 전문가로 손꼽히는 알렉세이 쿠드린 회계 감사원장 등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대로 역성장할 전망이다. 또,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 또한 85~90루블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의 경우 올해 마이너스 2.3~2.5%를 찍는 데 이어, 내년 또한 0.5~0.8%대의 역신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2022년에 들어서면 0.6%~1%의 플러스 성장으로 재진입하리라 전망했다.

그러나 국제기구들의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5.5%로 예측했다. 석유 전쟁과 코로나 쇼크라는 악재가 설상가상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시장은 러시아 경제를 더욱 심각하게 괴롭힐 것이라 해석한 것이다.

그럼에도 러시아 내부의 전망은 다소 희망적이다. 러시아 정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신장이 불가피하지만, 3분기부터는 다시 플러스로 복귀하고 환율도 내년부터 반등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2분기 GDP는 마이너스를 전망한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기간에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조심스럽게 논평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1~2분기에는 마이너스가 예상되나 3분기부터는 플러스로 복귀하며 경기침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러시아국립개발공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2021년 세계 경제가 4%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러시아 GDP 성장률은 4.8%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드레이 코스틴 VTB 은행장은 “달러 대비 루블 환율이 은행 허용치 한도에서 15%를 초과했다”며 “아주 최악의 상황에도 80루블을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에 루블화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점쳤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Company)는 글로벌 공급사 간 석유 전쟁과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러시아 경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비관적 시나리오를 먼저 살펴보면 GDP는 ?10.2%까지, 2021년 1분기 성장률은 -14%까지 직행하고, 2023년 2분기 들어서야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낙관적 시나리오의 GDP 감소율은 -3.8%에 수준으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점진적으로 회복해 내년 2분기에는 이번 위기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점치고 있다.

●불확실한 러시아 시장, 우리 기업 대응 방향은

그러면 우리 기업들은 이처럼 혼란스러운 러시아 경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지금 시점에서 방향성을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소비 자체가 정체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한다는 것은 객관성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야만 시장 판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최소한 우리 기업들은 2014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상황 때를 반면교사 삼아 그 당시의 어정쩡한 판단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해 우리 기업이 주춤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실익을 챙겼던 그때 상황을 기억해야 한다.

당시 한국은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재 참여국인 미국, 독일 등 서방국보다 수출 감소율이 크게 나타났다.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된 2015년 우리나라 수출은 53.7%나 떨어졌는데 정작 당사국인 미국은 34%, 독일 38%, 일본 44% 감소에 그친 것이다. 또 제재 불참국인 중국은 2016년 5.8%, 인도는 12.2%의 수출 증가를 보였으나 한국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러시아 유통구조에 적잖은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실질 소득감소에 따라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가격에 민감해지고, 공급자 또한 온라인 중심으로 자체 소매 채널을 구축해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점유해 나간다는 전략을 펼칠 것이다. 고객 대부분이 하향구매로 선회할 것이며, 가능하면 품질 차이가 작으면서 값싼 제품을 찾아 나설 것이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아주 당연한 현상이다.

수입사에서 도소매상으로 이어지던 전통적 유통구조는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는 ‘대형마트 등 전문채널의 대형화 지속, 수입상의 자체 소매 채널 구축’으로 중간도매상들의 입지가 줄어들며 가격 합리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채널 역시 직접 제품을 소싱하며 직판역량 확대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나설 것이다.

이번 코로나 국면으로 러시아 전자상거래시장은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기존 대형 하이퍼마켓 중심의 유통구조는 빠른 속도로 변화를 맞이하는 중이다. 소비자들은 구매처를 온라인 채널로까지 빠르게 다각화할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198억 달러, 2023년 534억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러시아 최대 포탈 얀덱스(Yandex) 설문에 따르면 러시아 소비자들이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상품 가격 때문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시장으로 고객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소수 몇 개 기업만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글로벌 시장 트렌드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러시아 시장 매출 1위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의 시장점유율은 11.8%에 불과하며, 상위 14개 기업의 매출을 합해야 전체 시장의 과반인 50.2%가 된다. 현재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다는 말이다.

앞으로 러시아 전자상거래시장은 유통 대기업 간 선두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품목별 메이저 기업들은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단번에 선두권 입지를 다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현지 쇼핑몰 중에서는 의류, IT제품, 화장품 등 특정 품목에 한해 전문몰이 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향후에는 알리바바, G마켓처럼 종합 몰로써 확대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기업은 '위기'를 진출 원년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 충격으로 글로벌 시장이 일정 기간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 또한 차디찬 불경기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진출업체들이 주춤하는 시점에 시장에서는 분명히 손바뀜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틈새를 우리 기업들은 러시아 시장 진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사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만 코로나19 이후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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